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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
Yoon Suk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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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ART NEW HERO
2021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그래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수십 개의 화분이 놓인 풍경이었다. 개인적으로 분주하고 바쁜 와중에도, 그 그림 앞에서 멈추어 한참을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콘크리트 벽돌 몇 개가 주춧돌이 되어 그 위에 근본 없이 다양한 화분들에 각종 식물들이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는 이 풍경은, 단순하지 않고 장대하다. 가로 선의 붓질은 시간이 흘러가듯 이 풍경을 흘깃 바라보라고 하는 것 같지만, 어쩐지 그 시간의 장막을 뚫고 그려진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화면 속에는 꽃이 피거나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화분들도 있지만 앙상한 가지에 몇 개의 이파리만을 덜렁 달고 있는 것들도 있고, 빈 화분도 있다. 이 작품의 제목은 [계절(The Season)](2019)이다.
●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 이미지 작가 제공

'계절(The Season)' 2019 캔버스에 유채 162×227.3cm 이미지 제공: 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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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화려해 보이는 이 식물들의 풍경이 그려지기 이전에, 윤석원은 마른 풀의 풍경들을 다수 그린 바 있다. 마른 풀 그림이 언제가 처음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그가 나에게 건넨 작품들의 순서로 보자면 2013년의 개인전 <자라나는 것들>에서 장례의 그림들과 더불어 등장하기도 했고, 2015년 사회사적인 관심이 두드러지던 작품들 가운데서도 보였으며, 2017년부터는 ‘마른 식물’이라는 제목에 연번을 붙이는 연작으로까지 그려졌다. 식물의 죽음도 죽음이다. 식물이 말랐다는 것은 생을 다 하고 죽음에 가까이 가 있거나 죽었다는 것이다. 주기가 일 년이든, 몇 년이든, 혹은 운 좋게 100년 넘어 살더라도 태어난 것들은 모두 살다가 죽는다. 생명의 이 당연한 순리에도 인간은 태어남에 기뻐하고 죽음에 슬퍼하지만, 조용한 식물들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선선히 살다가 간다. 윤석원은 삶과 죽음에 대해, 그 사이에 있는 삶에 대해 참 오랫동안 진지하게 물어왔던 작가다.


미술은 죽음과 관계가 있다. 어떤 초상화는 그 인물이 영원히 영화롭게 살 것처럼 그려지기도 하고, 어떤 정물들은 죽음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죽음을 극복하고 기억하기 위해 그리기도 하고, 어떤 작품들은 예술가 개인의 죽음을 극복하고 후대에 남겨지기도 한다. 윤석원은 어쩌면 이렇게 클래식한 질문을 자신의 생애 속에서 다시 시작했다. 살고 죽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이 가운데 있는 예술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이기 때문에 답도 없고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는 질문들을, 작품 활동의 초반기부터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2019년의 <계절>은 2013년의 <마른 풀(Dry Grass)>에 대한 자신의 답변처럼 보인다. 2013년의 그림 속에는 마른 풀 더미 가운데 빈 액자와 묶인 상자, 벌려진 수첩과 흩어진 신발들이 함께 그려져 있다. 첫눈에는 그저 살풍경한 어떤 장면이겠거니 하고 흘러 지나치게 되지만, 그의 작품 전반의 맥락에서 보자면 이러한 풍경은 상징 덩어리다. 굴러다니는 신발만큼 살아있는 인간을 섬찟하게 하는 것이 없으며, 버려진 빈 액자만큼 예술가의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 다음에 죽음이 오듯이, 죽음 다음에 다시 삶이 시작된다는 자연의 순리,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든 삶과 죽음이 오고 가는 풍경이 2019년의 <계절>에 담긴다.




<2021동시대이슈전: 판타지> 전시 전경 2021 

성남큐브미술관 이미지 제공: 성남큐브미술관




이렇게 아름답고 쓸쓸한 풍경을 그리는 윤석원의 작품을 시간순으로 일별해보면, 이른 시기의 작품들은 ‘포스트-민중미술’이라고 분류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사회사적 인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윤석원 스스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글에서 밝히는바, 그것은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 때문도 아니었고, 사각지대에 놓인 인권을 위한 일도 아니었”고, 그때는 “환경문제에 깊이 관심을 가지고, 유사 환경운동을 조금씩 하고 있었”을 때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관심은 밖으로 뻗어있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본다 한들 그 많은 풍경이 더 이상 타인의 일들로만 여겨질 수 없게 되었다”고 작가는 소회한다.* 이것은 삶에 관한 이야기다.


이때 그는 태어남과 죽음 가운데에 있는 삶의 과정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마지노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시위 현장을 그릴 때도 최선을 다해 회화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형식을 고뇌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린다는 것이 인간이라는 종과 더불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 그로서는 화면 속에서 어떤 유형의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고 짐작된다. 다만 그림을 보는 입장에서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작품 속에서는 아무도, 그 어떤 것들도 작가의 입장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이용’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시대를 말하거나 그 시대 속의 사람을 그릴 때, 흔히 근접하기 쉬운 ‘대상화’의 지점, 즉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한 소재로 소비해버리는 지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미덕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서가 아니라 그림의 대상이자 주체가 작가 자신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1월(January)> 2020 캔버스에 유채 

100×100cm 이미지 제공: 갤러리바톤




그는 최근 창문이나 커튼 너머로 드리우는 빛과 그림자에 대한 연작을 제작하고 있다. 창문이라, 이것 또한 미술의 역사에서 만만하게 이야기할 주제는 아니기에, 이 작가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벽에 그려지거나 걸린 모든 그림들은 벽 너머로 창을 뚫는 행위가 아니던가 말이다. 또한 빛과 그림자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현상의 재현은 고대로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전 시대 화가들의 고뇌의 지점이었지만 사진기의 발명 이래 관심을 끈 지 오래다. 이제는 현상의 재현이라는 것이 누구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손안의 것이기에 이미 한 챕터 지나간 고전적 문제가 아닌가. 하지만 윤석원은 고집스럽다. 창과 커튼 너머로 드리우고 지나치는 한순간의 빛과 그림자는 그의 손을 거치면 어떠한 따스하고 쓸쓸한, 내용적 은유가 발생한다. 살아가는 어느 한순간, 황당한 바이러스 창궐의 시대에도 사는 동안의 어느 한순간은 아름답다고 그의 그림은 말하는 것 같다. 이렇게 그는 삶과 죽음 그리고 회화의 탄생과 지속에 대해서 처음부터 다시 말해야 하는 이유를 찾게 만드는 작가인 것이다.  PA  




윤석원




작가 윤석원은 1983년생으로 2009년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졸업 후 2012년 동 대학원에서 현대미술 석사과정을 마쳤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고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7기 입주작가,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챕터투 레지던시 등에 선정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단원미술관, 이스라엘 티로시 델레온 컬렉션(Tiroche DeLeon Collection)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있으며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되는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와 11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열리는 <동탄아트스페이스 신진작가전>에 참여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각주]

* 윤석원 개인전 <양가감정(Ambivalence>(2011) 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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