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56, Sep 2019
김동형
Kim Dong Hyeong
권태와 괄호 친 불안
PUBLIC ART NEW HERO
2019 퍼블릭아트 뉴히어로Ⅲ
김동형의 작업은 권태롭다. 벗고, 입고, 쥐고, 펴고, 찢고, 짜고, 썰고, 때리고. 다소 가학적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이 행위는 영상을 통해 지루하게 반복되면서 아주 일상적인 장면으로 드러난다. 반복의 행위는 영상의 루프처럼 동일한 장면의 순환처럼 보인다. 의미 없어 보이는 이 반복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작가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답했다. 영상에는 ‘암호’가 있다고. 그의 답변 때문일까. 넋 놓고 작업을 보다 보니 불규칙한 박자가 감지되고 이 불규칙성은 모종의 의미부여를 촉발한다. 행위의 반복과 그 반복의 지루함에서 의미를 건져내는 시도. 작가는 권태로운 태도로 비밀을 약속한다.
● 이민주 수습기자 ● 사진 박희자 작가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스틸 컷 6분 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