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과 예술을 연계한 색다른 전시가 열린다. <철이철철-사천왕상에서 로보트 태권브이까지>는 미술관 개관 20주년 및 이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로, 서울과 포항에서 순차적으로 개최된다. 전시명 <철이철철>은 포스코가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의 <철이철철- TV깔대기, TV나무>에서 차용한 것이기도 하다. 이 전시는 총 네 개 파트로 구성돼 고려시대 유물 17점과 현대 작가 17인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이는 중인데, 전시 도입부를 구성하는 ‘세상을 지키는 철’은 시공간을 초월해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철을 한 자리에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종교적 상징이자 최고 절대자인 철조여래좌상과 불법의 수호자인 사천왕상이 이 구역에 포함되며, 고대 유물과 현대미술 작품 외에도 용광로나 출선 등을 담은 동영상을 설치해 다양한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한다.
류연희 <Caring 2>
‘철, 역사가 되다’는 우리 삶과 밀접한 철의 역사를 조명하는 자리로, 고려 철조 및 금속 관련 유물을 모아놓았으며, 철이나 금속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현대 미술 작가들의 조각, 설치, 평면, 영상 등 작품 15점을 소개하는 ‘철, 예술이 되다’가 다음으로 이어져, 인간, 자연, 기술의 세 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전시된다. 여기에서 한국 1세대 조각가이자 추상 철 조각의 선구자인 송영수와 김병호, 김종구, 박승모, 이재효, 정현, 최우람, 한영욱, 한은주 총 9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철, 생활이 되다’로 명명해 국내 대표 디자이너들의 조명, 가구, 소품 등 30여 점을 선보이며 전시는 마무리된다. 철이 금속과의 합금을 거치며 생활 구석구석에서 쓰임새를 확장한 사례를 보여주며, 디자이너 김경환, 류연희, 박보미, 심진아, 이상민, 정용진이 철의 새로운 디자인을 소개한다. 종교적 수호신인 사천왕상부터 추억의 만화 영화 속 영웅인 로보트 태권브이까지, 철을 주재료로 사용한 고려시대 유물, 현대미술, 디자인 등의 작품 속에서 산업재인 철이 지닌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전시는 내용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어린이 미술 실기교실, 갤러리 토크, 클래식 공연 등 흥미로운 연계 행사도 진행한다고 하니 놓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