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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8, May 2017

슴가展, Be Silly! Be Honest!

2017.3.14 - 2017.4.9 진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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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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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말하라, ‘가슴이라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의 나체는 욕망의 오브제였다. 미술사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성의 몸을 들여다보는 노골적인남성 시선에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를 마음껏 훑어봐도 좋다 남성에게 야릇한 시선을 던지는 티치아노(Titian) <우르비노의 비너스(Venus of Urbino)> 라는 도전적인 눈빛을 던지는 모네(Monet) <올랭피아(Olympia)> 여성의 나체에 담긴 욕망과 남녀의 지위 변화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작품들이다. 근현대로 넘어오며 작품에서 여성이 몸을 드러내고 관람객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은 더이상 성적인 것만을 강조하고자 함이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여성 신체 부위에 관련한 단어들을 검색하려 해도성인 인증 필요하다며 자체적으로 필터링할 정도이니, 여전히 여성의 벌거벗은 몸은 공공연하게 탐욕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전시명 <슴가展, Be Silly! Be Honest!> 지을 가슴이라는 단어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금지어로 설정되어슴가 사용하게 되었다는 전시 설명의 줄은 사회가 특정 신체 부위를 얼마나 성적으로 인지하고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오랜 시간 우리 사회에 지속되어 성욕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장난스럽고 가볍게 풀어낸 키치스는 도파민, 양은빈, 엘리스, 이창호, 포리, 황태원으로 구성된 아트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모두가슴 집중했는데, 이는 성적 욕망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대상이라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수의 작품으로 연결된 양은빈의 스토리이다. 가슴의 생략된 슴신, 슴성, 슴인의 이야기는 () 무엇인지 아직은 인지하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만든 같은 인상을 준다. 사실 생략됐다는 것은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있다





이창호 <godiva#1> 2017 프린팅 130×97cm





스토리는 마치 일러스트만으로 이뤄진 동화책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져 글이 없어도 내용을 모두 이해할 있다. 우뚝 솟은 가슴, 뿜어져 나오는 우유 자칫 마주하기 당황스러운 이미지들을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풀어냈다. 그가 사용한 파스텔 색조의 부드러운 색감은 핫핑크로 도배된 전시장과 어우러져 이상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내기까지 한다. 진지하지만 가볍고 유치하게 표현된 그의 작품은 성을 자체로 받아들일 있는 순수함을 강조한다. 포리는 사회에서 사람들이성적 매력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성적 매력이 없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 극단적인 전제조건을 내세워 비판적으로 풀어냈다. 사진기의 렌즈, 헬리콥터의 돌아가는 프로펠러, LP, 계란 프라이가 있는 프라이팬 안에 작은 원이 들어간 물체들은 모두 가슴으로 표현됐다


이후에 이들의 잔상은 마치음란마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게 만큼 강렬한데, 작가는 모든 이들 내면에 들어앉은 이것의 존재를 상기시킨다. 이밖에 인공지능 로봇 애니로 감정의 부재를 통해 극대화 시킨 성적 갈증을 보여준 황태원, 가슴 속에 위치한 심장을 드러내 외면만큼 아름다운 내면을 보여준 엘리스, 행복감과 도파민 과다 분비 시에 일어나는 중독 현상의 아이러니를 성적 판타지로 재탄생 시킨 도파민과 본능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상기시키는 이창호 , 이들 모두 진지함과 키치함을 넘나들며 적나라하게 성적 욕망을 펼쳐보였다 전시는 단순히 () 대한 편견에만 도전한 것이 아니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인 진화랑은  굵직굵직한 전시를 개최하는 역사가 있는 화랑이란 인식이 강한 곳이다. 그런 공간을 파스텔 색조의 핑크빛과 적나라하게 드러난 가슴들로 뒤덮고, 오로지 성적인 이야기만 풀어내는 전시가 기획된 것은 장소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고자 하는 노력이다


그동안 진화랑의 명물이었던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노란 호박(Yellow Pumpkin)> 있던 곳에서 거대한 여성의 가슴 형상을 마주하게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오랜 시간동안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를 꺼린 성욕이 이제는 금기와 음지의 영역이 아니라 끄집어내야 하는 주제임을 얘기하는 전시는, 가슴과 여자의 나체가 욕망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우리의 성적 욕망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여성의 벌거벗은 몸을 성적으로 인지하는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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