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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길릭
Liam Gil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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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그렇지만, 왜냐하면 예술

토마스 쿤(Thomas Kuhn)이 주창한 이래로 과학의 진보를 설명하는 ‘패러다임.’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는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의미로 사회적, 철학적, 정치적 변화를 설명하는 틀이 되었다. 여기에 ‘패러다임이라는 패러다임의 종말’을 고하며 팀 르윈스(Tim Lewens)는 도전장을 던졌다. 패러다임이라는 모범 답안 안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는 낡은 관성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 철학에 팀 르윈스가 있다면 미술계엔 리암 길릭(Liam Gillick)이 있다. 그는 미술계 내 패러다임으로서의 현대미술에 강력히 제동을 건다. 그는 미술을 미디엄의 기능으로 국한하며 미술이란 삶의 풍경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아티스트로서의 뽐냄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작품은 언뜻 보기에 밋밋할 뿐이다. 그러나 시도는 매우 적극적이며 심지어 반항으로 똘똘 뭉쳤다. 그는 유명해져야 한다는 강박과 유니크를 추구하는 현대미술에 일침을 가한다. 파격적인 시도와 새로운 시각을 트레이드마크로 삼으며 몸값을 불려온 그 세계에 대한 그의 올곧은 주장은 하나다. 패러다임 내를 맴돌며 재생산만 하는 현대미술의 종말이다.
● 한소영 기자 ● 사진 에스더 쉬퍼(Esther Schipper) 제공

Exhibition view of 'One long walk… Two short piers' 2010 Bundeskunsthalle, Art and Exhibition Hall of the Federal Republik of Germany, Bonn, Germany Courtesy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 Photo ⓒ David Er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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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길릭은 관람객(audience)과 대중(public)을 구분한다. 특정한 목적으로 모인 관람객과 달리 대중의 범위는 훨씬 넓으며 층도 다양하다. 그리고 구성은 더욱 복잡하다. 그는 대중의 삶 속에서 관계를 맺고자 한다. 그 관계는 열렬하지도, 적극적으로 드러나지도 않을 것이다. 관심이 없는 사람들(disinterested viewer)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그는 관람객을 위한 예술을 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한다. 더 나아가 현대미술이라는 단어가 곧 없어질 것이라 예고하기도 한다. 


그는 특정사람, 특정 관람 방법, 돈을 필요로 하는 현대미술 속에는 숨겨진 정답이 강요되어 있다고 본다. 관람객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성공’과 그렇지 못한 ‘실패’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술가로서 받는 이런 기대를 근본적으로 부정한다. 주류 비평가들이 ‘보고자’하는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예술을 모르는’ 대중이 있다는 생각을 지양하며, 그들을 ‘가르치고 싶어 하는’ 주류의 흐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할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이런 그의 작업은 사람들이 예술작품과 함께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 예술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이기를 바란다. 





<Fourier Transform (Located)> 2014 European Central Bank, Frankfurt am Main, Germany, 

2015 Courtesy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 Photo  Europäische Zentralbank




이런 생각은 자연스레 공공예술작품에 배어 있다. 밴쿠버의 가장 큰 건물 중 하나인 페어몬트 퍼시픽림(Fairmont Pacific Rim). 건물 각 층의 외관에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텍스트를 늘어놓는 것이 그의 작품이다. 그 텍스트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고 글자가 있음을 인식하면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빌딩 꼭대기에 올라 누워도 구름은 땅에 누웠을 때보다 더 가깝게 보이지 않는다.(lying on top of a building the clouds looked no nearer than when I was lying on the street)” 물론 이 말은 거짓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묘하게 생각의 기반을 흔든다. 그는 이것이 “당연하기도, 멜랑콜리 하기도, 약간 비판적이기도 한 텍스트”라고 자평한다. 


또 다른 공공 예술, 영국의 내무성(Home office)의 작품 역시 누구도 그의 ‘특별 작업’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곳을 설계한 건축가 테리 패럴(Terry Farrell)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진행했지만 작업은 기념비처럼 세워져 있지 않다. 그는 작품이 쨍한 이벤트거나 획기적인 오브제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되기를 원했다. 색색의 유리벽으로 된 커다란 입구를 가진 모던한 건물에는 ‘모든 관계가 균형을 이루면, 건물은 사라질 것이다.(If all relationships were to reach equilibrium then this building would dissolve)’라는 문구를 넣었다. 영국의 이민과 마약, 테러를 다루는 내무성 건물에 새긴 이 문구는 사뭇 의미심장하다. 이 세계에 균형이 온다면 이 기관은 필요가 없다는 의미일까. 





Exhibition view of <From 199C to 199D> 2014 MAGASIN, Grenoble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Blaise Adilon  

 




이처럼 그는 예술이 환경적 맥락과 떨어져 ‘보아야’ 함을 극도로 지양한다. 그에게 예술이란 그저 다른 활동을 위한 배경이자 조력자 정도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예술의 역할이 그러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작품으로부터 작가인 자신을 떠올리지 않았으면 한다. 건물에 화장실을 신경 쓰는 것만큼이 예술작품에 신경 써야 하는 정도라고 말한다. 그래서 도심 속 공공예술 작업을 할 때 그가 하는 일은 단순히 텍스트를 고안하고 그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3D 모델링 작업과 빌딩 플랜을 협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는 언론에 드러내며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반기지 않는다. 


작업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마치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수학 문제에 정확한 답을 해야 하는 학생이 된 듯 느끼곤 한단다. 정답을 말해야 한다고 압박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만들어진’ 세상의 기호학에 미술계가 경도되어있다고 본다. 또한 작가들이 언론이나 대중 앞에 나서고, 스스로 작업을 설명하는 행위를 한다고 해서 ‘대중을 가졌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비평가(publicist)를 가지게 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볼 필요 없는 공공 예술 작업을 선호하는 것일 게다. 작가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는 작업과 생각에 대해 피력하기를 원치 않는다. 다만 대중이 작품이 삶에 자연스레 녹아 ‘작품이 있는지조차 모르기’를 바란다.





<Split Attraction> 2014 Powder-coated aluminium 180×3×10cm each 50 elements 

180×640×10cm overall Courtesy of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 Photo  Andrea Rossetti  

 



이런 그가 가장 당황스러웠던 사건은 누군가 사용자 참여식 온라인 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자신을 ‘개념미술 작가’라고 정의했을 때다. 그는 이를 “이것은 백치의 극단이며 문화적 건망증”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좌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키피디아에는 개념미술 작가로 설명되어있다. 그는 이처럼 획일화되고, 정의 내려진 작업으로 자신을 줄 세우는 것을 거부한다. 이는 곧 현대미술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다. 기존의 틀에 맞춰 역사적으로 고정된 프로세스와 분석된 것에 맞추고 컨트롤한다는 점을 그는 크게 비판한다. 사실 그는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사라 루카스(Sarah Lucas) 등과 8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한 YBAs (Young British Artists) 작가 중 하나다. 


그러나 데미안 허스트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유명해지고 싶었던’ 데미안 허스트는 언제나 열심이었고, 실제로도 독보적이었고 그로써 세상에 명성을 얻었다. 길릭은 이런 ‘아주 멋진’ 것은 거부한다. 반면 오랜 기간 교류하며 가깝게 지내온 작가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는 이런 그의 생각과 일치한다. 파레노는 작가가 오브제 생산자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 그에게 전시는 오브제의 나열이 아니라 창작의 활동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 중 리암 길릭을 만나 친구가 되었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간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했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Scale Model Of A Social Center For Teenagers For Milan 1993 (Porto)> 2016 Acrylic and text, Disklavier piano 

with sound, artificial red snow Installation view of <Campaign> at Museu de Arte Contemporanea de Serralves 

2016 Courtesy of the artist, New York and Esther Schipper Gallery, Berlin Photo Filipe Braga  Fundaç ão de Serralves, Porto




그의 작품은 자칫 악평을 듣기도 한다. 평상이나 의자만을 두거나 네모반듯한 조형물의 나열인 그 작품의 의도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부터다. “조립 가구 이케아(IKEA)를 연상시킨다”, “너무 미니멀해서 지루하다” 같은 불만은 단골손님이다. 그러나 여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작품의 성공 혹은 실패 여부를 판단하고 싶어 하기에 이러한 불만이 나온다고 여긴다. ‘의도하에’ 작품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이 불만이나 질문에 대한 회신은 없다. 그의 작품은 오직 토론을 위한 장이자 대화의 순간이다. 말 그대로 플랫폼과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시각적 충격을 준다거나 아이디어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가 개입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지양하고,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형태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기 위한 것일 뿐이다. 작품의 이유를 궁금하게 여기고 더 깊은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는 ‘고급예술’과 그에 따라오는 심오한 질문, , 예술의 순수성이나 진실성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공간을 재구성함으로써 새롭게 보이도록 한다. 그는 매사 뚜렷하다. 그러나 그 방식은 좀처럼 뽐내듯 드러내지 않는다. 남과 비교해 더 멋진 것을 하거나 눈에 띄는 것은 철저히 피하기 때문이다. 그의 글이나 작품은 그저 부드럽게 녹아들뿐이다. 이런 그의 삶은, 패러다임의 재생산이나 그 속에서 경쟁하는 것과는 저 멀리 떨어져 있다.   

 

 

 

리암 갈릭

self portrait 2014  Liam Gillick




작가 리암 길릭은 1964년 생으로 영국 에일즈버리에서 출생, 골드스미스를 졸업한 초기 YBAs 대표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미술뿐만 아니라 디자인, 출판, 전시기획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동해왔다. 또한 미술 전문지 프리즈와 아트포럼 등에 기고하는 등 활발한 평론 및 글쓰기를 지속하고 있다. 2002년에는 터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2009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등 세계 유수기관에서의 전시 및 공공예술 작업을 다수 진행하였으며 현재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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