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31, Aug 2017
김윤철
Kim Yunchul
낯설고 특별한 곳으로부터
바다는 대지처럼 인간사의 흔적을, 인간 노동의 흔적을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어떤 것도 머물지 않고 다만 달아나듯 스쳐갈 뿐이다.
- 마르셀 푸르스트(Marcel Proust)[바다]
밤의 적막과 한낮의 소음으로 충만한 서울의 한 가운데에 낯선 장소이자 특별한 곳인 작가 김윤철의 ‘스튜디오 로쿠스 솔루스(Studio Locus Solus)’가 있다. 은빛으로 출렁이는 액체들, 회오리 모양으로 나선형 꼴을 만들며 조용히 출렁이는 교반기 위의 액체들, 이슬점 아래로 온도를 내려 서리를 맺게 하는 전기 소자들과 나노 패턴이 색인되어 다채로운 색을 발하는 투명한 실리콘들. 이렇게 그의 작업실은 이름 없는 사물들이 세계의 풍경을 만들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스튜디오 창 밖 너머에는 가치와 용도로 잠식되어진 도시의 물질세계가 존재한다.
● 박정연 독립큐레이터 ● 사진 Studio Locus Solus 제공
Exhibition view of [몽환포영로전(夢幻泡影露電)] 2016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