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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Lee Min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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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ART NEW HERO 2021
느릿느릿 뒷걸음-치기

이민선의 작업은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의 고리를 잘라낸다. 무엇보다 동시대 예술의 허영심, 특별함을 평범함으로 가장하는 예술세계의 모순을 그는 실컷 풍자한다. 풍자가 예술의 토양을 갈아엎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작가는 상투적인 것들로 채워진 세계를 재현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자아를 생성한다. 고유한 정체성을 지향하던 시대는 점점 흐릿해지고 언젠가부터 다양한 존재의 형태가 동시대 문화에 정착되는 분위기다. 이민선의 작업은 예술의 문맥보다 현실의 맥락 속에서 작동한다. 일상적인 것이 미술적인 것보다 앞서 위치할 수 있다는 것은 동시대 시각예술의 시점으로 보면 결코 낯선 모습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매우 일상적인 것을 작업의 도구이자 미학적 장치로 활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 정현 미술비평가·인하대학교 교수 ● 이미지 작가 제공

'사오정은 점점 미안해졌다' 2020 가변설치 '필사의 유머' 전시 전경 2020 탈영역우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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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은 한국의 모더니티를 - 그러니까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전개된 근대화로 인하여 삭제되어버린 일상과 사유의 시간을 소환하여 - 현재의 시간 사이에 재배치한다. 이러한 행위는 추억을 들춰내어 부러 향수를 건드리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산업화와 탈산업화를 매우 압축적으로 겪은 한국사회의 발전 속도와 현실 사이의 이격을 적극적으로 되찾아보려는 시도에 가깝다. 발전의 속도를 높일수록 주변의 풍경은 추상이 되어 뚜렷한 형체가 해체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작가가 비집고 들어가려는 이 틈새는 과도한 경쟁과 발전의 열망으로 인해 자기만의 생애주기를 마치지 못한 시간, 언어가 되기 전에 기억 밖에 묻혀버린 사람들, 사건들, 사연들을 연상시키는 텍스트, 영상과 설치로 재구성된다.





<사오정은 점점 미안해졌다> 2020 가변설치

 <필사의 유머> 전시 전경 2020 탈영역우정국




그가 문을 연 블로그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2021)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너나없이 개설한 개인 블로그들이 원형이다. 사실 이러한 유형의 블로그는 포맷과 내용이 천편일률적으로 흡사하다는 게 특징이다. 대개 유명인의 경구, 좋은 생각과 추억담으로 채워진 이 공간은 풍토건축물(vernecular architecture)처럼 관습적인 방법으로 제작되어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하위문화에 속한다. 이렇듯 세대에 따라 분류되는 디지털 세계의 유형학적 공간은 한편으로는 민족지적 대상으로 살펴볼 수도 있겠다. 자작은 디지털 이주민 중에서도 언어, 문화, 트렌드 등에 취약한 세대들이 터를 닦은 예외의 영토다. 동시대로부터 비스듬히 자리 잡은 근대화의 주인공을 두고 감히 ‘벌거벗은 생명’이라 호명한다면 다들 과잉해석이라고 여길 것 같다. 하지만 사회적 권위가 사라지고 남은 건 ‘꼰대력’밖에 없는 아저씨와 아줌마는 성, 욕망, 사회적 지위가 대부분 거세되어 인간으로서의 삶보다는 생물학적 현상으로만 읽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웹사이트 스크린샷 2020 오시선웹




이처럼 이민선은 한국의 모더니티의 궤적 속에서 성공, 발전, 권위, 권력 등과 어쩌면 가장 가까우면서도 매우 멀리 떨어진 시대의 풍자를 통하여 역사, 미디어,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거나 과거의 ‘썰’ 정도로 치부하는 추상화된 시간을 디코딩한다. 전시 <필사의 유머>(2020)는 1990년대를 표상하는 허무개그 시리즈를 차용한다. 당시에는 허구개그 현상을 사회학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경제 불황의 허탈한 현실을 반영한다는 의견, 관계의 단절로 보는 학자도 있었다. 사실 허무개그의 원형은 우화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고 블랙코미디의 전형 역시 그 바탕에는 허무함을 배경으로 한다. 즉 허무개그의 배면에는 현실의 고단함이 담겨 있다.




<말이 많은 작업> 2021 싱글채널 비디오 10분




이슬람의 현자라 불리는 나스레딘(Nasreddin)의 우화 중에서 티무르(Timur) 시대에 수탈로 가난과 배고픔이 지속되던 시절의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이 우연히 도착한 마을에서 그를 의사로 착각한다. 환자는 마을 최고의 부자였다. 그는 의사처럼 진단하는 시늉을 한다. 마침 환자를 위한 미음이 도착했다. 그는 환자 대신 미음을 들이켰다. 그는 미음 덕분에 둘 중 한 명은 살 수 있었노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세상은 여전히 의인, 영웅, 전능한 존재를 기다리고 그러한 신화적 서사는 시대를 초월하여 반복 재생산하지만, <필사의 유머>는 관습의 규범을 비껴나가라고, 주어진 형식을 반드시 채우지 않아도 된다고 중얼거린다.




<진짜 달밤에 체조> 2021 싱글채널 비디오 9분 18초



이민선 작업에서의 우화성은 짓궂은 농담이라기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혹하게 경쟁을 조장하고 발전이란 미망에 빠져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친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건 무엇일까?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은 『불과 글(Il fuoco e il racconto)』에서 무위의 개념을 두고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으로 본다. 즉 할 수 있음과 마찬가지로 할 수 없음 또한 동등한 힘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두 유형의 힘의 권리를 허락해야만 사회적 결과로서 개인의 존재를 판단하지 않고 삶의 과정에서 어떻게 개인의 잠재력이 생장하는지를 볼 수 있다고 전한다. 그는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를 준비하면서 세 권의 책을 참고했는데 그중 한 권이 바로 위의 책이다. 아감벤은 이렇게 말한다. “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을 수 있는 스스로의 잠재력을 관찰하는 삶은 모든 행위를 무위적으로 실천하며 모든 순간을 오로지 하나의 가능성으로만 살아가는 삶이다.”* 끊임없이 성공의 미담을 생산하고 진취적인 세계인이 되라는 거대한 말은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선택의 권리만큼 우리에겐 포기의 권리도 주어져야 한다. 이민선은 바로 포기의 힘을 이야기하는 중이다. PA  





이민선 작가




작가 이민선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영국왕립예술대학원(Royal College of Art)에서 석사과정을 거친 뒤 서울대학교 미술학과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개인전으로는 2011년 <새>, 2018년 <실제 있었던 일인데>, 2020년 <필사의 유머>, 2021년 웹 전시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등이 있다.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고, 지난 8월 6일부터 9월 5일까지 개최된 <젊은 예술가의 초상집>을 비롯 이달 5일까지 을지로 OF에서 열리는 <오’플랫 제1회 행동강령 선언 세미나>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는 등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주]
* Giorgio Agamben, Il fuoco e il racconto: 윤병언 옮김, 『불과 글』, 책세상, 2016, p.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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