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Key Work
현재 위치
  1. Key Work

Key Work

백남준과 이어령의 지음지간(知音之間)을 꿈꾸며

0원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Key Work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백남준, 이어령, 김종규 등 만찬(1992년 8월)



바람을 일으켜 연약한 날개를
뜨게 해준 양력

이어령 선생이 떠나신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가 영면에 든 후, 온전히 보내드리기까지 빈소에서 보낸 5일은 그와의 인연을 상기하기조차 짧은 시간이었다. 단지, 문상 온 여러분들이 상주도 아닌 나에게 위로를 전할 때면 그분과의 인연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 이 선생님과 내가 인연을 맺은 것은 그분이 삼성출판사 편집 고문으로 계시던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 나이 스물다섯, 이 선생은 서른 때였다. 그렇게 이어진 인연의 끈이, 철들고부터 50년이었으니 내 인생의 전부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월탄 박종화 선생을 비롯한 당대 최고의 문인들과 함께 이립(而立)의 이 선생을 고문으로 모셨던 것은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분명 대단한 파격이었다. 그러나 이미 그는 약관(弱冠)에 접어들면서부터 굴지의 신문사에서 논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었던 터라 그리 이상할 것도 아니었다. 이 선생의 천재성이 그 파격의 발단이었다면 발단이었을 뿐.

이 자리에서 이 선생과 짧지 않은 인연으로 파생된 수많은 이야기를 다 열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넝쿨나무도 거목을 만나면 타고 올라가 높은 곳을 볼 수 있다”, “비행기는 맞바람을 받아 양력(揚力)이 더해져야만 무거운 짐을 싣고도 더 멀리 날 수 있다”라는 옛 수사가 사실임을 나는 이 선생님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는 그저 보잘것없는 넝쿨 줄기에 불과했던 내게 늘 발판이 되어 타고 오르도록 도와주셨다. 이 선생님은 내겐 그 키와 둘레를 가늠할 수 없는 거목이었고 끊임없이 바람을 일으켜 연약한 날개를 뜨게 해준 양력이었던 것이다. 사람을 사귐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다른 것과 전혀 다른 것들이 만나 융복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소통과 혁신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네트워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연결(connect)과 창의의 환경에서는 ‘무엇을 알고 있냐도 중요하지만, 누구를 알고 있느냐’가 더 큰 역량이고 경쟁력이 된다. 이 선생을 통해, 나는 내가 쉬이 접하기 어려웠던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교분을 쌓을 수 있었다.



젊었을 때의 이어령과 김종규(1974년)



제약도 막힘도 없는
교감과 공감

그중 한 분이 백남준 선생이다. 주지하다시피 백남준은 미술의 울타리 밖에 있던 개념들을 예술의 대장 속으로 한입에 삼켜버린 문화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고 있는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우리 민족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문화지형을 선두에서 이끌어 왔던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 선각자였다. 이 두 거장의 만남은 그 자체가 최고의 융복합이었고 혁신이었다. 국제적인 활동에 늘 분주했던 백남준 선생은 어쩌다 입국하게 되면 이 선생의 자택과 멀지 않은 평창동 올림피아 호텔에 머물곤 하셨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이 선생과 짬 나는 시간을 함께하기를 즐겼다. 문학과 예술의 영역을 초월해 모든 범주에서 폭넓게 담론하였고, 최고는 정점에서 만난다는 말처럼 그들이 나눈 대화는 어떠한 제약도 막힘도 없는 교감이었고 공감이었다.

그러던 중 1992년에, 내가 회장으로 있던 삼성출판사에서 백 선생의 전기적 성격의 책 『백남준』을 출간하게 되었다. 당시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과 부인인 정희자 힐튼호텔 회장이 마련해준 출판기념회가 7월 힐튼호텔에서 있었다. 행사 시작 시각이 30분이나 지났는데도 주인공인 백 선생이 나타나지 않았다. 발행인인 나로서도 초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후 나타난 백 선생은 김우중 회장을 보자마자 겸연쩍은 표정으로 “세계적인 기업가를 30분이나 기다리게 했습니다”라고 양해의 말을 전하자 김우중 회장은 “세계적인 예술가를 모시는데 이 정도 기다리는 게 대순가요”로 화답해 장내는 금세 화기애애해질 수 있었다. 차원이 다른 격조 높은 인사와 응수였기에 그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

그리고 한 달여 뒤 어느 날, 백 선생님과 이어령 선생님을 우리 집으로 모셔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요청했다. 내 집 역시 백 선생이 묵던 숙소와 멀지 않은 탓도 있겠으나 긴 여행으로 가정집 밥상이 그리우셨던 건지 백 선생님은 흔쾌히 응해주셨다. 된더위가 한창이던 늦은 오후, 마침 불어준 산들바람을 맞으며 걸어서 당도해 시작된 만찬은 창밖으로 보이던 인왕산 등어리처럼 부드럽게 무르익어 갔다. 식사를 마친 후 와인이 곁들여지자 “나는 어령이만 만나면 신나”라는 백 선생의 말씀에 주거니 받거니 두 분의 지음지간(知音之間) 같은 대화는 서로를 감싸며 아름다운 우정으로 훈훈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되었을까? 갑자기 백 선생이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달걀과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옥돌 두 개를 주섬주섬 꺼내시는 게 아닌가. 그러고선 펜을 찾아 거기에 각각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대작을 완성하고 난 후 서명하듯 당신 이름까지 적으신 후 이 선생과 내게 각각 하나씩을 나눠주셨다.



백남준 출판기념회(1992년 7월)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의
반야심경의 경전

“이거 수성펜이라 금세 지워지겠는걸?” 누군가 이렇게 말하며 색과 형상이 오래갈 수 없음을 아쉬워하자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어딨어?” 백 선생은 이 선생과 내 표정을 슬며시 살피면서 말을 이었다. 중저음으로 깔려 귓가에 전해진 이 말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체(色)는 공(空)이다. 다시 말해, 형상은 잠시 머물러있을 뿐, 실체는 없다(色卽是空空卽是色)’라는 반야심경(般若心經)의 교리처럼 결코 가볍지않게 다가왔다. 그렇게 30년이 지나 백 선생의 말처럼 모든 것은 변했고 두 분마저 떠나버린 지금, 그 달걀 옥돌은 모든 것이 지워진 채 내 집 장식장에 덩그러니 홀로 남아 있다.

이렇게 다시 오지 못할 아름답고, 꿈만 같던 시간은 밤새는 줄 모르고 이어졌고 그것은 온전히 내게 은총 같은 선물이었다. 이제는 천상에서 두 분이 오랜만에 다시 만나 그간의 못 나눈 회포와 격 있는 대화를 이어나가고 계시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만물이 푸르름으로 다시금 소생하는 봄이 되었다. 그런데도 그날 밤을 생각하면 동지섣달 허기진 겨울밤처럼 쓸쓸하고 허전함을 달랠 길이 없다. 그나마 두 분이 살아계실 때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하셨던 것은 두 분께도 보람이었겠지만, 남아있는 우리에게도 커다란 기쁨이었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해본다. 또한, 이를 높이 평가하여 서훈해준 정부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어른과 위인이 없는 세상이라고들 한다. 참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어령 선생님과 백남준 선생님, 그래도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계시는 사표로 남아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그리움이 꽃샘추위처럼 가슴을 저며온다.



백남준 선생이 서명해서 선물로 준 달걀 옥돌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