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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리앙 가이야르
Cyprien Gaill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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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인간, 자연의 관계방정식

외부 자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인간은 도구를 발명하고 문명을 건설했다. 유토피아를 향한 욕망은 수많은 도시 구축으로 이어졌고, 승리의 상징처럼 그 과정은 건축물 등의 모뉴먼트 형태로 기념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러한 잔존물이 점차 파괴되고 소멸될 때,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가. 또한 그것이 의미를 부여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역사와 현실이 충돌하는 풍경을 직시해온 시프리앙 가이야르는 사회적 관습과 공공의 공간을 면밀히 탐구하고, 자연계와 인간이 만든 세계 사이의 위태로운 균형을 추적한다. 문명의 필연적 변화와 몰락, 공간구조물의 건축과 해체가 담긴 그의 작품은 다양한 미디어의 형식으로 역사와 현재를 새롭게 조명한다.
● 김미혜 기자 ● 이미지 Sprüth Magers / Fondation d’entreprise Hermès 제공

'취하지 않은 도시(Sober City)' 2015 Double exposure polaroid 103×73×4.5cm (each) [시프리앙 가이야르] 전시 전경 아뜰리에 에르메스 © the artist 이미지 제공: 에르메스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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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야르의 작품은 발끝에서 시작해 눈을 거쳐 손으로 완성된다. 걷고, 관찰하고, 찍는 행위의 순서 그 자체로 진행되기에 그렇다. 일 년의 절반 이상을 여행지에서 보내는 작가는 여행할 때 비로소 온전히 존재한다고 느끼는데, 그의 이런 유목민적인 면모는 어릴 적 경험에 기인한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유년을 보내고 다시 프랑스에 돌아온 작가는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소설 『이방인(L'Étranger)(1942) 속 뫼르소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소속의 부재를 절감한다. 그렇게 특정 장소에 애착을 가질 수 없었던 그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인간과 자연, 폐허와 생명력이 대비되는 순간들을 자연스레 목도하게 된다.





<나이트라이프(Nightlife)> (Film still) 2015 3D motion picture, DCI DCP 14min 56sec 

© the artist and Sprüth Magers Soundtrack © BLACK MAN’S WORLD 

Performed by Alton Ellis, (P) 1970 Sanctuary Records Ltd., 

a BMG Company, Courtesy of BMG Rights Management GmbH Written 

and composed by Alton N. Ellis, published by Haka Taka Music, 

Courtesy of Melodie der Welt GmbH & Co. KG. © BLACK MAN’S PRIDE 

featuring the performance of Alton Ellis is licensed 

by Jamaica Recording and Publishing Studio Limited,. 

13 Studio One Boulevard, Kingston 5, Jamaica Written and composed 

by Alton Ellis, published by Third Side Music o/b/o Jamrec Music,, 

Courtesy of Rückbank Musikverlag Mark Chung




본격적인 여행 작업 전, 우연의 산물로 만들어진 기념비 같은 작품 <호수 아치(The Lake Arches)>(2007)를 살펴보자. 마치 홈비디오처럼 핸디 캠으로 촬영한 영상엔 가이야르가 찍은 친구들의 물놀이 장면이 담겼다. 여름을 즐기는 청년들의 아름다운 장면이 그려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내 다이빙한 친구의 코가 깨지고 피범벅이 된 모습이 앵글에 잡힌다. 친근하고 호의적으로만 보였던 호수의 깊이가 생각보다 너무 얕았던 탓이다. 흐르는 피를 수건으로 닦는 얼굴 뒤로는 고대 유적지와 같은 풍경이 스치는데, 배경이 되는 곳은 파리 외곽 생껑땅 엉 이블린(Saint-Quentin-en-Yvelines)에 위치한 호수 아케이드(Les Arcades du Lac). 스페인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Ricardo Bofill) 1981년 파리 신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설계한 이 주거단지는 베르사유 궁전(Château de Versailles) 정원을 본 따 만들어 한때대중을 위한 베르사유로 칭송됐으나 도시의 쇠퇴, 시민들의 무관심 속 점차 폐허로 변해갔다. 잔잔하고 평온하게만 보였던 호수는 인간에게 고통과 환멸을 선사하는 근원이 되고, 인간의 무질서와 나이브함은 고대 폐허의 일부로 전락한다. 인상적인 배경과 파격적인 해프닝이 어우러진 이 1 39초의 짧은 영상은 사운드가 없음에도 그 어떤 영화보다 극적이며 절대적으로 드라마틱하다.




<가상 전쟁의 실제 잔재 V(Real Remnants of Fictive Wars V)> 

(Film still) 2004 35mm film and 35mm film transferred to video 

Color, no sound 7min 39sec © the artist and Sprüth Magers





예기치 않게 파괴적인 순간을 작품으로 남기게 된 가이야르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확장해나간다. 멕시코 칸쿤은 꿈의 휴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고대 마야 문명의 유적지인데, 1970년대 본격적인 관광단지로 개발되며 유적 위로 호텔과 나이트클럽, 골프 코스와 고속도로 등이 세워지게 됐다. 고대의 폐허와 현대의 재앙이 충돌하는 이곳에서 작가의 초기작이자 대표작 중 하나인 <황금과 거울의 도시(Cities of Gold and Mirrors)>(2009)가 탄생한다. 16mm 필름으로 촬영한 영상은 봄방학을 맞아 칸쿤을 방문한 10대 미국인 단체 관광객이 지역의 역사나 문화에는 무관심한 채, 오직 유흥만을 탐닉하며 경쟁하듯 술병을 비워내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마시고 있는 술은 마야의 이미지가 레이블에 부착된 데킬라아즈텍의 영혼(Alma Azteca)’이다. 고대 유물은 허물어졌고, 그 위에 세워진 현대 건축물은 새롭게 폐허로 변해가며, 젊은이들은 스스로 폐허가 되기를 자처하듯 폭음의 무아지경에 빠져있다. 역사의 망각과 소멸을 나타내는 이러한 장면들은 사라져가는 과거를 향한 안타까움의 표상이라기보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고고학적 장소로 확장하는 매개로 자리한다. 작가는 이를 일종의 수학적 계산법으로 상정하기도 했는데, 그에 따르면마이너스와 마이너스를 곱하면 플러스가 되듯, 새로운 역동성이 탄생한 것이다.





<황금과 거울의 도시(Cities of Gold and Mirrors)> 

2009 16mm film 8min 52sec

<시프리앙 가이야르> 전시 전경 아뜰리에 에르메스 

© the artist 이미지 제공: 에르메스 재단




한편 <황금과 거울의 도시>에 등장하는 여러 장면은 향후 개별 챕터처럼 집중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업으로 발전한다. 그중 알코올과 식물은 문명의 메타포적 요소로 그의 작품에 빈번하게 등장한다. <발견의 회복(The Recovery of Discovery)>(2011)은 자기 파멸의 행위이자 인식을 확장시키는 양가적 모티프인 알코올을 심도 있게 고찰한다. 가이야르는 2011년 터키산 맥주 에페스(Efes) 7 2,000병을 피라미드 형태로 쌓아 전시했다. 베를린 KW 현대미술관(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에 약 8주간 설치된 작품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유롭게맥주 산을 오르내리며 원 없이 술을 마시고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병이 비워지고 숙취에 시달리는 관람객이 늘어날수록 피라미드의 형태는 망가지고 부서졌다. 흔히 피라미드는 고대 유적의 전형으로 여겨지나, 베를린에선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 <페르가몬 제단(Pergamon Altar)>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과거 독일이 고대 에페소스(Ephesos), 즉 현재 터키 에페스에서 유적을 약탈해온 사실을 의도적으로 암시하며, 보존의 역사이자 약탈의 역사가 되는 인간의 이중성을 표출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붕괴되어 가는 피라미드를 보며 우리는 문화재 약탈과 소멸의 과정, 그 깊숙한 곳에문명의 주도자인간의 파괴적 속성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발견의 회복(The Recovery of Discovery)> 

Installation view of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Berlin, 

March 27 - May 22, 2011 © the artist and Sprüth Magers Photo: Uwe Walter




또 다른 핵심 모티프인 식물은 <나이트라이프(Nightlife)>(2015)에서 주요하게 다뤄진다. 가이야르는 꼬박 2년간 클리블랜드, 로스앤젤레스, 베를린 세 지역의 밤 풍경을 촬영해 작품으로 완성했다. 4개의 파트로 구성되는 영상은 클리블랜드 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의 로댕(Auguste Rodin) 조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상징적인 이 조각상은 1970년 무장 단체 웨더 언더그라운드(Weather Underground)의 폭격으로 부분부분 파괴되어 있다. 이어 렌즈는 로스앤젤레스로 옮겨가 1932년 올림픽을 위해 수입된 가이즈카향 나무(Hollywood Juniper)를 비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이즈카향 나무의 움직임이 그 이름만큼 기묘하고 수상하다. 이제 바다 건너 베를린 올림피아스타디움(Olympiastadion)으로 향해보자


나치가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건설한 경기장에 펼쳐진 화려한 불꽃놀이, 드론으로 촬영한 일련의 장면들이 스크린에 상영된다. 베를린 올림피아스타디움은 세계적인 육상선수 제시 오웬스(Jesse Owens)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거머쥔 곳이기도 한데, 이를 상기하듯 영상은 다시 클리블랜드로 돌아와 오웬스가 고등학교에 심은 오크 나무를 보여주며 끝이 난다. 특히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사운드트랙이 몰입도를 더욱 높이는데, 앨튼 엘리스(Alton Ellis)의 노래 <Black Man’s Word> 나는 패자로 태어났다(I was born a loser)” 부분이 다양한 범주에 걸쳐 반복되고, 흑인 육상선수 오웬스의 나무를 비출 때는 자막으로패자승자(winner)’로 바뀌어 보여진다. 진정한 역사 속 승자의 의미를 반문하고 인간과 자연 사이 관계의 변화를 예시하는 작품은 시적이면서 동시에 역사적이다.


가이야르의 2020년 신작 <정신을 제외한 모든 것(Everything but Spirits)>에는 <발견의 회복> <나이트라이프>의 핵심 모티프였던 알코올과 식물 생태계가 그림자처럼 다시 등장해 한층 더 견고해진 그의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다. 파괴를 창조의 과정으로, 또 창조를 파괴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가이야르의 작품은 도발적이면서 과감하고, 때론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문명과 인간, 자연의 관계식에 더 이상 올바른 값이 주어지지 않으면, 세상의 균형은 끝내 무너지고 만다는 것을.  

 



시프리앙 가이야르

Photo: Albrecht Fuchs

 



작가 시프리앙 가이야르는 1980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스위스 로잔 예술 대학교(École Cantonale d'Art de Lausanne)에서 공부했고, 2010 ‘뒤샹 프라이즈(The Marcel Duchamp Prize)’, 2011 ‘내셔널 갤러리 상(Preis der Nationalgalerie)’ 등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입지를 굳혀나갔다프랑스 퐁피두 센터(Centre Georges Pompidou), 영국 테이트모던(Tate Modern), 미국 해머미술관(Hammer Museum), 캐나다 몬트리올 현대미술관(Musée d'art contemporain de Montréal)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열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현재 가이야르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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