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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기 강박증: 공공미술(公共美術)과 공공미술(空空美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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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공미술을 얘기할 때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공공미술에 대한 논의의 입장이 달라진다. 흔히 미술작업이 자리잡게 되는 위치가 공공장소이거나 작품제작에 필요한 비용의 출처가 공적 자금이거나 프로젝트의 기획과 실행의 주체가 공공기관일 경우 공공미술이라 부른다. 반면에, 미술작업의 작품성과 자리잡은 위치의 적합성을 세세하게 따지고 들 때, 논의의 방점은 미술에 찍히게 된다. 공공이 향유하는 공공 장소에 자리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그 동안 공공미술에 대한 논의는 작품은 어떠해야 하며, 어떠한 과정으로 어디에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가 주류였다. 최근 들어,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유지 관리와 시민참여 방식이 덧붙여지긴 하였다. 말하자면, 공공미술품이 특정공간을 차지하게 하는 것을 전제로 한 논의이다. 그러나, 공공미술을 도시공간에서 더욱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하는 논의가 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실행할 때 우리는 미술작품이 세워질 도시의 ‘공공 공간’의 의미, 즉 공간의 공공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 기획 편집부 ● 진행 한은주 소프트아키텍쳐랩 대표,『SPACE』편집위원

요차이 마토스(Yochai Matos) 'The Striped Unicorn' 2010 조명 설치 450×500cm Photo Credit: Lovis Ostenr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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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 잘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긴 하지만, 공공미술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활발히 거론되는 일이 있다. 대규모 공공 개발사업이 일어나거나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상당 규모의 사업비가 오가는 공공미술프로젝트가 회자된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대형화된 조형회사들이 개입되어 미술작품은 뒷전으로 밀려버린 치열한 로비가 이뤄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고 난 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도시공간 군데군데 낯선 오브제가 자리한다. 


공공미술에서 장소와 완성도 있는 미술작업이 조화를 이루는 사례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거장의 작품이 들어선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기념비적인 장소의 경우, 그에 걸맞는 공공절차를 거쳐 미술작품을 선정한다 해도 장소와의 조화나 프로젝트의 적절성에 관한 회의적 비판이 종종 따라다닌다. 공적 출처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수 많은 전문가들이 에너지를 지출하며 구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중에는 도시의 장소적 영감을 주기는커녕 시각적 계륵과 같은 것이 종종 회자된다. 


이제껏 우리는 이러한 경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미술작품에 대해 갑론을박 의견을 펼쳤다. 그러나, 한 발짝 물러나 생각하면, 미술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도시의 공간적 여백 없이 또 다른 오브제로 억지 장소성을 부여하고 시각적 경험을 강요하는데 대한 불편함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도시의 공간적 기능을 환기해야 하는 곳을 그냥 두지 않고 자꾸만 뭔가로 채우려 하는 우리의 태도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도시공간을 설명할 때 통념적으로 빽빽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밀도가 높고 여백이 부족한 것이 도시공간의 당연한 속성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관념은 빠른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달려온 우리가 가지는 하나의 강박에서 비롯된다. 경제개발5개년 계획의 수립과 실행으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동안 증가하는 인구와 주거문제는 도시의 규모가 큰 빈 땅으로 해결해 왔다. 도시도 크게 숨을 쉬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도심의 유휴지는 건축물이 들어서는 상업지나 주거지가 되었다. 





캐롤 퓨어맨(Carole A. Feuerman) 

<Monumental Brooke with Beachball> 

2010-11 채색된 브론즈45×60×42.5inches 

Mana Contemporary Art Center




그러다가, 빈 땅들이 소진될 무렵, 낙후지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저밀도 지역을 고밀화 시켰다. 도시의 빈 공간을 그대로 두는 것은 마치 죄악인 것처럼 강박적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이후 도시공간의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진보된 개발 패러다임으로 이번에는 건축물 대신 다른 종류의 도시 장치로 작은 빈 공간마저 채워진다. 이 지점에서 공공미술은 공간을 채우기 위한 도시장치 중 문화라는 명분과 비교적 실행의 용이함이라는 이유로 자주 이용된다. 불필요한 밀도로 도시의 시각정보는 넘쳐나고 사람들은 공공 공간에서 다양한 장치와 부대낀다. 도시 공간에 대한 채우기 강박증의 대표적 사례가 광화문 광장이다. 


이 일대는 휴일이면 여러 가지 이벤트로 북적 인다. 사회적 요구사항에 대한 크고 작은 집회에서부터 문화 예술 행사까지 이벤트의 성격은 다양하다. 잠잠했던 외부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에 날씨가 뒷받침되면 이 장소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광화문 광장이 처음부터 유연한 장소는 아니었다.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에 광장이 처음 조성되었을 무렵, 헛짚은 광장계획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다. 2008년부터 조성계획이 수립되어 2009년에 완성되었는데, 이미 이전부터 서울 도심부 재정비에 관한 연구용역이 진행되었다. 역사성을 회복하고 자동차 중심의 거대한 도로를 시민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행되었다. 


일견 도시 비우기의 가치를 뒤늦게 알고 실천하는 듯 보였다. 기본 계획이 수립되고 여느 공공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광장의 세부설계는 공개경쟁을 통해 선정되었다. 당선작으로 채택된 것은 광화문 광장을 갖은 꽃과 나무와 환경장치로 가득 채운 소위 사진발 잘 받는 공간계획이었다. 이 안이 실행되고 난 뒤, 비난과 비판이 잇따랐다. 온갖 환경장치가 광장 사용프로그램을 미리 정해두고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여론은 광화문 광장을 채우고 있던 것을 없애고 비웠다. 그러고 나니, 빈 공간은 보다 유연해지고, 시민들과의 교감이 용이해 졌다. 





이반 나바로(Iván Navarro) <ME/WE (Water Tower)>

 2014 네온, 나무, 채색된 철, 아연 도금 강, 알루미늄, 

거울, 반투명 거울, 전기 에너지 매디슨 스퀘어 파크

 Photo by James Ewing Photography  



사실 매력 높은 장소를 많이 꼽을 수 있는 도시는 보행자 눈높이에서 공간의 채움과 비움이 잘 계획되어 있다. 이 계획안에 공공미술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밀도 높은 도시로 대표적으로 꼽는 곳이 뉴욕이다. 마천루의 숲에서 하루 종일 햇볕 하나 들지 않는 공간도 있다. 그러나, 초고밀도의 뉴욕에서 중앙의 센트럴 파크를 제외하고도 보행자 레벨에서는 비움과 채움의 리듬이 있는 도시공간 구조를 가진다. 스퀘어라 명명되는 크고 작은 공공공지와 더불어 개발 초기에 1층공간을 공공 공간으로 내어주면 용적율을 완화해 주는 인센티브를 주는 도시계획법을 통해 빡빡해 보이는 그리드 속의 마천루는 보행자 레벨에서 크고 작은 비움의 공간을 가진다. 도시는 생명이 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변화하므로, 뉴욕의 모든 곳이 매력이 있고 계획적으로 잘 운영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커다란 틀에서 비움을 인지하고 그것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고 있는 점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매력적인 야외장소를 지닌 도시들의 공통된 특징은 휴먼 스케일로 정비된 빈 공간에서 사람들은 도시의 공공 공간에 개개인의 기억을 채우며 장소화 해 나아간다는 점이다. 도시공간과 사람이 교감하여 영감을 만들어 낸다. 사람과 공간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치로서 다양한 물리적 요소들이 놓이기도 하고 때로는 기존 물리적 요소들이 제거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적절한 위치와 공간에서 실행된다. 도시의 비움은 공공 미술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를 통해 공공 미술은 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사람들과 의미 있는 장소적 교감을 이룬다. 말하자면, 도시의 채움과 비움의 이러한 리듬 속에서 좀더 계획적인 논의를 거쳐 공공미술이 구현되어야 한다.




세드릭 르 보르뉴(Cedric Le Borgne) 

<Les Voyageurs> 2011 더럼, 영국




일각에서는 공공미술의 나아갈 방향으로 도시맥락을 고려하고 도시 브랜딩을 제고 하여 도시계획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계획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공공미술이 도시공간의 운영방식에 대한 통합적 계획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틀린 주장은 아니다. 그러나, 도시계획이 마치 도시공간에 관한 모든 세부적인 계획을 내포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막연하다. 공공미술이 도시공간에 관한 상위 계획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명시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마도 겨우 시각환경에 대한 추상적 형용사 몇 개와 애매한 예시 이미지 몇 장으로 계획될 수도 있다. 


공공미술의 실행단계에서 그 단어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골몰한 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다가, 공공재정의 집행시한이나 행정의 효율성에 떠밀려 논의가 부실해 질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도시계획이 공공미술의 상위법처럼 작용하기보다는 도시계획 수립 당시에 공공미술도 같이 참여해야 한다. 다만, 전제가 있다. 도시계획도 공공미술의 속성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어야 하며, 공공미술도 도시계획의 큰 맥락을 이해하고 주장을 펼쳐야 통합적 계획과 실행이 가능해 진다. 


일부에서는 공공미술이 관광 컨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부추긴다. 이를 근거로 이미 만들어진 예술가의 브랜드에 편승하기 위해 도시맥락의 주요거점을 유명 작가의 작업으로 장식하길 주장한다. 우리의 일상공간이 관광 컨텐츠가 될 만큼 매력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틀린 주장은 아니다. 그러나 공공미술의 계획과 실행을 바라보는 순서가 잘못되어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을 때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공공미술에 관한 논의는 우선 도시의 공공공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일종에 과거와 현재의 공간사용에 대한 진단이며 도시공간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가치설정과 관련 있다. 사실 도시의 공공공간은 다분히 정치적인 곳이다. 다양한 권력이 시각화되고 대립하고 충돌한다.




반 보 르-멘첼(Van Bo Le-Mentzel) 

<The flying classroom> 2015 

The first flight attempts of the #openschoool 

 Daniela Gellner




정치인이나 행정가에게 공공공간은 본인의 영달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재원이 된다. 채우고 비우는 리듬의 진자 운동을 흔들어 주목 받기를 원한다. 주로 채우려고 한다. 왜냐하면 채우는 작업은 시각적 실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이를 만들어 내어 업적의 전시를 배가 시킨다. 이를 위해 마치 공공성이 막연한 평등의 실현처럼 떠들며 도시개발의 한 종목을 창출한다. 여기에 소위 코드가 맞는 관련 전문가들까지 욕망을 드러내며 공간정치에 가세한다. 이런 경연장이 공공공간이다. 그러나, 그들 권력의 유효기간은 영속적인 도시생활보다 짧다. 우리는 거기서 계속 살아야 한다.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주목하기 보다는 차이의 발생지점에서 사람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보다 지속 가능한 공간의 공공성이 꾸준히 논의될 필요가 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작업되는 공공미술은 이러한 부분의 보다 철저한 인식과 인지가 필요하다. 공공미술이 현대의 일상과 괴리되어 공허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공간의 공공성을 우선 꼼꼼히 고민해야 한다. 공공미술(公共美術)이 공공미술(空空美術)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글쓴이 한은주는 공간건축에서 실무 후 영국왕립예술대학원에서 도시공간에서의 위치기반 인터렉션 디자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Siggraph 2009에서 건축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작품을 발표를 했으며,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초대작가이다. 『SPACE』 편집장, 공간건축 이사를 지냈으며, 현재 소프트아키텍쳐랩의 대표, 한양대 겸임교수, 『SPACE』 편집위원으로 예술작업, 글쓰기, 디자인공학 등의 작업을 통해 혁신적 도시디자인과 건축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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