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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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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ulptur Projekte Münster 2017

* 세가지 아트 빅픽쳐 ①에서 이전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제 에르크먼 ‘뮌스터조각프로젝트 2017’을 위한 프로젝트 스케치 사진: Jan Bockho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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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SPECIAL FEATURE 

Document 14

어서와document 14’는 처음이지?_정일주

전시 기간

아테네그리스: 2017.4.8-7.16

카셀독일: 2017.6.10-9.17

 

SPECIAL FEATURE 

Skulptur Projekte Münster 2017

10년을 기다렸다뮌스터 조각 프로젝트_이가진

공식 오프닝: 2017.6.10

전시 기간: 2017.6.10-10.1

 




Special feature 

Document 14

어서와‘Document 14’는 처음이지?

● 정일주 편집장  ● 자료정리 김유진 스위스통신원

 


두 도시 이야기


소식 빠른 당신은 알고 있듯, 2017년 ‘도쿠멘타 14(이하 도쿠멘타 14, Documenta 14)’는 지금까지의 전통을 깨고 독일 카셀(Kassel, 2017.6.10.-2017.9.17)만이 아닌 그리스 아테네(Athen, 2017.4.8.-2017.7.16)에서 함께 개최된다. 이번 행사의 예술 감독을 맡은 아담 심칙(Adam Szymczyk)은 지난 2014년 카셀 미술대학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밝히며 행사 주제 또한 “아테네로부터 배우기(Learning from Athen)”라고 공표했다. 바로 얼마 전 재정난으로 파산을 선언한 나라 그리스에서 현대미술의 근간과도 같은 국제 행사를 여는 의미는 무엇인가? 왜 ‘도쿠멘타 14’는 카셀과 아네테에서 동시에 마련되는 걸까? 아테네로부터 과연 뭘 배우려고 하는 걸까? 유럽연합의 정치·경제·사회적 불화, 그 중심에 선 그리스는 유럽연합으로부터 끊임없는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누구의 잘못으로 유럽의 재정적 손해가 커졌고 과연 누가(어느 나라가) 재정난을 책임져야하는 가에 대한 논의 또한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시점에 ‘도쿠멘타 14’는 아테네를 전시 거점으로 두고 “단지 그리스라는 국가의 문제를 초점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문화적 힘겨룸의 구조와 병행하는 북쪽과 남쪽에 대해 생각해 본다”는 큰 틀을 세운 것이다. 여기에서 남쪽이란 경제적으로 힘든 나라들, 이민자들이 오는 곳을 대변하는 것이며 북쪽이란 상대적으로 잘사는 곳, 복지의 천국, 민주주의의 표상 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쿠멘타 14’를 통해 북방 남방 또는 동방 서방의 구조에 반하는 다른 쪽으로의 여행 또한 우리에게 가능한 것일까? 아담 심칙은 한 인터뷰를 통해 “남북의 구조적 문제는 어느 특정나라의 잘못이 아니라 글로벌한 현대사회 시스템의 문제”라며 “남과 북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도와주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 간 입장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작가들을 두 도시에 초대하여 경험한 것을 토론의 장으로 이끌 것이다. 도쿠멘타에 초대된 모든 작가들은 두 도시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이끌 것”이라고 피력한 바 있다. 





(The Parthenon of Books, 1983)

 Installation, Avenida 9 de Julio,Buenos Aires 

 Marta Minujin Archive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카셀을 벗어나 열리는 도쿠멘타는 미처 예상치 못했지만 아담 심칙이 추구하는 이론이 사실 전혀 색다른 것은 아니다. 1972년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이 총감독을 맡은 ‘도쿠멘타 5’부터 행사는 미술계의 유럽 중심주의적 시각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형성하면서 사회적 맥락에서 미술의 가치와 역할을 부각시켜왔기 때문이이다. 유럽중심이 아닌 전 세계의 시각과 현재의 경험을 담기위해 2002년 ‘도쿠멘타 11’의 감독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도 뉴델리, 라고스, 비엔나 등지에서 미리 전시와 함께 담론들을 끌어왔고 지난 ‘도쿠멘타 13’의 카롤린 크리스토프 바카기에브(Carolyn Christov-Bakargiev)도 카불과 알렉산드리아의 사전 전시들을 도쿠멘타 맥락으로 포함시켰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선 행사들이야 동시에 다른 도시에서 병행하는 전시가 아니었기에, 두 도시의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끌어내는 이번 도쿠멘타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게 분명하다. 유럽 언론들도 “60년 이상 호스트였던 카셀 또한 게스트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눈여겨 볼만한 프로젝트들

http://www.documenta14.de/de/notes-and-works


우선 마르타 미누힌(Marta Minujín)의 ‘책들의 파르테논(El Partenón de libros)’은 도큐멘타와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다. 지난 1983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한 차례 선보였던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아르헨티나 독재 정권의 무너진 후 그간의 금서로 만든 사원, 설치 며칠 후에 이 금서들은 시민들에게 나뉘어져 다시 지식의 소통을 위해 쓰였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지난 2016년 말까지 개인들에게 책을 모았으며, 프로젝트는 총 십만 권의 금서를 모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를 본 따 카셀에 사원형태로 설치될 예정이다. 1933년 독일 나치에 의해 이곳 (카셀 프리드리 플랏츠)에서 2,000권의 책이 불탄 사건을 생각할 때 대단히 의미 깊은 작업으로 꼽힌다. 


아르투어 쯔미예브스키(Arthur Zmijewski)의 작업 또한 기대를 모은다. 비소유와 위치변경 등 주제에 집중하며 토론에 능한 이 작가는 시리아 전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민자들의 사회적·경제적 입지에 대한 현재의 상황을 작업으로 치환한다. 그로써 시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서구의 근본적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프랑스 국경도시 칼레(Calais)는 영국으로 가려는 이민자들이 불법적으로 임시 주거하는 곳으로, ‘정글’이란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만 명 이상 거주하는 이 곳에서도 인종적 나뉨과 소통의 문제는 존재하는데, 얼마 전 프랑스와 영국의 공동서약으로 이 지역은 철거 되었고 머물던 주민 아닌 주민들은 뿔뿔이 프랑스 이민처로 흩어지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대부분 전쟁이나 탈출 시 겪은 트라우마를 앉은 채 유럽사회에서 고립된 채로 방치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하는 주체들은 철거라는 새로운 결정에 대항하여 본인들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철거의 목적은 선거 전 입지 다짐을 위해 이민자들을 보이지 않게 하려는 보수정당의 술수”라며 프랑스 언론들 또한 비판하고 있다. 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이 쯔미예브스키의 비디오 작업으로 선보인다.





Methodos, Athens. Photo: FREDDIE F.





아분나다라(Abounaddara)는 시리아 영화감독들의 공동체다. 2015년부터 페이스북(Facebook)이나 비메오(Vimeo)등 인터넷을 통해 그들만의 현실의 재현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도쿠멘타 사이트에는 이들의 작업을 크게 부각돼 있다. 그런가하면 이라크-쿠르드족 작가 하이와 K(Hiwa K)의 작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20년 전 독일 베를린으로 이민했을 때 유럽 근대주의와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지난 14년간의 작업이 현대미술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 사실에 환멸을 느꼈다고 한다. 시각 예술을 포기한 채 스페인의 전설 파코 페냐(Paco Peña)에서 플라멩코로 변신했었던 그는 뒤늦게 현대미술로 돌아왔는데, ‘2015 베니스 비엔날레’ 주제전 <The World 's Futures>에 걸작 <The Bell>을 내놓아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작가가 이라크 주조업자가 전쟁 쓰레기를 녹이는 나즈 하드(Nazhad)라는 이름의 남자와 만났을 때 나온 것이다. 제작하는 데 8년이나 걸린 이 작품은 나즈 하드의 작업을 기록한 듀얼 스크린 비디오와 밀라노 인근의 700년 된 파운드리에 주조한 거대한 종으로 이뤄졌다. 이런 하이와 K가 올해 카셀에서 아놀드 보데 상(Arnold-Bode-Preis)을 받으며 이번 도쿠멘타의 스타로 떠올랐다.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정권 시 독일로 이주한 후 각종 예술을 섭렵하며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아닌 친구 포트폴리오로 마인즈 대학에 합격했다”는 일화가 돌 정도로 학구적 지식체계와 반하는, 대중과의 소통이나 온라인을 통한 대안적 지식망 구성을 테마로 작품을 완성하는 하이와 K의 능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본인과 이민자들의 경험, 전쟁, 죽음, 살아남음 등을 주제로 하여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비전 사이의 이야기로 미술을 풀어내며, 그는 독일 미술계를 대표하는 막강 스타로 떠올랐다.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단지 타인이 아닌, 현존하는 기관과 지식시스템의 비판자로 연결하며 그는 이번 도쿠멘타의 글로벌 사우스 (global south)의 정치적 자세를 표명하고 있다.





라이언 갠더(Ryan Gander)

 <Portrait of a colour blind artist obscured by flowers>

 설치전경 2016 사진: 안드레아 로제티(Andrea Rosetti) 




아담은 누구인가?


그럼 이쯤에서 ‘도쿠멘타 14’를 총괄하는 아담 심칙에 대해 알아보자. 폴란드 미술 평론가이며 큐레이터인 그는 스위스 바젤 쿤스트할레(Kunsthalle Basel)에서 관장과 대표 큐레이터를 일임하고 있다. 동유럽 미술망의 핵심에 선 전설적인 폭살 갤러리(Foksal Gallery Foundation)를 설립하였으며, 2008년 ‘제5회 베를린 비엔날레(Berlin Biennale)’에서는 미국 출신 큐레이터 엘레나 필리포빅(Elena Filipovic) 과 함께 예술감독을 역임한 그에 대해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 는 일찍이 ‘새로운 시각의 큐레이터’라며 극찬한 바 있다. 철저한 리서치와 독자적인 프로그램이 연계된 기획을 선보이며 2011년 월터 홉스 큐레이터 상(Walter Hopps Award for Curatorial Achievement)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아트리뷰』가 선정한 파워 100인에 선정되기도 한 심칙이 ‘도쿠멘타 14’에서 과연 어떤 기량을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카셀, 카셀 도쿠멘타(Kassel Documenta)


물론 이번엔 카셀에서만 개최되는 것이 아니지만, 어쨌든 ‘도쿠멘타’의 정신적 뿌리는 독일의 중부 도시 카셀에 있다. 5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도쿠멘타’는 1955년 아놀드 보데(Arnold Bode)가 창립했으며 올해 열리는 제14회 행사까지 60여년 넘게 그 명성을 다져왔다. 독일 나치 정권 하에 자행된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반성, 자각에서 출발한 도큐멘타는 ‘전시회는 모던아트의 기록(Documentation)’이라는 의미에서 타이틀이 완성됐다. 모던아트(modern art)를 퇴폐적이고 타락한 미술로 규정해 억압하고, 1937년에는 그것들을 ‘퇴폐미술’로 낙인찍어 독일 전역에서 순회전을 연 나치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도쿠멘타’의 저변에는 탄압에 대항하는 의미가 분명하게 깔려 있다. ‘표현의 자유를 향한 자성과 자각의 상징’으로 출발한 ‘도쿠멘타’는 초반에는 자국의 미술계 움직임을 ‘기록(Documentation)’ 하는데 무게를 두었지만, 이후 탄탄한 기획력과 수준 높은 아카이빙으로 여타 국제 미술행사보다 더 현대미술 현주소를 대변하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회화·사진·조각은 물론 퍼포먼스·설치·아카이브, 필름 등 장르의 경계가 없이 현대미술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도쿠멘타’에 한국작가로는 지난 2012년 ‘도쿠멘타 13’에 전준호, 문경원, 양혜규 작가가 참여한 것을 비롯 1977년 백남준, 1992년 육근병 등이 초대됐다. 그래서 ‘도쿠멘타 14’는 세계의 남북적 구도, 서구중심의 사회, 후기 자본주의의 부분적 권력, 자본 집중현상 등을 다루는 행사의 주요 테마는 지난 수십 년간 비엔날레들이 다뤘던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전시의 성공은 이론적 바탕이 아닌 작가의 선정과 전시 형태에 있으리라 예상된다. 게다가 주최 측은 “두 도시로 나뉜 이번 전시가 외국에서 오는 전문가들을 적극 유치할 수 있겠지만, 일반 관람객들은 독일 중소도시가 아닌 더 볼거리가 많은 도시 아테네 쪽으로 돌아 설수 있다”는 우려 또한 감추지 않는다. 그리고 아테네에서 뭘 배우고자 하는가에 대한 답 또한 뚜껑이 열려야 분명히 알수 있을 듯하다. 끝으로 ‘도쿠멘타 14’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http://www.documenta14.d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블랙박스(Black BoxChambre Noire)> 

2005 혼합재료 비디오, 설치 


  

 


Special feature 

Skulptur Projekte Münster 2017

10년을 기다렸다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 이가진 기자

 

베니스, 카셀에서 여정을 멈춘다면 당신은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유럽의 세 도시를 기점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그랜드투어 삼형제의 막내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셋 중 가장 젊고, 가장 작지만 뚜렷한 자신만의 색을 가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Skulptur Projekte Münster)’가 바로 그것. 상대적으로 지명 자체는 우리에게 낯설다. 독일 북서부의 도시로, 최후이자 최대의 종교전쟁으로 기억되는 뮌스터는 ‘30년 전쟁’의 종지부를 찍는 베스트팔렌 조약(Peace of Westfalen)이 체결된 곳 정도로 역사에 흔적을 남겨왔다. 유럽의 많은 도시가 그러하듯 유구한 사연을 가진 시청, 성당 등 건축물이 많지만, 현재는 전체 인구 중 대학생 비율이 높아 ‘대학의 도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예술 애호가들에겐 ‘30년 전쟁’도, ‘대학의 도시’도 그저 곁가지에 불과할 것이다. 그들에겐 강산이 변할 때마다 자취를 드러내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가 뮌스터를 말할 때 떠올리는 단 하나의 키워드일 테니 말이다. 


오는 6월 10일부터 10월 1일까지 열릴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모든 입장료는 무료다. 도시와 대학, 미술관 등이 협심해 후원하는 덕분이다. 뮌스터에는 주립현대미술관(LWL -Museum fur Kunst und Kultur), 피카소 미술관(Kunstmuseum Pablo Picasso Munster), 등 30개 이상의 박물관·미술관이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서울시에는 150곳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약 1,000만 인구의 서울과 26만 명 정도에 불과한 뮌스터의 인구를 고려할 때, 인구수 대비 비율 차이는 엄청난 셈이다. 참고로 뮌스터는 면적 역시 서울시 크기의 절반 정도의 중소도시다. 몇 개의 기관이 있느냐가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시민 한 명이 누리는 문화 혜택의 빈도수가 많아진다는 점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인 셈이다.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 

<Giant Pool Balls> 1977 

Skulptur Ausstellung in Munster 

1977 사진 LWL / Hubertus Huvermann 2016


  


이렇게 문화적 토양이 성숙한 것 같은 도시지만,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는 웃지 못할 탄생 비화가 있다. 1973년 뮌스터 시는 조지 리키(George Rickey)의 키네틱 조각 <세 개의 회전하는 사각형(Three Squares Gyratory)>을 시 예산으로 구입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주민들은 이 작품이 도시의 외관을 망친다며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현대미술에 관한 이해 부족이 낳은 해프닝이었다. 이에 당시 주립미술관장이었던 클라우스 부스만(Klaus Bußmann)은 몇 달 동안 방송에 출연, 주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대 조각’ 나아가 ‘현대 예술’, ‘공공장소에서의 예술’이라는 주제에 관한 관심을 환기하며 여론을 돌려세우는 데 성공한다. 


1977년에는 큐레이터 카스퍼 쾨니히(Kasper König)와 협심해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돛을 올리는 이 역시 부스만이다. 조각품 하나를 구입하는 것도 순탄치 않았던 이 도시의 일상에 작품을 선물하고, 현대미술이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이 같은 태생적 특징을 명심하며 그들은 현대 조각의 특징을 고찰하며, 도시 안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찾는 동시에 어떻게 공공장소의 외양을 바꿔나갈 수 있는지 여러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그렇게 예술(art), 도시(city), 공공(public)이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를 각자, 또 상호의존하며 이끌어가는 구심점이 된 것이다. 


그 결과 시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 도시를 찾기 시작해 1997년에는 50만 명이, 2007년에는 그보다 많은 55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 올해 뮌스터를 무대로 34개의 개별 프로젝트를 실현시킬 작가는 총 36명(팀)으로, 기존과 다르게 영상, 퍼포먼스 아트에 초점을 맞춘다. 총감독인 카스퍼 쾨니히와 큐레이터 브리타 페터스(Britta Peters), 마리안느 바그너(Marianne Wagner)로 구성된 큐레이팅 팀은 예술, 공공장소, 도시 환경과의 연관성을 탐험하며 특정 장소를 위한 신작 제작에 나설 다국적 예술가를 뮌스터로 초청했다. 





Andreas Siekmann <Trickle Down. Der Offentiche Raum

 im Zeitalter seiner Privatisierung> 

 Photo by Roman Mensing/sp07 




지역의 역사적, 건축학적, 사회적, 정치적, 미학적 문맥을 고려한 작업이 되겠지만, 동시에 한정된 지역성에서 탈피해보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인터넷’을 활용해 뮌스터라는 도시를 넘어 디지털 시대에 공적 장소와 사적인 장소의 개념에 관한 질문, 나아가 전 지구적 현안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통적 작업을 고수하는 조각가 외에도 퍼포먼스, 영상 작업 등을 하는 작가를 리스트에 포함시킨 이유도 거기에 있다. 참여 작가도 이미 작고한 이부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까지 다양하다. 많은 이들에게 낯익은 이름인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 이사 겐즈켄(Isa Genzken), 마이크 캘리(Mike Kelly),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등의 이름이 눈에 띄고, 유럽을 중심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퍼포먼스 아티스트 알렉산드라 피리치(Alexandra Pirici), 고고학적 레퍼런스를 현대적 설치 작품으로 재해석하는 듀오 펠레슈 엠파이어(peles empire)의 프로젝트를 유심히 살펴보기를 권한다. 


쾨니히는 뮌스터 근처에서 자라 도시 환경 자체와 역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23살 무렵, 스톡홀름에서 선보인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 전시로 미술계의 이목을 끌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는 쾰른의 루드비히 미술관(Museum Ludwig) 관장으로 재직하며 관록을 쌓았다.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Westkunst>(1981), <The Broken Mirror>(1993) 등 대규모 전시를 기획해왔으며, 2014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무대로 열린 ‘마니페스타10(Manifesta 10)’의 책임 큐레이터를 맡은 바 있다. 그를 중심으로 뭉친 큐레이터들은 히치콕(Alfred Hitchcock)의 <이창(rear window)>이 ‘관음증’을 다루는 방식과 유사하게 구조의 문제, 디지털화와 세계화의 영향과 징후를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기획 단계에서 ‘상상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했다. 그러한 상상력은 디지털 영역에서 ‘몸’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 인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디지털 세계에서의 몸의 현현과 사라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를 다룬 방법론으로 퍼포먼스적인 접근을 선택했다. 





호르헤 파르도(Jorge Pardo) <Pier> 1997 Skulptur. Projekte 

in Munster 1997 사진 LWL / Hubertus Huvermann 2016 




무엇보다 인식의 주체인 동시에 객체로서의 몸, ‘재료 혹은 물질(material)’로서의 몸,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환경으로 퍼포먼스적 상황을 정의 내린다. 일종의 살아 숨 쉬는 예술 작품으로서 사람들이 다양한 종류의 퍼포먼스를 경험하게 한다는 것. 뮌스터 주민과 협업해 완성하는 작품도 있고, 몇몇 무용수가 공연을 펼치기도 할 예정이다. 17주 동안 펼쳐질 수많은 이벤트는 뮌스터 도심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2017’은 그 반경을 더 넓게 잡았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에서 5km 내외로 포진되어있는 장소를 활용해 관광을 위한 매력도 보여주겠다는 것처럼 말이다. 기본적으로 실내 전시와 퍼포먼스의 중심이 되는 공간은 2곳, 주립현대미술관과 씨어터 임 품펜하우스(Theater im Pumpenhaus)다. 처음부터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주립현대미술관은 전시장의 기능과 동시에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를 위해 물리적 공간도 내어준다. 노라 슐츠(Norah Schultz)는 신관 로비에 드론으로 촬영한 어설픈 이미지와 빛을 비춰 건축의 원근법적 인식에 균열을 내는 시도를 한다. 


그레고어 슈나이더(Gregor Schneider)도 통상 특별전이 열리는 공간을 비상구를 통해서만 입장할 수 있는 아주 사적인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씨어터 임 품펜하우스는 평소에는 뮤지컬, 연극, 무용 등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이곳은 보통 일련의 무용수를 초대해 진행하지만, 이번만큼은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긴터스도르페/클라센(Ginters dorfer/Klaßen)이라는 팀에 전권을 주고, 전시 기간 내내 진행되는 모든 공연을 기획하게 했다. 많은 레퍼토리가 준비되어 있다지만, 그중에서도 처음 공개되는 신작 <Kabuki Noir Münster>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특히 공연장의 안마당에는 아람 바르톨(Aram Bartholl)이 설치한 대규모 불 설치물로 마치 캠프파이어를 하는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한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휴대폰을 충전하거나, 간단한 간식을 먹는 등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고 하니 지도에 꼭 표시해두는 것이 좋겠다.




아라카와 에이(Ei Arakawa) <How to DISappear in America> 

2016 사진: 요에르크 로제(Joerg Lohse) Courtesy

 Reena Spaulings 헤르만 드 브리(Hermann de Vries)

 <sanctuarium> 1997 Skulptur Projekte in Munster 1997 

사진 LWL / Hubertus Huvermann 2016 




그렇지만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옥외에 설치되는 ‘장소 특정적’ 작품들일 것이다. 실제로 행사가 끝나면 대부분 작품은 사라지게 된다. 물론 시 의회와 주민 간의 회의를 거쳐 구입하는 작품도 있지만, 모든 작품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아남은 작품들은 ‘조각 프로젝트 아카이브(Skulptur Projekte Archiv)’라는 이름으로 꾸준하게 관리된다. 1977년 이래로 36개 이상의 작품이 뮌스터의 공공장소에 남게 되었고, 뮌스터시와 주립현대미술관, 뮌스터 대학교가 각각 컬렉션을 소유, 유지하고 있다. 


도시 주변에 펼쳐진 작업들은 행사 기간이 아니어도 언제든 감상 가능한데 ‘Public Collection’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개별 작업에 관한 이미지 자료와 텍스트를 소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영구 소장 작품은 매 에디션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조각품과 조화를 이루며 해석의 확장을 꾀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수호신(genius loci)’처럼 뮌스터에 자리 잡은 과거의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돌아보는 기회가 생길 듯하다. 지난 에디션들이 남긴 흔적, 혹은 뮌스터를 배회하는 유령처럼 남아있는 작업이 새로운 작업이 환경에 개입하는 전제 조건처럼 활용되니 말이다. 


큐레이팅 팀은 냉전 이후 독일의 역사에 깊숙이 개입해 온 도시 계획과 사회의 관계를 통해 전시의 기원 그 자체를 돌아보고, 도시 환경에 관해 심도 깊은 연구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셀이 아테네로부터 배우기를 결정했다면, 뮌스터는 이웃 도시 마를과 손잡는다. 행정적으로 뮌스터와 마찬가지로 라인-루르 지방에 속하는 마를은, 20세기 초 광업과 화학 산업 위주로 성장한 소도시다. 이번 협업은 조각품을 교환하는 것뿐 아니라 두 도시에 단기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장르를 확장해 문학에서도 영감을 받을 모양이다.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Dragset)

 <Storged> 2015 혼합재료 가변설치

Courtesy Galeria Helga de Alvear 사진 호아킨 코르테스

(Joaquin Cortes)




시인 모니카 링케(Monika Rinck)가 발표할 <Kur und Kur(Cure and Kur)>를 통해 전시에서 소개될 작품과, 도시라는 공간 자체 안에서의 몸을 바라보는 자유로운 문학적 시각을 선보인다고 한다. 완성된 글은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공개해 하나의 독립적 작품이자 시각예술품과 호흡하게 된다. 여타 미술 행사와 마찬가지로,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도 출판 프로젝트가 빠지지 않는다. 작년 봄 『Out of Body』를 시작으로 『Out of Time』, 올봄에 발간 예정인 『Out of Place』까지, ‘Out of-’ 시리즈로 3권의 잡지를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이슈는 조각과 외부 공간에서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몸, 시간, 장소에 관한 글로 구성되어있다. 디지털화, 세계화, 새로운 경제 체제와 같은 개념이 예술과 공공장소에 있어 어떤 의미인지, 이 모든 것들이 과연 어디를 향해 이동하고 있는지 등을 고민하는 다양한 국적의 필자가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PDF 파일을 내려 받을 수도 있고, 독일어와 영어로 발행되는 잡지 『frieze d/e』의 부록 형태로도 발행되고 있다. 


단순히 조각 작업만이 아니라 설치, 퍼포먼스, 출판 등의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이 도시를 과연 어떻게 돌아봐야 할까. 작품 구상 단계부터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었을 작가들처럼 휘적휘적 걸어 다니는 방법도 있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마시라. 뮌스터에는 남부럽지 않은 자전거 도로 시스템이 마련되어있고,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도 찾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쌩쌩 달리다간 풍경에 은근히 스며든 수줍은 작품을 놓칠 수도 있으니, 쉬엄쉬엄 다니며 꼼꼼히 작품 위치를 체크하는 것은 필수다. 그 밖에 더 자세한 정보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홈페이지(www.skulptur-projekte.de)와 뮌스터 주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lwl-museum-kunst-kultur.de)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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