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Review

민성홍_Overlapped Sensibility: Carousel

0원
2015.6.18 – 2015.7.18 갤러리 플래닛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Review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비극적인 작품이 상품과 포개질 때



민성홍의 이번 개인전은 백색 회전목마 구조물과 다양한 종의 새 머리가 인상적인 <Overlapped Sensibility:Birds>(이하 Birds)가 어우러진<Overlapped Sensibility: Carousel>(이하 Carousel) 한 점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누구든지 <Carousel>을 처음 보면 이 작품이 크게 회전목마 구조물과 <Birds>로 구분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나 역시도 <Carousel>을 크게 회전목마 구조물과 <Birds>로 구분하고 두 요소를 수시로 따로 또 같이 보았다. 먼저 <Carousel>을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 중에 백색 회전목마 구조물의 외관부터 되뇌어보자. 전시장에 있던 회전목마 구조물은 몇 가지 규칙적인 문양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인터넷  상의 작품사진에서 보이는 회전목마 구조물과 색만 같을 뿐 문양이 달랐다. 그리고 내가 전시장에서 보았던 회전목마 구조물의 문양은 작품사진 상의 회전목마 구조물에 비해서 듬성듬성 배치되어 있었다. 작품사진 상의 회전목마 구조물은 화려하고 복잡한 문양이 회전목마 구조물 내부에 위치한 <Birds>와 묘하게 대비되며 나름 효과적으로 어우러져 보였다. 


한편 전시장에 있는 회전목마 구조물은 문양이 단순하고 듬성듬성 배치된 탓에 적당히 만들다가 말아버린 느낌도 들었지만, <Birds>의 수가 작품사진에서 본 것 보다 증가한 점과 회전목마 내부의 화려한 샹들리에 그리고 빌딩 로비 바닥에 있을 법한 기하학적 별 모양의 회전판 탓인지 회전목마 구조물 내외로 이어지는 균형이 어색해 보이진 않았다다음으로 회전목마 구조물 내부에 있는 <Birds>의 외관을 살펴보자. 회전목마 구조물 내부의 회전판 위에 위치한 <Birds>는 도자기로 만든 머리 부분과 주로 목재로 구성된 몸통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새의 종류는 백조, 독수리, 부엉이처럼 비행이 가능한 새부터 닭, 펭귄처럼 비행이 불가능한 새까지 다양했다. 이 새들은 공통적으로 눈알이 묘사되지 않았고 이곳저곳 깨진 후에 접합된 흔적이 보였다. 형태나 색감이 세밀하게 묘사된 새 머리들은 비록 눈알이 없고 깨졌다가 접합된 자국이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만 덩그러니 남겨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생물로서 감정을 머금은 것 같은 인상을 풍겼다. 그리고 새 머리 아래에는 여지없이 다양한 색이 규칙적으로 칠해진 구조물들이 접합되어 있었다.

 

그런데 <Carousel>의 앞선 두 가지 요소는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을까. 민성홍의 <Birds>는 회전목마 구조물 내부의 회전판 위에서 조악한 오르골 음악과 함께 수직 운동도 없이 한 방향으로 느리게 회전했다. 그래서 나는 이 회전을 통해서 발생하는 힘이 (+)가 아닌 (-)를 향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Carousel>의 회전운동이 (-)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회전이 거듭될수록 무기력함이 작품 안에 계속 누적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Carousel>의 회전운동에서 느낀 (-)회전운동의 정체는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  (-)회전운동의 정체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Birds>와 회전목마 구조물이 내적으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회전목마 구조물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자. 우리가 놀이공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회전목마는 대 관람차와 더불어 놀이공원이라면 꼭 있어야 할 전형적인 놀이기구다. 실제로 각종 영화나 TV프로그램에서 놀이공원을 다룰 때 회전목마 부근은 놀이공원을 상징하는 배경으로서 자주 이용된다. 그래서 회전목마는 우리에게 놀이공원이라는 상상적 공간을 쉽게 떠올리게 한다. 나 역시도 <Carousel>의 회전목마 구조물을 보고 쉽게 놀이동산을 떠올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는 놀이동산에 대해서 그리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Carousel>의 회전목마 구조물을 보고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놀이공원이 무차별한 생존전쟁으로 점철된 사회의 대척점에서 사람들의 과열된 정신과 육체를 냉각시켜 다시 사회로 뱉어내는 역할을 하는 곳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회전목마가 놀이공원 안에서 생성되는 극적인 흥분들이 방전되지 않도록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즉 놀이공원과 회전목마는 무의미한 의미 속에서 단지 자신의 대척점에 있는 것들에 대한 항상성 유지만을 목적으로 삼는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놀이공원과 회전목마를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덧없는 킬 타임(kill time) 외엔 없다. 이러한 덧없음 때문에 우리는 놀이공원과 회전목마에 몸과 마음 그리고 지갑을 내맡길수록 무의미한 의미와 무기력함에 빠지게 된다. 나의 이러한 생각에 비추어봤을 때 내가 <Carousel>의 회전목마 구조물에서 느낀 (-)회전운동의 정체는 놀이공원과 회전목마가 내포하는 무의미, 무기력함과 많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Overlapped Sensibility; Birds(부분)> 

2014 세라믹, 백시멘트, 나무에 아크릴릭

 




그렇다면 무의미와 무기력함을 내포하는 회전목마 구조물 안에 배치된 <Birds>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을까. 사실 <Birds>는 회전목마가 내포한 무의미와 무기력함에 관련된 지점이 아니더라도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회전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무기력해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Birds>는 회전목마를 전복하지 않는 이상 자신들의 외부에 가득한 무기력함을 결코 떨쳐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Birds>는 자신들의 외부에 가득한 무의미와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회전목마 구조물 안에 배치된 <Birds>는 애초에 온전한 새로서 이 세상에 나타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Birds>의 다양한 새 머리들은 작가에 의해서 깨진 후에 접합되어야 했고. 새들의 머리 바로 아래에는 마치 전쟁터에서 효수된 적장의 목을 달아놓았던 긴 창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구조물이 붙어있다. 사실 새 머리와 새 머리를 세운 구조물이 조합된 모습은 굉장히 폭력적인 장면이다. 그러나 민성홍은 이 구조물들을 단순하면서도 변칙적으로 구성하는 동시에 경쾌한 느낌을 자아내는 조합의 색들로 채색함으로써 폭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조형성에 여백을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새 머리와 구조물 사이에 역설적인 연결성을 얻어냈다. 그러나 이러한 여백과 연결성은 결국 사건 현장을 에워싼 장막에 불과하고 이 장막을 걷어내면 여지없이 폭력적인 장면이 드러난다. 이처럼 <Birds>는 처음부터 새의 온전한 고유함이 도려내진 상태다. <Birds>는 내적으로 온전한 고유함이 도려내져 있기에 외부로부터 들이닥치는 상황들에 대해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다. 다만 <Birds>는 그저 각자의 습성과 시간의 결과물인 부리를 내보이며 자신들에게 결여된 온전한 고유함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는 전시장에서 <Birds>의 비극적 상황이 뜻밖의 상황을 통해서 전환되는 것을 목격했다. 왜냐하면, 내가 전시장에서 작품 수집가와 갤러리 관계자가 작가의 <Birds> 구매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작가의 <Carousel>는 나에게 먼저 비극적인 예술작품으로서 다가왔지만, 작품 수집가와 갤러리 관계자가 작품에 개입하고 나니 회전목마 구조물이 진열대로 보였고 <Birds>가 가격표가 붙은 상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Birds>가 판매되기 위한 상품으로 호출되는 순간 <Birds>가 회전목마 구조물과 얽히며 뱉어내던 비극은 마치 가벼운 농담이 된 것 같았다. 그러나 예술작품의 맥락 안에서 자신의 내외로 가득한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던 <Birds>는 역설적으로 가격이 부여된 상품으로 호출되는 순간 적어도 회전목마 구조물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얻었다. 만약 <Birds> 중 몇 점이 작품 수집가의 소유가 될 수 있다면 그 <Birds>는 회전목마 구조물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Birds> 중 일부가 수집가의 집 안이나 혹은 수장고에 들어간다면 그것은 또 다른 회전목마 구조물이 아닐까.

 

민성홍은 'Brilliant 30' 인터뷰에서 <Birds>를 통해 은유적으로 사회의 환경 속에서 사람들의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갤러리가 제공한 전시소개 글에는 <Birds>가 환경적 영향에 따라 변화를 경험하는 작가 자신 또는 사회구성체들을 대변하며 회전목마 구조물은 개별존재들이 종속될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큰 틀을 비유하기 위해 차용된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전시소개 글은 변화와 종속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말하지 않고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죽음과 같은 막연한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비록 작가의 말이나 갤러리의 전시소개 내용이 회전목마 구조물과 <Birds>가 내포한 구체적인 의미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나는 <Carousel>을 되뇔수록 작가가 나의 해석과 비슷한 맥락에서 <Carousel>을 창작했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어쩌면 <Carousel>에 대한 나의 해석은 과잉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Carousel>에 대한 나의 해석이 과잉된 것이 아니라면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 질문은 왜 <Carousel>이 예술작품이자 동시에 상품이어야 하는 것인가이다. 물론, 나의 해석이 상당 부분 작가의 창작의도와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Birds>는 상품이 될 수 있고 작가와 갤러리는 <Birds>에 얼마든지 가격을 부여할 수 있다. 게다가 민성홍의 진술처럼 <Birds>가 단지 사회의 환경 속에서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면 더욱 상품이 되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러한 당연함 속에서도 <Birds>가 전시장에서 상품으로 호출되는 모습은 나에게 너무나 황망한 상황이었다. 도대체 왜 나는 이러한 상황 앞에서 황망함을 느꼈던 것일까. 그 이유는 내가 <Carousel>을 과잉 해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나에게 <Carousel>은 생명의 공통 조건인 죽음이나 사회의 환경 속에서 사람들의 각기 다른 삶의 모습 같은 막연한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주어지는 외부 조건들로부터 우리의 삶이 수시로 해체되고 재조립되는 비극적인 상황을 미적인 방식을 통해서 강도 높게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나는 고리타분하게도 이 같은 작품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불가항력적인 조건 중의 하나인 시장가치와 대등한 게임을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무방비 상태로 시장가치에 포획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모든 가치가 시장가치 하나로 무차별 통분되는 상황 속에서 예술장과 예술가가 시장가치 앞에서 내보일 카드는 거의 없다. 


역시나 무차별한 시장가치와 맞서야 할 방법은 예술 바깥에서 찾아야 할까.     

 


*  <Overlappled Sensibility; Carousel(작업스케치)> 2015 세라믹, 나무에 아크릴릭, 스틸, FRP, 나무, 거울, 패브릭,  340×340×280cm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