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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에 관한 관습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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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과 기록학의 경계에서

● 기획 편집부 ● 글 이혜린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전경 © 노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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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을 기점으로 아카이브는 사회 전반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작은 공공기록이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정부를 포함한 공공영역 전반에서 공문서의 관리와 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1999년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공공기록과 관련된 논의는 문화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었고, 확장된 아카이브 관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활용하는 분야는 바로 미술계다.

아카이브에 얽힌 미술계의 다양한 담론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할 포스터(Hal Foster) 등이 언급한 아카이브 개념을 받아들이며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Archive Fever: Uses of the Document in Contemporary Art>(2008)를 비롯해 ‘광주비엔날레’ <만인보>(2010),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The Encyclopedic Palace>(2013) 등 아카이브를 주제로 내세우는 전시들도 빈번하게 등장했다.



최민 박사논문 자료
(박사학위논문 연구 메모 모음) 
최민 컬렉션 © 전명은  



문제는 아카이브를 강조한 것에 비해 학술적 용어로서의 ‘아카이브’의 함의와 특징에 대한 고민은 추상적인 영역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압축하여 단기간에 자리를 잡은 만큼, 전시 도록이나 작품집을 모아놓은 자료실을 아카이브로 여기거나, 출처와 맥락을 알 수 없는 종이 더미를 아카이브로 평가하는 등 오용의 아쉬움을 남겼다. 어느 순간부터 아카이브는 역사 자료부터 일반적인 컬렉션을 모두 포괄하는 것처럼 인식되어 무분별하고 명확하지 않은, 모호한 의미의 덩어리가 되었다. 그 원인으로 ‘아카이브 전환’을 주장하는 출판, 전시, 담론의 홍수 속에서 기록학적 관점과 해석의 배제도 지목된다.

아카이브는 기록학(archival studies) 용어로, ‘영구적으로 보존할 만한 가치를 인정받은 기록물’이자, ‘영구기록물을 보존하는 장소’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보존할 만한’이라는 표현이다. 다시 말해, 아카이브는 평가와 선별이 전제된다. 공공의 영역에서 업무의 결과물이자 증거로 생산된 기록은 아카이브가 아닌 ‘레코드(records)’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이 레코드 중 영구 보존의 가치가 있는 소수의 기록을 아카이브라 칭한다. 더 학술적으로 설명하면, 사적인 영역에서 개인이나 가족에 의해 생산된, 역사적 가치를 지닌 기록을 매뉴스크립트(manuscript)로 지칭해 아카이브와 구분하기도 한다.



최민 글(미대학보 비평가의 역할) 
최민 컬렉션 © 전명은



이처럼 기록학계에서는 주기와 목적에 따라 기록을 세분화해 각각의 특성을 연구하고, 이를 기능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해 왔다. 반면 미술계에서는 기록의 관리뿐 아니라 미술실천과 행위, 나아가 미술작품의 형식까지를 아카이브와 연결하며 적극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만을 단순히 비교하면 미술계의 아카이브는 마치 생동하는 대상처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부단하게 담론을 양산한다.

미술계에서 아카이브 담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작품을 비롯해 예술의 범주에 있는 작가, 단체, 전시, 행사, 매체 등과 관련된 기록물 그 자체를 의미하거나 이러한 기록물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기관인 ‘아트 아카이브(Art Archives)’다. 예술과 관련된 아카이브는 작품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작가의 삶과 철학, 나아가 개인의 영역을 통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공공기록물 관련 법률이 제정된 이후, 아카이브에 대한 요구는 예술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고, 관련 기관의 설립 기반이 되었다.



Andy Warhol <An Andy Warhol double bill> 
1970 August 28-29  Flyer: 1p: photocopy; 28×22cm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동에 개관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SeMA AA)가 그 예다. 아트 아카이브의 수집 대상은 작가부터 작가의 가족, 비평가, 언론인, 관련 단체 등으로 다양하다. 그중에서 작가는 자신과 관련된 여러 기록을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기록 생산자로 평가된다. 잘 알려진 사례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Time Capsule>이다. 워홀은 1974년부터 자신이 직접 생산하거나 타인에게서 받은 물건들을 빈 상자에 넣고, 테이프로 봉한 뒤 보관했다.

그렇게 남겨진 것이 569개의 종이상자와 캐비닛 서랍 40개, 대형 트렁크 하나다. 워홀 사망 전에는 공개된 적이 없기에 작가가 직접 수집한 자료 30만 여 점이 유실 없이, 앤디 워홀 미술관(The Andy Warhol Museum)에서 관리되고 있다. <Time Capsule>에는 워홀의 사진부터 도록, 스케치, 초대장, 메모, 신문, 잡지, 개인 서류, 팬레터, 물건 구매 영수증, 심지어 가발과 틀니까지 보관되어 있다. 이처럼 아트 아카이브는 작가뿐 아니라 그와 연결된 사회적 관계들을 유추할 수 있는 유의미한 매개체다. 국내 여러 기관에서도 주체적으로 작가들의 기록을 수집하고 기록에서 획득할 수 있는 정보들을 연구해 서비스하고 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보존서고 전경
 © 김용관



미술계에서의 두 번째 아카이브 담론은 기록 생산이나 수집, 분류 등 ‘아카이브 구조나 방법론을 활용하는 작품이나 예술실천’을 의미하는 ‘아카이브 아트(Archival Art)’다. 오래전부터 작가들은 수집과 분류의 방법론과 기록 요소를 활용했지만, 표면적으로 기록 그 자체를 작품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전반에 확산한 저항정신들, 예를 들면 반전운동을 포함해 학생운동,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 성과 인종 차별 반대 등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학생이 중심이 된 젊은 세대들과 지식인들은 이전 시기의 부조리와 차별에 대항했고, 예술가들도 노골적인 정치적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주지하듯, 전통적 예술에 회의를 느낀 많은 작가가 이 시기를 기점으로 현실적인 발언을 강조하고 비물질적인 의미를 연결하는 개념미술(Conceptual Art)적 성향으로 바뀌었다.



정치사회경제 최민 컬렉션 
© 전명은



작가들은 텍스트, 숫자, 언어, 특히 기록을 직접 생산하거나 수집해 정치적 메시지를 드러냈다. 또 그동안은 예술의 소재로 잘 사용하지 않았던 일상과 노동, 성, 인종 등을 작품에서 다루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 시기부터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The Green Box>처럼 수집의 방법론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매체적 특징을 그대로 체화한 작품들은 196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이러한 경향을 2000년을 지나면서 ‘아카이브 아트’로 읽기 시작했다.

동시대 예술 경향으로서 평가받는 아카이브 아트에 영향력을 발휘한 분석은 데리다의 『Archive Fever』와 포스터의 『An Archival Impulse』다. 데리다는 아카이브가 부재한 기억과 기원으로 회귀하려는 강박적인 에너지이자 과거보다는 미래에 집중한 동시대의 인식론적 투쟁의 장소라고 설명한다. 정신분석학적 측면에서 아카이브에 접근한 데리다와 비교해, 포스터는 아카이브에서 발견할 수는 없지만 존재했을 법한 대상을 기록하려는 작가들의 노력을 ‘아카이브 충동’이라 설명한다. 그런 측면에서 홀로코스트나 전쟁 희생자, 여성, 노동자, 평범한 사람들, 일상 등 아카이브에 기록되지 못한 대상들을 다루었다.



Emmabeth Nanol and Sara McGillivray 
work on an archive at the Getty Research Institute



그동안 데리다와 포스터, 넓게는 여러 철학자의 개념을 인용한 연구는 아카이브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먼저 아카이브는 누군가(들)에 의해 평가되므로 과거의 모든 흔적, 즉 권력의 반대편에 위치하거나 역사적으로 덜 중요한 인물과 사건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이로써 주관적 선택에 의한 ‘잘못된 폐기’의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곧 아카이브가 공백을 지닌 대상이자, 완전하지 않은 장소이며, 치우친 역사임을 역설한다. 요컨대 지금까지의 아카이브 아트 연구는 아카이브를 주요 정체성으로 내세우면서도 이를 신뢰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록학계 내부에서도 아카이브에서 모든 기록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아카이브의 침묵(archival silence)’, 즉 사회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기록을 이용할 수 없는 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양상의 원인은 정치적인 의지나 전쟁과 같은 불가항력적 상황, 비밀기록의 공개 거부 등이 있다. 또 애초에 생산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권력에 의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록관리에서는 ‘보존할 만한 가치’라는 기준에 따른 평가와 선별이 진행된다.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 
전시 전경 2023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 전명은



과거에는 기록 생산량이 많지 않고, 그 종류 또한 단조로웠다. 하지만 현재는 새로운 매체의 발명으로 생산량과 종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물리적인 이유에서라도 모든 기록을 보존할 수 없다. 그렇기에 기록학계에서는 기록 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공아카이브의 수집 범위가 아닌 대상들, 예를 들어 여성이나 노동자, 마을, 공동체 등 소위 비주류 아카이브 구축을 논의한다. 또 아카이브의 정치적 편견을 넘어서기 위한 평가제도와 아키비스트의 전문성 강화,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아카이브로의 패러다임 확장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 의지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모든 역사를 담지 않는다는 아카이브의 편파적인 개념만을 답습하게 될 것이다.



Robert Smithson <Engagement calendar> 
1 calendar; 23×19cm, 23×38cm (open)
 © Archives of American Art, Smithsonian Institution



아카이브 아트는 기본적으로 대항적 성격을 반영한다. 1960년대 기록학에서도 ‘기록학 행동주의’ 혹은 ‘아래로부터의 역사’에 주목해 주류 기록학에서 다루지 않던 대상과 영역에 관심을 쏟았듯, 미술가들 역시 소외된 대상을 풀어내려는 진보적 행동으로 일관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까지 아카이브 아트로 논의된 작품과 본인의 작품을 아카이브적이라고 여기는 평가에는 배제되거나 소외된 대상을 향한 애정이 담겨 있다. 이러한 시각은 전통적인 기록 가치의 경계를 넘어 아카이브 이론을 확장한다는 긍정적인 견해도 있지만, 아카이브에 주목하면서도 스스로 ‘반(反)아카이브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Fougasse <Cover design for the 1952 Punch Almanack> 
952 Ink and watercolour on paper 36.8×27.1cm 
© Reproduced by kind permission of the Estate 
of C.K. Bird Tate Archive



이런 작품들은 타인의 기록물을 활용하면서도 원자료의 형식과 내용, 출처, 맥락 정보 등을 존중하거나 제공해야 한다고 의식하지 않는다. 기록학에서 중요시하는 기록의 무결성과 진본성에 중요한 의미를 두지 않고, 오히려 시각적 표현 방법에 관심을 보인다. 물론 작품은 작가의 주관을 드러낸 것이기에 기록으로서의 객관성에 주목하고 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반대로, 아카이브를 내세우면서도 이를 부정하는 모순은 스티븐 루바(Steven D. Lubar)의 말처럼 미술계가 미술작품을 기록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아카이브의 본질을 유지하려는 작품에는 고스란히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PA


Carl Andre postcard to John Held Jr. 
1986 March 25 1 postcard: handwritten; 11×14cm



글쓴이 이혜린은 홍익대학교에서 미술 학사를,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에서 문화자원기록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월간 「퍼블릭아트」 기자였으며 <2014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비엔날레 아카이브전> 코디네이터로 참여했다. 현대미술에서의 아카이브 담론에 주목하고, 이를 기록학적으로 확장한 가치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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