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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수 <태고의 바람> 2015
테라코타 8.5×8.9×8.9cm
한국 현대조각과 건축 분야에서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조각가 최인수와 건축가 김준성이 예술적 대화를 통해 함께 만들어 가는 전시가 열린다. 건축과 조각은 무엇보다 물질과 공간, 신체와 관련한 예술이라는 데 그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작가가 공간과 물질에 신체의 흔적을 각인하고 난 후, 이를 감상자가 소환하는 과정 사이에는 시간이 흐른다는 점 역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같은 공간 속 다른 시간이 만들어내는 차이, 혹은 같은 시간 속 각자의 경험이 빚어내는 수용의 차이들은 감상자의 상상력으로 달리 채워진다.
김준성 ‘비승대 성당 (이천)’ 내부로 통과되는
빛의 모양 확인을 위한 드로잉 1992
김준성과 최인수는 섬세한 감성과 재료에 관한 깊은 사유를 통해 시간과 공간이라는 예술적 조건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전시는 두 작가 사이의 예술적 지향과 물질, 자연을 다루는 태도 그리고 공통된 감수성을 발견하고 이를 사유와 대화로 이끌어낸다. 관람객은 작업과 주변의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정서, 경험에서 비롯된 개별의 냄새, 촉감, 맛과 같은 감각의 편린들 그리고 그들이 환기해내는 감정의 고양을 함께 기억하고 각자의 상상력을 작동시키면서 감동을 얻는다.
김준성 ‘토네이도 하우스(서울)’ 벽를 뉘이는
각도를 찾기 위한 설계 도면 1992
물질은 감각을 주관적으로 이끌어내게 하는 실체로서 존재한다. 실체적 물질성과 함께 그것을 아우르는, 혹은 그 너머에 존재하는 정신적인 영역을 동시에 감각하는 것이야말로 예술 경험의 본질일 수 있다. 따라서 공동의 시공간에서 하나의 작업이 수많은 경험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사실은 조각과 건축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으로 승화한다. 화이트 큐브를 벗어나 색다른 공간 속에서 작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각자의 감각으로 탐색하면서, 이에 감응하는 내적 울림을 선사하는 전시는 4월 12일에 시작해 7월 9일까지 계속된다.
· 문의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02-6952-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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