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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디지털 인생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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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La Belle Vie Numérique!
2017.11.17-2018.3.18 파리, EDF 재단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붉은 알약과 푸른 알약을 눈앞에 두고 고민한다. 현실보다 더 실재 같은 가상세계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그 가상의 꿈에서 깨어 현실 세계에 남을 것인지. 불과 이십 년 만에, 이 영화 속 시나리오는 스크린 밖을 넘어 현실로 펼쳐졌고, 이제 우리는 네오의 입장에 섰다. 과연 당신은 두 개의 알약 중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영화 속 이야기보다 좀 더 복잡하다. 현실과 가상. 대립항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상 지금, 우리가 이 둘을 구분해 양자택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됐다.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매트릭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대인의 삶은 셀 수 없이 다양한 디지털 기계와 플랫폼에 매 순간 노출돼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명의 1세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폰 노이만 아키텍처(Von Neumann architecture)에 기반한 컴퓨터와 인터넷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가상현실(VR)과 같은 신기술로 거듭 진화하며, 무서운 속도로 디지털 영토를 확장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가상세계가 현실을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디지털 가상세계가 흠이 있어서도 아니요, 그렇다고 우리의 현실이 가상보다 더 나아서도 아니다. 정작 그 이유는 이 두 세계가 대결국면을 넘어, 도리어 걷잡을 수 없이 얽히고설켜 버린 데 있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사진 Fondation EDF 제공

Marie-Julie Bourgeois 'TEMPO II' 2008-2017 Installation, fragments de ciels, webcams temps réel Dimensions variables. Coréalisation : Rémi Bréval. Programmation : Julien Bréval. Composition sonore : Courtesy de l'arti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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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란 무엇인가, 이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한창인 때가 있었다. 누군가는 기술 예찬론적인 관점에서 디지털 유토피아를 전망하기도 했고, 어떤 이들은 인류의 멸망까지 내다보며, 디지털 기술에 대한 큰 경계심과 회의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담론은 비단 디지털 기술이 등장하던 시기에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된 순간들, 그 속에는 언제나 기존의 체제와 질서를 전복시킬만한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고, 그 새로운 기술이 끼칠 영향력에 대해 우리는 갑론을박을 벌이며, 향후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예측했다. 그리고 최근, ‘제4차 산업혁명’의 서막이 본격적으로 오른 듯하다. 2016년 개최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공식 의제로 채택되며,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 차세대 기술들이 순식간에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지식정보혁명을 맞이한 20세기의 디지털 시대를 넘어, 우리는 이제 인간을 대체할 정도로 스마트한 인공지능과 로봇들을 맞이해야 하는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문턱에 다다른 것이다. 





Du Zhenjun <The Accident> 2010 Série 

'Babel World' C-Print 160×120cm Courtesy de l'artiste





새 시대의 모습을 그려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은 어쩌면 이름조차 생소한 신기술과 기계들로 이미 잠식당했을는지도 모른다. 디지털이 무언지조차 모르던 시절, 컴퓨터와 인터넷이란 당시의 신문물이 우리의 삶 깊숙이 침투했듯이 말이다. 지난달, 파리의 프랑스 EDF 재단 전시장(Espace Fondation EDF)에서는 디지털 기술로 변화한 현대사회와 현대인의 삶을 집중 조명한 <아름다운 디지털 인생! (La belle vie numérique!)>전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의 유명한 경구, ‘인생은 아름다워’를 떠올리게끔 하는 전시 타이틀이 단연 돋보인다. 실제로 전시는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디지털 기술을 예찬한 문구 덕분에 예상치 못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디지털 인생은 아름다운 삶인가? 


사람마다 답은 천차만별이겠다. , 장단이 존재하니 ‘예’와 ‘아니오’로만 대답하기도 난감한 문제다. 전시가 제시한 해답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타이틀로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과는 달리, 전시장을 채운 작품들은 아름답지만, 때론 추하며, 유쾌하나 씁쓸하기도 하다. 전 세계의 하늘 풍경이 관람객의 눈 앞에 펼쳐진다. 맑고 쾌청한 하늘부터 어둠이 짙게 깔린 밤하늘까지, 상공의 다양한 풍경들이 조각조각 이어 붙여진 마리-줄리 부르주아(Marie-Julie Bourgeois)의 설치작, <템포(Tempo II)>(2017)는 세계 각 도시에 설치된 270개의 실시간 웹 카메라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동시화된 지구의 자전 속도와 인터넷 접속 속도에 맞춰,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의 이미지와 그 위에 잔잔히 흐르는 사운드는 빛과 어둠 사이를 오가며, 아름다운 색채의 선율을 선사한다. 디지털 기술의 아름다움은 쥘리앙 르베스크(Julien Levesque)의 디지털 사진 연작, ‘스트리트 뷰 패치워크(Street Views Patchwork)’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Julien Levesque <Street Views Patchwork> 2009-2017 

Œuvre en ligne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de l'artiste  




작가는 구글(Google)에서 제공하는 웹 지도 서비스에서 서로 다른 네 개의 장소들을 검색하여 얻어진 사진들을 교묘하게 붙여, 하나의 풍경으로 담아냈다. 지도에서 검색된 각각의 공간들은 하단에 정확히 명기된 위치 정보에서 알 수 있듯, 분명 세상에 실재하는 곳이며, 인간의 발길이 닿은 물리적 공간이지만 콜라주를 통해 동일한 장소처럼 둔갑한 그 풍경은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가상의 영역이다. 존재하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 그것은 곧 현실과 가상이 혼재한 현대사회의 딜레마에 대한 은유이자, 현실성(reality)과 가능성(possibility)이라는 간극의 괴리 속에 놓인 현대인의 위치를 표상한다. 현실의 문턱을 넘고자 하는 인간의 환상과 갈망은 꼭 아름답게만 표출되는 것은 아니다. 브뤼헐(Bruegel)의 원작, <바벨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두 젠준(Du Zhenjun)의 사진에는,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수많은 고층빌딩이 하염없이 무너지는 찰나의 순간이 포착되어있다. <구약>, 창세기 편에 등장하는 바벨탑 일화는 인간이 천상으로 오르기 위해 높은 탑을 쌓아 올리는 것을 보고 분노한 신이 그 탑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세상의 언어를 여러 개로 나누어 소통의 혼돈이라는 형벌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신의 권능에 도전한 인간의 오만과 끝없는 욕망을 상징하는 바벨탑이 최근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언어장벽을 없애고, 보다 더 신속하고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다언어 통번역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들이 개발되고, 실제 그 사용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바벨탑이 곧 도래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습득한 언어변환능력이 인간의 의사소통을 대신할 수 있을까? 작가는 <파괴(destruction)> <사고(The accident)>로 구성된 바벨탑 연작을 통해 효율성이라는 명목 아래, 인간의 고유한 지적 능력들이 기술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던진다. 





Greg Léon Guillemin <KRYPTONITE 3.0> 

2017 Série 'Wake Up' 120×160cm 

Peintures acrylique et aérosol sur toile canvas 

Pièces uniques Courtesy Studio Greg Léon Guillemin  





두 젠준의 작업이 디지털이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면, 윈실리스(Winshluss)는 가상세계에 발이 묶여 헤어나오지 못하는 현대인의 고립된 일상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꼬집는다. 그의 애니메이션 <홀로 함께(Alone together)>(2017)는 어두운 숲속에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만을 주시하며 거니는 모습을 묘사했다. 손 내밀면 닿을 거리를 두고서도 서로가 서로를 보지 못한 채, 모두가 혼자인 숲속의 풍경은 지독히도 차갑고 고독하다. 더욱더 암울한 사실은 이것이 우리가 주변에서 너무나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광경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우리는 현실의 주체인 ‘나’의 대체물로서 생성된 가상 아바타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힘든 시점에 도달했다. 


대부분의 의사소통과 정보유통이 디지털 시스템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지금, 오히려 가상세계와 아바타의 부재는 우리에게 불편과 불안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과 가상을 흑백 구도로 나누어 대결시키는 것은 무의미한 시대의 역행일 뿐이다. 그 누구도 현실과 가상이 실타래처럼 뒤얽힌 이 상황을 억지로 막거나 피할 수 없다. 새로운 문명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은 가상의 ‘나’는 실존하는 자아의 연장인지, 망각인지 계속 자문하는 것이다. 죽음 앞에서 트로츠키가 남긴 말이 위대한 이유는 인생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 인생은 아름답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상은 언제나 결함투성이다. 그럼에도 그 결함을 통해 결국 인간은 진일보한다. “아름다운 디지털 인생!”이라고 힘차게 외쳤던 전시타이틀 역시 역설적 예찬이었음에 확신하는 바다.   





Carla Gannis <The Selfie Drawings Wallpaper Installation> 2017 

Impression numérique avec réalitéaugmentée intégrée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de l'artiste & TRANSFER Gallery New York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Université Paris 8 Vincennes-Saint-Denis)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예술과 뉴미디어아트학과에서 「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 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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