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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면
Kang Yong M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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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다시 새기는 지혜

19세기, 그리스 대리석 조각이 본래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져 있었다는 연구 결과는 많은 이에게 충격이었다. 재료 그대로를 드러내는 것이 조각의 오랜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고귀한 단순과 고요한 위대함’으로 극찬 받는 그 대리석 위에 칠해진 알록달록한 색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발심일까.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해의 점철이었음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허나 이제 조각 위의 채색은 낯설지 않은 일이 돼 버렸다. 강용면이 처음 나무에 채색을 했을 때만해도 보편적이지 않았지만 그는 수 십 년간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관념에 맞서 작업했고, 전통에 현대라는 옷을 입힐 새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작가로서의 마음가짐에도 부침은 없었다. 그 안에 뿌리박은 든든한 뼈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한소영 기자 ● 사진 서지연

'온고지신-문' 2007 Pc, LED, 놋쇠 310×210×1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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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리즈, ‘응고’를 함께 본 뒤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됐고 작가는 시종일관 진중했다. 뭉친 실타래를 풀 듯, 한 올 한 올 자연스럽게 말이 흘러나왔다.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소외감, 어려움을 응축해 낸 이 작품을 설명하며 그는 가슴에 맺힌 것을 토해내는 듯했다. ‘응고’는 에폭시를 사용한 작업이다. 반짝이는 바닥을 만들 때 쓰거나 접착제로 사용하는 이 재료를 응축해 ‘덩어리’를 만들었다. 표면에는 한껏 마티에르를 넣었다. 씨실 날실, 곡선과 직선, 서로 상반된 것이 만나는 교차가 지향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한 작품이었다. 그간 주로 조각을 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평면과 입체를 함께 배치한 것도 또 다른 가능성을 찾기 위한 시도였다. 형태는 휘어져 바닥으로 다시 구겨 들어간다. 


이는 기본 조형을 되찾으려는 방향이었다. 작가는 가슴속에 갇힌 응어리를 그렇게 꺼내놓았다. 그는 스스로를 설명하기 위해 ‘시대를 조명하는 작가의 모습’을 가져왔다. 그가 생각하는 작가의 모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대의 산물로서의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 또 다른 하나는 특정 소재나 주제만을 파고드는 경우다. 그는 스스로를 전자로 칭했다. 하나에 천착하기보다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표류하는 삶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는 생각에서다. 시절은 바뀔 때마다 늘 다른 요구를 한다. 




<온고지신-조왕> 2000 청동, 나무 채색 133×133×144cm

 



그는 여기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이전 시리즈가 더 좋았다는 피드백이 있기도 했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자신의 목소리가 따르는 그곳에 시대의 변화가 있고, 자신의 길이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런 적극적인 변화는 그의 작업 곳곳에 보인다. 전통이 모티브라 하더라도 표현에서는 철저히 피한다. 소재와 모티브는 전통에서 차용하되 방식은 늘 새로운 것을 따른다. 색을 조각에 적극 도입하기도 하고, 일반적인 나무나 대리석을 사용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데 흥미를 갖는다. 


작가의 감정을 담는 것에 초점을 맞출 뿐이지 방식은 다양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의 표현방식은 새로움의 추구다. 무엇 하나 옛것 그대로가 없다. 그러나 그는 과거의 지혜가 자신의 작업을 만드는 근본이라고 말한다. 이 근원을 품고 늘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철학이 이러하니 ‘온고지신’ 중 ‘지신’은 계속해서 직진하도록 돕는 바퀴가 된다. 과거를 뼛속까지 정확히 안다면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이 현대를 사는 작가의 몫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꼭두각시를 차용해 사람 얼굴 조각의 집합으로 벽을 세운 ‘현기증’시리즈는 작업을 진행하며 처음의 목각을 벗어났다. 스컬피(Sculpey)로 캐스팅하고 먹을 칠하면서 스케일을 키웠다. 





<온고지신-굴레> 2009 나무에 채색 80×80×220cm 




이는 다른 작업을 계속하면서도 꾸준히 진행한 시리즈로, 8년에 걸쳐 세상에 내놓은 작업이었다. 5cm×5cm의 사람 얼굴을2 2,000개 제작해, 길이 17m 높이 3m의 거대한 벽으로 쌓았다. 각각의 얼굴에는 살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 담겨있다. 그는 삶에 있어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사이는 복잡다단하기도 하고, 골머리를 썩게 하기도 한다. 어느 날 여기에 어지러움을 느낀 작가는 시리즈에 ‘현기증’이란 이름을 붙이고 그 얼굴들로 거대한 장벽을 만들었다그를 가장 많이 알린 것은 ‘온고지신’이다. 가장 애착을 갖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그는 첫 번째 연작인 ‘역사원년’ 이후 ‘온고지신’이 나온 것은 필연이라고 말한다. ‘역사원년’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고자 한 것이다. ‘온고지신’ 역시 과거의 것을 가져온다. 12간지나 상여 위의 꼭두각시 등 전통이 모티브다. 그것을 새롭게 해석해 색을 칠했다. 개를 네온사인으로 만들기도 하고, 사천왕상을 투명 아크릴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시리즈 중 눈길을 끄는 작품은 소복하게 밥이 쌓인 밥그릇이다. 이는 우리나라 민간신앙 부엌 신인 조왕신을 떠올리고 한 작업으로, 순수하고 따뜻한 그의 마음을 반영한다. 듬뿍 밥을 덜어준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고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으려는 나눔의 미학이다. 투박한 듯 보이는 모자람은 작품의 순수함을 배가한다. ‘기교는 없으나 예스럽고 소박한 멋이 있다’는 뜻의 고졸미는 강용면을 설명하는 또 다른 단어이기도 하다.





<응고> 2017 혼합재료 190×340×80cm, 240×120cm 





그는 줄곧 지역에서 활동했다.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면 활동이 편리한 대도시를 기점으로 하는 많은 이들과는 구분되는 행보다. 그가 지역을 고집하는 까닭은 명백하다. 고장을 지키며 활동하는 것도 작가의 책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다. 각 지역의 문화는 저마다의 특수성과 필연성이 있다. 그리고 이런 문화가 공존함으로써 인류의 삶은 풍부해진다. 그가 현재 기점을 두고 활동하는 군산은 전통의 도시 전주와 문화적 연결성을 가진다. 여기에서 풍부한 아이디어를 얻기에 지역을 고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장기의 영향도 한 몫 한다. 김제의 유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천자문을 외면서 자랐다. 한학을 공부하고 맹자와 공자를 찾는 엄격한 유교 집안의 전통에 따라 지금도 자정부터 첫닭이 울 때까지 제사를 지낸다. 자라면서 몸에 밴 유교 사상이 그의 철학관에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작업에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도’라고 칭하는 조각 위의 색도 역시 과거로부터 온 것이다. 어릴 적, 새벽 어스름한 안개 속 곱고 귀한 단청을 본 후로 그는 색을 좇게 되었다. 





<현기증> 레진, , 강화스트로폼 가변설치




그는 작가의 삶을 택한 것부터 기구한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구한 운명 속, 한 줄기 빛이 있다면 작품을 하는 동안의 희열이다. 그렇게 탄생한 예술관이 인정받았을 때 그 기쁨은 배가 된다. 그는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사명감이 계속 작업을 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강조에 강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이다. 늘 새로움을 추구함에도 ‘장인’의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유행이나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문화 속 한 줄기를 지켜낸 덕분일 것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새 재료를 발견하면 그의 자세 또한 다져진다. 발 딛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엮어내는 그이기에 마음속 응어리도 동시대적 과제로 승화해내는 것이다.  

 

 



강용면




작가 강용면은 1957년에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군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그는 금호미술관, 샘터화랑, 자하미술관 등에서 20회 이상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군산에 기반을 두고 전국적으로 기량을 펼쳐왔으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며 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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