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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미+이부록
UPSET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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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픽토그램적으로 사유하기

버스를 기다리면서 코트 속의 핸드폰을 꺼내는데 동전이 딸려 올라와 이내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동전은 주위를 몇 바퀴 돌다가 보도블록 모서리에 부딪혀 정지했다. 허리를 굽혀 동전을 주우려고 하는데 낡은 못 한두 개가 바닥에 방치되어 있었다. 보아하니 새것은 아니고 분명 어떠한 사물이나 벽에 붙어 자신의 역할을 다했을 녀석들인데. 어디서 왔을까.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못이 사라진 자리를 보고 누군가는 난감해하고 있을까. 다시 쓰일 수 있을까.
● 전수연 Hzone 큐레이터 ● 사진 작가 제공

'스티커 프로젝트' 2013 C-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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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미, 이부록의 아티스트 콜렉티브, 업셋프레스의 <창백얼굴> 시리즈는 청계천이라고 하는 특수한 공간의 부산물들을 얼굴로 복원시켰다.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지금은 사라진 소규모 철공소들이나 공구상가들에서 기인한 것이리라. 업셋프레스는 몸체에 자석이 삽입된 피규어를 들고 청계천 도시 곳곳을 돌아다녔다. 길이 5.2cm의 몸체에 못, 철사 덩어리, 용수철, 세공작업으로 만들어진 부산물, 각종 금속 부품들은 얼굴이 되어 우리를 마주한다. 그 ‘얼굴’들은 청계천 거리 곳곳에 방치되어 숨죽이고 있던 것이다. 업셋프레스의 이부록 작가는 자석에 저항하지 못한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보고 무엇인가를 상상하게 됐다고 말한다. 


어떤 거대한 물체의 작은 부품처럼 느껴졌고 반대로 이 작은 물체가 어떠한 커다란 문제의 단편이 아닐까 상상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의 말은 추상적이고도 구체적이었으며 주관적이고도 객관적이었다. 쓰임을 다하거나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나 기능을 할 수 없는 금속 부품들은 거대한 도시를 지지하고 있(었)지만 버려지거나 방치되어 개발논리와 산업화의 단면을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리고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도시는 ‘중산층’가정을 설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고 그 공간 위에는 아파트와 대형 빌딩들이 무수히 세워져 있다. 나지막한 도시를 부수고 매끈한 건물을 세우는 것을 ‘파괴’가 아니라 ‘재건’이라고 불렀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몰아내고 역사를 지우는 것을 ‘제거’가 아니라 ‘재개발’라고 불렀다. 




<금지된 숲> 2013 설치전경  




여전히 우리는 그렇게 부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도시 활성화’, ‘생활환경 개선’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내면에는 ‘재테크’와 ‘땅값 상승’이라는 욕망이 내밀하게 작동한다. 사실 도시 재개발 사업은 다양한 입장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옳다, 그르다’의 가치판단을 쉽게 내릴 수 없다. 그러니 재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도시의 역사와 흩어진 사람들 그리고 파괴되는 옛 건축들을 복원하려는 노력은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도시의 재개발 문제는 복잡한 성격으로 인해 명확한 하나의 표상이나 이미지로 규정할 수 없다. 그런데 업셋프레스의 <창백얼굴>은 재개발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드러난 이미지는 규칙적하고 단순하다. 자 이제 우리는 시선을 얼굴에서 몸체로 옮길 때가 됐다. 다양한 얼굴과 다르게 몸체는 모두 동일하다. 삽을 두 손으로 잡고 다리를 살짝 벌린 자세는 단순하면서도 강건해 보인다. 단순하고 강건한 제스처. 바로 픽토그램이다. 


픽토그램은 문자를 대처하는 기호로서 어떤 장소/시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거나 정지/출입과 같은 행동을 지시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나타낸다. 직감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계층, 인종, 민족, 문화, 지역적 제약에서 벗어나 의미를 즉각적으로 읽어내기 위해 픽토그램의 기호는 색과 형태가 단순하고 직접적이다. 비상구로 뛰어가는 그 ‘사람’, 경직된 채 서 있는 신호등 안의 그 ‘사람’을 생각해보라. 픽토그램을 통한 사회적 문제의 접근방식은 이전의 <워바타>시리즈에서 출발한다. ‘워바타’는 ‘워(War)’와 ‘아바타(Avata)’의 합성어다. 원형의 얼굴에 팔과 다리 그리고 몸통으로 이뤄진 픽토그램은 총이나 폭탄과 같은 전쟁의 도구와 연결되어 있거나 신체의 일부가 훼손된 채 불완전하게 존재한다. 재개발 문제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전쟁은 쉽게 단언하거나 규정할 수 없는 개념이다. 국가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입장 차이, 전쟁이라는 사건에 대한 해석은 실로 상이하다. 더욱이 전쟁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가 겪는 고통이란 절대적인 것이다. 그것은 타인이 절대 상상할 수 없고 표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티커 프로젝트> 2007 C-print  




<워바타>는 기존의 픽토그램이 가지고 있는 표준화된 기호로서가 아니라 전쟁과 죽음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이입함으로써 개별화된 기호로 변형시켰다. 그러나 픽토그램의 성격, 즉 ‘의미를 즉각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형태에 대한 단순한 표현은 픽토그램의 것이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기호들이 너무 많다. 개념에 대한 다양한 표현은 그의 것이 아니다. 직감적으로 읽어내기보다는 의미를 사유하게 만든다. 인종, 성, 나이를 알 수도 없고 눈 코 입도 없는 평면의 픽토그램에서 표정을 읽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우 중립적인 체하며 의미를 강요하지 않는다. <워바타>작업에서 픽토그램들은 보편성은 약화되었고 직접성이 유지되었으며 메세지의 다양성을 획득했다. 재개발과 전쟁에 대한 문제는 단순화할 수 없고 표상할 수 없는, 그러나 분명 우리가 반성하고 문제시해야 하는 대상이다. 업셋프레스는 이러한 민감하고 특수한 주제에 대해 픽토그램이라는 보편적이고 직접적인 기호를 선택했다. 이렇게 상충하는 두 가지 요소들은  서로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메세지를 혼란스럽게 하고 의미 규정을 지연시킨다. 


업셋프레스의 작업에서 픽토그램의 의미가 확장된 것이 <스티커 프로젝트>다. 다양한 의미로 읽어낼 수 있는 픽토그램들을 스티커로 제작해 여러 나라에 배포했다. 각국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의미를 만들어내 도시 곳곳에 부착하고 사진을 찍었다. 다양한 도시의 모습과 픽토그램이 결합하여 특수하고 개별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게 되는데, 같은 모양의 스티커에서도 다른 의미를 읽어내는 개인의 독해 능력이 독보인다.  그에 반해 도시의 문제가 부각된 것이 최근의 작업인 <금지된 숲>이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공사에서 버려진 원목 자재들을 모와 새로운 오브제를 만들어 냈다. 업셋프레스가 ‘건축적 부록’이라고 말하는 이 오브제 작업은 도시에 버려진 사물에 의미 부여를 시도한다. 버려진 그 상태에서 최대한 가공하지 않고 조형물을 만들거나 액자 프레임에 넣은 원목 자재들은 그 모습 그대로 온전해 보인다. 




<스티커 프로젝트> 2010 C-print




결국 그리고 여전히. 미술이란 대상을 바라보는 ‘힘’이다. 작가가 예술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희망고문’에 가깝다. 아름답지만 잔혹한 고문이다. 저 먼 곳이 아니라 철저하게 두 발을 땅에 딛고 바라본 업셋프레스의 ‘눈’은 우리의 시야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너무 가까워서 의미 부여조차도 하지 않았던 대상이나 현상을 끊임없이 상기 시키고 사유케 한다. 전쟁이 그렇고 재개발 문제가 그렇고 픽토그램이 그렇다. 이제 관자들이 바라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뭔가 새로운 것, 의미가 확실한 것이 나타나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혼란스럽고 망설여야 한다. 고민하지 않았던 혹은 회피하던 문제들이나 이미지에 대해 두루두루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업셋프레스의 생각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자신의 게으름을 드러내는 행동이다. 이제. 진짜로. 우리의 차례가 됐다. It’s your turn!




UPSETPRESS




UPSETPRESS(안지미+이부록)는 기호와 상징을 통해 사회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설치, 비디오, 출판, 디자인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예술 활동을 통해 시각이미지 생산자로서 사회에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꾸준히 탐구하고, 사회적 강박증, 개발논리에 의한 파괴와 소비 등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오마주, 탐사와 기록을 통해 사회에 끊임없는 말걸기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으로는 『Sticker Project』 『세계인권선언』『기억의 반대편 세계에서-워바타』 『Mag+파블로프의 사나운 개와 슈뢰딩거의 게으른 고양이』 『Newism movement-Paleface Project』 『NY/UpsetNewyork』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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