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14, Mar 2016
유혹하고 위로하는 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Asia Culture Center Theater
적막이 흐르는 고요한 공연장에 낯선 목소리가 가늘게 들리기 시작한다. 이내 공간은 깨어나며, 공간 속 물체들은 각자 말레이시아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이 소개하는 호랑이는 고대 말레이시아 남성들 사이에서 조상신의 매개체로 취급된 존재다. 자연스레 인간과 호랑이 사이에는 생태론적 네트워크가 형성됐지만, 식민주의 시대에 끝을 모르는 사냥은 호랑이를 멸종 위기까지 몰았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호랑이에 대한 신화는 여전히 이어졌으며, 이내 호랑이는 영국에 가혹한 복수를 하려는 ‘말레이 호랑이’로 알려진 장군으로 되돌아 왔다. 한 나라의 신화는 라디오 극과 살아있는 듯 한 호기심의 방이 혼합된 형태에서 초현실적이며 환각적 분위기의 연극으로 태어났다. 실험적인 면모가 짙은 연극은 호 추 니엔(Ho Tzu Nyen)이 기획하고 예술극장이 제작에 참여한 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이 추구하는 역할과 비전의 압축판이다.
● 기획 편집부 ● 진행 이효정 기자
브렛 베일리 '맥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