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31, Aug 2017
자동차사진, 근현대를 말하다.
France
Autophoto:de 1900 à nos jours
2017.4.20-2017.9.24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19세기,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증기기관차는 산업혁명을 거쳐 근대사회라는 새로운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이 새로운 시대의 풍경은 단지 대량생산체제에 기반한 산업화의 흐름과 그에 발맞춰 달라진 정치·경제적 구조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근대와 그 이전의 사회를 가로지르는 시대적 경계는 급속도로 진행된 산업화가 한 개인과 사회에 끼친 영향에서 더욱 명확해진다. 모던타임스를 열었던 사람들, 또 그 거대한 변혁의 흐름에서 실제 몸담고 살았던 사람들이 보고 느낀 것이야말로 근대의 정서와 근대인의 정신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차의 등장과 함께 태동한 근대사회는 본격적인 기계문명의 도래를 알리는 것이기도 했다. 한 치의 어긋남 없이 규칙적이고, 연속적이며, 유기적으로 운동하는 증기기관차는 어느새 기계문명의 원형(prototype)이 되어 기차, 전차, 자동차로 그 형태를 바꾸며 거듭 진화했다.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 된 자동차는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더 빠르게, 더 먼 곳까지 이동하고자 했던 근대인의 욕망이 내재한 합리적 산물인 것이다. 근대를 거치며,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비단 교통수단만이 아니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명명한 이미지 기술복제의 시대가 도래한 것도 동시기이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고자 했던 욕망은 사진기라는 시각적 장치로 구현되었다. 이처럼 근대인의 정신 속에는 인간이 결코 자연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무한한 성취 열망이 서려 있다. 비록, 그것이 기계의 힘을 빌려서일지라도.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사진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제공
View of the exhibition 'AUTOPHOTO' presented from April 20 to September 24, 2017, at the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Paris. Photo : Luc Boeg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