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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12, May 2024

따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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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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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어우러짐이 있어 좋다>



작가 임세현의 개인전 <따르소>가 지난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혜화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그의 대표작 ‘Ceramic, Glaze’ 시리즈를 비롯해 신작 <감정 공감하기 2>,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따로 또 같이>, <마음의 풍요가 넘치다> 등 다채로운 작품이 전시장을 채웠다.

전시명 ‘따르소’는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기인하는데, 교실 뒤에 놓인 커다란 주전자는 갈증을 해소해 주는 중요한 존재이자 아침 등교한 주번의 가장 중요한 업무, 체육 시간에도 필히 같이 동반했던 62번 마지막 동급생이었다. 매시간 함께 한 주전자에 얽힌 사연을 떠올리며 성인이 된 작가는 철학을 얻게 된다. 몸이든, 마음이든, 고인 물이든, 모든 것이 한 곳에 너무 오래 담겨 있으면 병들거나 썩기 마련이지만, 채워진 물이 누군가를 위해 비워지고 또 채우고 비워지는 것은 우리 삶에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주전자와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거나 조용히 몸을 숙여 따르는 것은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를 짊어지고 버티며 살아내는 현대인들에게 상실과 불안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존재이며 추억과 미래를 담아낸다. 그리고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주전자 초년생을 따르고 또 따르는 행위를 작가는 작업의 모티브로 삼는다.



<따르고 비우고 채우고>



한편 주전자는 작가가 추구하는 이상의 세계와도 연결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베풂으로써 기쁨과 행복을 주는 나눔의 미학이다. 하여 작가는 주전자를 따르소로 명명하고 주전자를 바라보며 느낀 감정을 흙으로 기록한다. 흙의 물성과 불을 함께 융합해 도자회화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이다. 점토에 색 화장토를 겹겹이 쌓아 올리고 표면을 한겹 한겹 벗겨 층층의 본성을 다양한 문양의 스크래치로 장식하는 이러한 과정은 외부적 화려함을 넘어 내적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지를 표상한다. 이처럼 작가는 긁어내고 말리고 굽고를 반복하는 제작과정에 유약의 묘한 기운을 얹어 수행과도 같은 작업과정에 천착하고 있다.

임세현은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세라믹아트공학과를 졸업했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인 그는 ‘공예트렌드페어’(2019-2022), ‘뱅크아트페어’(2021-2023), ‘서울아트쇼’(2021-2022) 등에도 활발하게 참여했으며 ‘대한민국 남북통일 세계환경예술대전’ 은상(2017)을 비롯 여러 상을 수상했다. 중국길림성황미술관과 양구백자박물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명지대학교 세라믹아트공학과 객원교수를 역임했고 도예도가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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