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단 아피프(Saadane Afif)는 ‘예술적 협업’ 또는 ‘예술적 위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방법론을 지켜온 작가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 현지에서는 크게 촉망받는 작가로 수차례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2004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온 덕에, 작가는 텍스트, 음악, 전시, 책, 콘서트 등의 과정을 넘나들며 본인 작품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Blue Time, Blue Time, Blue Time> 

2013 Performance by Mensch IAC - Institut d’Art

 Contemporain Villeurbanne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credits: IAC ⓒ Blaise Adilon

전시는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의 시 「영원(L’éternité)」를 모티프로 시작된다. 이전 개인전에서 같은 시를 사용해 시각적인 작품을 만들어 호평을 얻은 바 있는 작가는 이번에는 시를 향한 조금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주위 동료 작가들에게 시와 관련된 노랫말을 의뢰한 것. 전시의 실경을 보지 못한 작가들에게 청탁된 노랫말은 아피프의 이번 전시에 대한 동료들의 예술적인 주석인 동시에 이들이 제안하는 독립적인 예술작업을 보여준다. 노랫말은 직접적으로 아피프의 작업을 설명하기보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동원해 이 전시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폭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모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상상력을 통해 바라보는 전시는 직접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는 또 다른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는 나아가 ‘태양과 섞인 바다’를 보여주는 아피프의 이미지 작업과 함께 어우러져, 예술을 제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석, 중재, 순환시키고 확장시키는 그의 예술적 전략과 그것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포인트를 감상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 전시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 문의 아뜰리에 에르메스 02-544-7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