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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의 미션: 국제 미술 행사에 선보이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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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s in Public Art

과거의 공공조각은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기능이 우선시 되었지만, 현재는 예술 자체로서의 이미지가 강조되면서 그 형태와 성격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일률적 조각상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작가의 개성과 특징이 더욱 드러나고 존중되고 있다. 공공의 관심과 가치 그리고 시대를 반영하면서 작가의 관심 주제가 특정 장소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가 상당히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공공미술의 기획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엔날레나 아트 페어 등에는 반드시 행사특정적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마련된다. 세계 아트 피플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 공공미술은 어느새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이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하나? 도시에 영구구적으로 설치되는 공공미술과 이 프로젝트들은 과연 어떤 형식과 방식의 차이를 지닐까? 지금「퍼블릭아트」가 그 면면을 살펴본다.
● 기획 편집부 ● 진행·글 전영 미국통신원·정송 기자·전민지 컨튜리뷰터

'Bank' 2012 Izolyatsia, Donetsk, Ukrania 2012 Credits: ⓒ Semichev for Leandro Erlich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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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SPECIAL FEATURE Ⅰ

함께하는 공공미술 - 임시적 공공미술의 영향_ 전영

 

SPECIAL FEATURE Ⅱ

그들이 공공미술을 수행하는 방식_ 정송, 전민지


Ⅰ. Leandro Erlich 레안드로 에를리치

Ⅱ. Elmgreen & Dragset 엘름그린 & 드라그셋

Ⅲ. Stefan Nikolaev 스테판 니콜라예프

Ⅳ. Yinka Shonibare 잉카 쇼니바레

Ⅴ. teamLab 팀랩

Ⅵ. Urs Fischer 우르스 피셔

Ⅶ. Raphaël Zarka 라파엘 자르카

Ⅷ. Do Ho Suh 서도호





존 제라드(John Gerrard)

 <Solar Reserve (Tonopah, Nevada)> 

2014 Simulation Installation view, Lincoln Center, 

New York October 3 - December 1, 2014 Presented 

by Lincoln  Center in association with Public Art Fund Courtesy

 of the artist, Simon Preston, New York and Thomas Dane, 

London Photo: Inaki Vinaixa Courtesy Public Art Fund, NY 


 



Special featureⅠ

함께하는 공공미술 - 임시적 공공미술의 영향

전영 미국통신원

 


공공미술과 현대 예술은 우리 주변의 세계에 관한 것이다. 질문, 조사, 연구를 통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이 도시 곳곳에서 일어나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한다. 대중이 이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예술가들의 색다른 시선을 흥미로워하자 공공미술 기관들이 늘어나면서 작품들의 숫자도 도시 안에서 점차 확대되었다. 주로 청동, 대리석, 스테인드글라스 등으로 제한되어 있었던 재료도 예술가들이 원하는 효과를 위해 문화, 기술의 한계를 넘는 것에 결코 주저함이 없다. 주로 야외에 설치/전시되는 공공미술은 일반 대중들을 만족시켜야 하면서도 변화하는 날씨와 오염에 안전해야 하고 기획자, 조경 디자이너, 건축가, 엔지니어들과 협업하며 심미적,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내야 한다. 건축물의 일부로서 영구 설치되는 전통적 공공미술과 한정적 기간을 두고 이벤트성으로 전시되는 공공미술은 어떤 과정으로 진화해 왔으며 성장해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열린 공간에 설치된 전통적인 형식의 공공미술은 개인의 일상 속 시각 경험을 시작으로 그 지역의 이미지를 규정하면서 대중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 도시 공간에 어떤 조형물로 시대를 기억하고 대표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정치 및 역사의식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결코 작다 할 수 없다. 특정 장소에 건축물 또는 조형물을 새로 짓거나 없애는 행위는 그곳을 지나는 수많은 사람이 지속해서 겪을 총체적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모든 건설과 설치에 있어 책임감 있는 결정이 필요하고, 대중은 자신의 일상 경험을 구성하는 거리, 동네, 건물, 도시의 구체적인 경관과 그 변화에 주체적으로 관심 가져야 한다. 제한된 수명을 가진 임시적 공공미술보다 영구적 공공미술은 승인되기 전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뉴욕시에서는 1960년대부터퍼센트 포 아트(Percent-for-Art)”를 실행하며 국가 공공건물의 전체 건설비용 중 1%를 미술품 제작과 설치 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에 따라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위원회에서 설치될 작품의 요소들을 까다롭게 제시하고 있다예술을 그저 최후의 추가물로 여기지 않고 설계팀과 예술가들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이 있을 때 성공적인 예로 사랑받는 예술품으로서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다. 또한 재정적 자원이나 인력 자원과 같이 풀어야 할 숙제로 공공미술 작품의 보존을 들 수 있다. 영구적 작품의 경우 지속적 관리가 필수이기에 정기적으로 작가나 전문가들이 보호하는 체제를 구축해두어야 한다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Harlem Shelter 1> 2017 

Galvanized mild steel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Ai Weiwei Studio Courtesy Public Art Fund, NY 

On view as part of the citywide exhibition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 presented

 by Public Art Fund October 12, 2017 - February 11, 2018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예산의 10%를 유지보수에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이미 설치되어있던 작품의 경우 현재의 사회·문화적 상황과 장소에 더 이상 맞지 않다고 여기면 위치를 옮기거나 교체되기도 해야 한다. 결국 영구 보존할 작품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과 지역주민이 함께 오랜 기간 준비하여 선정하고 사후관리에 힘을 쓰며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 반드시 작품이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 공공미술은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참여와 인지를 높였을 때 성공적이라고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 프로젝트는 영구 프로젝트보다 일반적으로 예산이 덜 들고 운영하기가 비교적 수월해 많은 도시가 선택하고 있는 공공미술의 형태이다


또한 다양성에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다. 예술가들로부터 이미 제작된 작품을 빌려 설치하거나 지정된 기간 동안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게 해 전시 후 다시 작가에게 돌려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작품을 설치하는 것이 아닌 일시적, 참여적 형태를 띠는 공공미술도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 예술가 입장에서도 단기 프로젝트는 제거되는 날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없이 색다른 실험적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시민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경험이 공공미술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국가 주도 아래 제작 지원을 받던 기념비와 인물상을 뒤로하고 1960년대 중후반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도시 재생과 연계한 공공미술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1970년대에는 시민 권리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공공미술의 개념이 점차 변화되었다. 또 미술계 내부에서도 제도화된 예술, 도구화된 예술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시도가 나타났는데 자연 공간에서 임시로 나타나는 대지 미술이나 여성주의 미술 등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점차 공공미술의 주최가 국가나 기업에서 개인으로 옮겨지면서 진정한 공공미술이 이루어지게 된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사회·정치적 쟁점을 소재로 다루는 공공미술 작업이 활발하게 나타난다. 제작 방식도 예술가와 대중의 공동 작업, 일시적 퍼포먼스나 장/단기 프로젝트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더는 관람객이 수동적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자로서 작업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협업자로서 더욱 능동적인 위치에 서게 되었다. 앞선 시대의 영구적, 고정된 형태의 공공미술이 아닌 사회적 논의를 일으키며 사람 간의 교류를 작품의 중심에 두었다. 공공미술이 이제는 다양한 관람객과 함께 그들의 삶에서 일어나는 쟁점에 관하여 대화하기 위한 시각 예술이 된 것이다.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술에서는 무엇보다도 관람객과 예술가의 관계가 가장 우선한다. 계속해서 역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공공 공간과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예술가가 공공미술 프로그램 내에서 더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의 영역을 공공 영역으로 확장해 예술에 의한 사회 활동을 더욱 확고하게 다져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공공미술이 도시와 지역사회를 활성화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영구적 프로젝트보다도 어쩌면 임시적 프로젝트들이 오히려 특정한 장소, 공간, 풍경의 특징과 역사를 보여주는데 있어서 사람들의 심리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일시적인 공공미술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그간 무시되던 장소가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보여지기도 하는데, 뉴욕에서는 이러한 장소 기반 공공미술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들이 다양한 공공미술 기관들을 통해 수시로 열리고 있다. 도시의 다양성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로컬 작가들 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들, 소수민족이나 비주류 작가들의 작품에도 많은 비중이 실린다.





데브라 프리랜더(Devra Freelander

) <Fluorescent Sunrise>

 2017 Courtesy the Artist and Socrates Sculpture Park

 Image by Scott Lynch




1974년 설립된 임시적 장소별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생산하는 뉴욕 기반의 비영리 기관인 크리에이티브 타임(Creative Time)은 뉴미디어 아트나 웹 베이스 아트 같은 실험적 작업을 공공 공간에서 실현해왔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예술과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곳이다. 장소 기반 설치 작업의 장점 중 하나는 그 작업이 꼭 필요한 때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인 것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걸려있는 답답한 것을 꺼내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실현하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자유를 가질 수 있다. 임시작업으로 곧 사라질 예정이니 말이다. 대표적으로 크리에이티브 타임은 세계 무역 센터 ‘9.11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푸른 빔을 쏘아 올려 국가적 차원의 행사로 만든 2002년의 ‘Tribute in Light’나 닉 케이브(Nick Cave)가 그랜드 센트럴(Grand Central)에 실물 크기의 말 모형 30마리를 끌어와 퍼포먼스를 하게 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남겼다


직접적으로 도시재생에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젝트로 지진 발생 지역에 예술가들을 보내 현지 주민을 위한 주거 작업을 하게 한 글로벌 레지던트 프로그램이나, 아티스트들이 우리 시대의 긴급한 이슈를 보도하는 웹사이트인크리에이티브 타임 리포트(Creative Time Reports)’도 운영 중이다. 일시적인 공공미술은 테스트로서 기능하며 앞으로 발전될 프로젝트를 더 공고히 하기도 한다. 임시적인 작업이 짧게 끝나버려 덧없을 수도 있지만, 그 장소 조성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일 수 있다. 그곳에 있었던 예술 작품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 장소에 대한 기억을 갖게 되기도 하는데, 카라 워커(Kara Walker) 2014년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오래된 도미노 설탕공장에 설탕으로 만든 거대한 흑인 여성 조각(스핑크스)을 설치한 것이 그 예다. 지금까지도 제3세계 어린이들이 사탕수수와 카카오 등의 재배에 이용, 착취되고 있는 실정을 폭로하기 위해 만든 이 프로젝트는 과거의 흑인 노예들의 삶과 아직도 진행형인 제3세계 노동 착취를 연결해 작가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풀었다


1882년 세워진 노란 설탕을 하얗게 정제하던 설탕공장이 철거되기 직전 퍼블릭 아트 펀드와 크리에이티브 타임이 함께 전시를 기획했다. 노동자에게는 감사를, 곧 없어질 공장에는 애도를 비추며 도미노 설탕공장의 운명과 함께 스핑크스는 철거되고 어린 설탕 노동자들은 녹아 사라졌지만, 브루클린 강가에 자리하던 그 오래된 공장의 눅눅한 냄새와 설탕의 단내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 언저리를 방문할 때마다 여전히 카라 워커의 스핑크스를 언급하며 여전히 그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일시적 프로젝트 중에는 관람객이 함께 참여함으로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경우가 유독 많다. 미드타운 한복판에 자리한 타임스퀘어 아츠(Time Square Arts)의 프로젝트 중에서도 2013년 프랑스 출신의 예술가 JR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프로젝트는 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관람객의 체험 자체가 작품을완성한다. 짧은 기간 동안 타임스퀘어를 배경으로 한 시민 참여형 퍼포먼스이다. 이 작업은 버스를 개조한 포토 부스를  설치해 누구나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으며 작업에 참여하도록 했고 참여자들의 얼굴이 포스터 사이즈로 프린트되어 더피 스퀘어 바닥을 가득 채웠다. 타임스퀘어 특성상 보행자가 워낙 많은 곳이다 보니 무엇인가를 설치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대부분의 전시 작업들은 모두 외부에서 제작해 가져다 놓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택한다.




<SHRUMEN> Courtesy of FoldHaus ⓒ Rene Smith





최근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는 인터렉티브한 작업의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점차 아트와 테크놀로지의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계공학적 움직임을 부여한 키네틱아트(Kinetic Art)가 눈에 띈다. 최근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 기간 전시되었던 폴드하우스(FoldHaus) ‘LUMENous GARDEN’이 단연 돋보이는 키네틱아트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홍콩의 대형 쇼핑센터이자 호텔이 있는 퍼시픽 팰리스(Pacific Place) 중앙 광장에서 올해 3 18일부터 4 14일까지 약 한 달여간 전시되었다. 폴드하우스는 공동 예술가 그룹으로 능력과 열정이 있다면 기꺼이 누구나 참여해 작업을 함께할 수 있는메이커 문화(Maker culture)’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 지역에 기반을 두고 디자인회사 아이데오(IDEO)의 출신 직원들이 대부분인 이 콜렉티브는 수평적 구조로 함께 이끌어가면서 예술과 기술로 사람들을 하나로 잇는다는 기치를 갖고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폴드하우스의 파운더 중 한 명인 외르크 스튜던트 (Joerg Student)는 설치한 ‘SHRUMEN LUMEN BLUMEN LUMEN’을 두고다른 잡생각을  버리고 오로지 이 작품에 놀라워하는 마음으로 순간에 집중하게 만들고자 빛과 크기, 움직임을 이용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면서쇼핑몰 내에 설치하게 되었기에 이 작품이 사람들을 쉴 수 있는 매개가 되고,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고 말했다. 이는 본래 네바다주 블랙 락 사막(Black Rock Desert)버닝맨 페스티벌(Burning Man festival)’을 위한 설치 작품이었다. 사막의 특성상 황무지이고 아무것도 자랄 날 수 없는 환경이기에 그곳에 생명과 아름다움을 피워내고자 꽃봉오리와 버섯 형태를 거대하게 만들고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구조물을 만들었다


작품과 서로 소통하며 놀면서 사람들이 어린아이 때 느끼던 기분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작업이 본래 야외공간에 설치하도록 디자인 된 것이기에 바람과 비에 강하고 땅에 잘 지지되면서도 작품 간에 전기가 서로 통하게 되어있다. 이번 실내 설치의 경우는 인공 잔디와 나무, 강철로 만든 마운드가 전력과 데이타 라인을 가려주면서 작품을 지지하게 했다. 작업이 크고 형태가 복잡해 설치와 운송 작업이 꽤 까다로워 폴드하우스 팀 멤버들이 홍콩에 가서 직접 설치했다. 작품은 종이를 접고 펴면서 노는 방식의 오리가미(Origami)에서 영향을 받고, 식물의 이파리와 꽃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패턴들에서 영감을 얻었다. ‘SHRUMEN LUMEN’ ‘BLUMEN LUMEN’의 버섯형태와 꽃봉오리는 골판지와 같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접혀서 낮에는 종이처럼 희고 불투명해 보이는 플라스틱이지만 버섯 내부에 4,000, 꽃봉오리에는 800개의 LED가 설치되어 밤에는 색색의 빛을 부드럽고 고르게 분산시켜 준다


겉 재료는 골판 형태의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플라스틱은 상대적으로 값이 싸면서도 방수가 잘 되고 내구성이 있어 포장이나 건축 재료로 자주 사용된다. 재료의 미적, 물리적 특성 때문에 거의 모든 작업에 사용하고 있는데 이 재료를 규모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서, 폴드하우스만의 독특한 기술도 개발했다. “우리는 어른들이 어린이처럼 행동할 수 있도록 설치물을 디자인했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주는 순수한 기쁨을 보는 것이 예술을 만드는 데 가장 보람 있는 부분이다라며 자부심을 비쳤다. 대부분의 작업은 전시 후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가게 된다. 이들의 작업은 짧은 기간 동안 시각적으로 큰 임팩트를 끌어와야 하는 페스티벌이나 대형 행사들을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영구 설치가 필요한 경우 공간 조건에 맞는 보완을 거쳐야만 한다. ‘BLUMEN LUMEN’ 시리즈 중 한 점은 현재 아이데오사의 실내 로비에 영구 전시되고 있고, ‘SHRUMEN LUMEN’은 다섯 개 모두 여러 도시에 옮겨 다니며 전시되고 있다. 이러한 단기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은 일상에 찾아온 깜짝 서프라이즈 같은 역할을 하며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 사이를 연결해준다. ,  예술가의 눈을 통해 도시를 바라보고 체험할 기회를 선사하는 것이다.  

 

 

글쓴이 전영은 뉴욕의 큐레이팅/아트 컨설팅 회사인 스파크 아트 매니지먼트의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독립 큐레이터이다. 고려대학교에서 한국화와 불문학을 전공했고 프랫인 스티튜트에서 문화예술경영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위크(Asia Contemporary Art Week)’, ‘아모리쇼(The Armory Show)’ 등에서 근무했었으며, 현재 뉴욕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레안드로 에를리치 Copyright: Guyot 





Special feature Ⅱ

그들이 공공미술을 수행하는 방식

● 정송전민지



No.1_Leandro Erlich 레안드로 에를리치

 

Argentina

아르헨티나

Installation, Conceptual art

설치, 개념미술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자신을 스스로현실과 인식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개념미술가라고 설명한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평범함을 전복시키며 현실, 상징, 사물의 의미 등을 다루는 그는 새로운 현실을 구축해내는 이미지와 아이디어로 인식의 한계를 파기한다. 공공미술 작품을 활동의 핵심으로 두는 에를리치는 그간 다양한 장소에서의 작업 제의를 받아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적 기념물인 오벨리스크 관련 작업 <상징의 민주주의(The Democracy of the Symbol)>는 대중에게 개방되지 않은 오벨리스크의 끝부분을 복제하여 그 모형을 도시 내 라틴아메리카 미술관(MALBA)의 산책로에 설치한 것이다. 모형의 네 면에는 오벨리스크 위에서 조망한 도시의 풍경을 담은 비디오가 위치했고, 이 매체 복합적 작품은 기대 이상의 반응을 모았다


또 다른 주요 프로젝트로는 2015년 파리 유엔 기후변화회의(COP 21)와 함께 진행한 <녹는 집(Maison Fond/The Melting House)>을 꼽을 수 있다. 작가는 당시 파리 북역(Gare du Nord) 출구에 녹아내리는 형태의 집을 설치했는데, 이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인식 재고를 위한 것이었다. 최근에는 디렉터 후라무 기타가와(Fram Kitagawa)의 초청으로 일본에치고츠마리 트리엔날레 2018(Echigo-Tsumari Art Triennale 2018)’에 참여한 바 있다. 에치고츠마리 사토야마 현대미술관에 작품을 설치할 것을 제안 받은 그는 건물과 하늘의 반사 이미지를 프린트한 2,500m2 이상의 수중 타일을 거대한 설치 작품으로 풀어냄으로써 눈속임(trompe-l’oeil, 트롱프뢰유) 효과를 자아냈다.





<Maison Fond> 2015 Nuit Blanche, Ville de Paris, ADAG

 Pand with the support of Gare & Connexions, Paris,

 France, 2015 Photo: Martina Maffini 




에를리치에게 있어공공미술이란 실내 혹은 실외의 물리적 공공 영역에서 실현되는 미술이자, 공동체의 개념에 따라 모든 이가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그는 각 프로젝트가우리의 도시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데 기여하면서도, 심미적인 측면에서 도전 의식을 북돋우며 질문을 던지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세분화된 진행 절차와 구체적인 리서치를 기반으로 하는 에를리치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나 도시의 맥락 및 지역성에 대한 깊은 이해다. 영구적이든, 일시적이든, 실외 작업이든 실내 작업이든 그는 모든 프로젝트에 동일한 태도를 취한다


또한 공공미술은 다양한 특성을 지닌 대중을 폭넓게 포용할 뿐만 아니라살아있는 유기체로서 도시에 기여하는 것이기에, 미래의 도시 역사를 구성해나간다는 사명감을 항상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해서, 작품을 결정한 뒤에는 디자이너, 건축가 등으로 구성된 스튜디오 멤버들과 미묘한 부분까지 함께 토의하며 그 책임감을 되새긴단다. 오는 여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틴아메리카 미술관에서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된다. 아르헨티나에서 지속해서 작업해온 작가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이번 전시는 앞으로 수년간 다른 도시를 순회할 예정.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몇몇 전시에 이어 올해 말 즈음 한국에서의 전시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소식을 기다려보자.

 



엘름그린 & 드라그셋

 Photography ⓒ Elmar Vestner 

 

 


No.2_Elmgreen & Dragset 엘름그린 & 드라그셋

 

Denmark, Norway

덴마크, 노르웨이

Installatin, Sculpture

설치, 조각

 

우리에게 무척이나 익숙한 이름 엘름그린 & 드라그셋 역시 종종 공공미술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해 온 작가 듀오다. 2003 <Short Cut> 2005 <Prada Marfa> 등이 이들이 꽤 초창기에 선보인 공공미술 작품들이다. 작가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당시는인스타그램 이전 시대였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만이 겨우 감상할 정도였지만, 현재는 소셜미디어의 힘을 빌려 대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우뚝 섰다고 한다. 이들은 독일 정부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가로 선정되어 2008년 베를린 티어가르텐(Tiergarten) <Memorial to the Homosecuals Persecuted During the Nazi Regime>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2011 <It’s Never Too Late To Say Sorry>, 2012 <Powerless Structures Fig. 101>, 2016 <Van Gogh’s Ear>와 같은 대형 공공미술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작품을 선보인 장소들을 살펴보면 사막 한가운데서부터 맨해튼의 중심부, 혹은 덴마크의 아주 작은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여, 작업 시 이들이 전혀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은각 작품은 그들이 위치한 공간의 맥락 속에서 상호작용한다고 말한다. 맥락(Context)야말로 이들 작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의미는 여러 겹의 층위와 진입점으로 구성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순수한 예술적 측면특정 지역 및 커뮤니티가 갖는 개념적 의미로 나뉠 텐데, 이들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관계 외에도 동시에 국제적 관람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Bent Pool> 2019 - in production Steel, 

stainless steel, aluminum, concrete, lacquer, rubber, lights 

600×392×344cm Courtesy: the artists, City of Miami Beach

 Renderings by: Studio Elmgreen & Dragset




공공미술을 하나 구현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의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어, 어떤 작업은 구상에서 설치까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단다. 작품이 위치할 장소를 몇 번이고 찾아가 주민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만들어낼 수 있는 스토리를 구상한다. 이후 스튜디오에서 기획한 작품을 3D 렌더링으로 만들어보고, 스케일을 다르게 조절하며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일지 고심하여, 작품의 매체를 선정한다.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안정성과 안전성, 날씨의 영향 등을 고루 체크한 후 작품 설치를 시작한다. 그간 수많은 작업을 선보여 왔던 만큼 작품 설치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도 있다고. 그 가운데 흥미로웠던 일화를 풀어보자면퍼블릭 아트 펀드의 일환으로 선정된 <Van Gogh’s Ear>를 뉴욕 록펠러 센터에 설치할 때 발생했다


스케줄 때문에 작품이 아침 일찍 뉴욕 중심부, 5번가(5th Avenue)를 가로질러 운송되었는데, 차가 많이 막혀 늘 몇 시간씩 정차해 있는 것이 일상인 이 도로가 텅 비어있었고, 거대한 조각이 트럭에 매달려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니 이 듀오는 괴이한 기분까지 들었단다미술관 혹은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은 관람자가 직접 방문을선택해 감상이 이뤄지는 반면, 공공미술은 훨씬 더 넓은 범위의 관람객 모두에게 공감을 얻어야 하므로장소성에 대한 많은 리서치와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이들은 말한다. 결국 예술에 대한 경험이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에 찾아오는 미술에 익숙한 사람들에 한정되면 안된다고 역설하는 엘름그린과 드라그셋. 공공장소에 작품을 선뵈는 일은 큰 도전이지만, 이 듀오는 의도치 않은 반응이 공공미술에 재미를 더한다고 믿는다. 더불어 그 어떤 반응도 작품에 대한, 그리고 장소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스테판 니콜라예프 

Photo credit: Kalin Serapionov 


 


No.3_Stefan Nikolaev 스테판 니콜라예프

 

Bulgaria

불가리아

Installatin, Sculpture

설치, 조각

 

공공미술이란 미술의 존재를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는 형태이다. 근처를 지나가는 이들은 각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 작품을 보게 되고, 그와 함께 살게 되기 때문이다.” 불가리아 소피아 태생의 스테판 니콜라예프는 상징과 기호로 포화된 현대 환경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도전적인 작업을 구상하는 조각가다. 그는 공공의 영역에서 펼쳐지는 작업이야말로 인간의 삶, 더 나아가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와 가장 가깝게 맞닿아 있는 것이라 여기며 일련의 설치 및 퍼포먼스 작업을 지속해왔다. 작가는 2002년 몬테네그로에서 개최된체티네 비엔날레(Cetinje Biennial)’를 시작으로 그간 발표했던 프로젝트를 톺아본다. 오프닝 행사와 함께 진행된 <Under Construction>은 다른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비엔날레를 방문한 관객들의 참여로 진행된 일종의 실험이었다. 전쟁을 거쳐 유고슬라비아 대신 몬테네그로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 체티네 지역은 마침 작품 제목과 같이 실제 공사와 재건 과정에 있던 터


작가는 비엔날레 첫날 관람객에게 5,000여 개의 노란색 안전모를 나눠줌으로써 가상의 작업장 상황을 구현해냈다. 1년 뒤 2003년 스위스 쿠어(Chur)에서 선보인 작품 <Monument to Monument>는 불가리아 브라차(Vratsa)의 시인 흐리스토 보테프(Hristo Botev) 동상을 가져와 스위스의 영웅 베네딕트 폰타나(Benidikt Fontana) 동상 맞은편에 병치한 것이었다. 쿠어 시민들은 새로운 영웅 기념물을 마주하게 되었지만, 일상 속에 자리하던 동상이 갑작스레 사라졌다는 사실에 불가리아의 시민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뒤 이 소식이 불가리아 전국 신문에 보도되어 브라차 시장이 난감해졌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작가가 또 다른 대표작으로 손꼽은 2007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불가리아관 전시작 <What Goes Up Must Come Down>마케팅이나 상업 광고의 코드를 팝 미니멀리즘으로 변환시킨설치 작품이다




<What Goes Up Must Come Down> 2007 

Bronze, gas generated flame. 440×230×230cm. 

Edition of 3 ‘the 52th Biennale di Venezia’ Bulgarian Pavilion, 

Palazzo Zorzi Vehbi Koc Foundation Collection, Istanbul, Turkey Courtesy 

Michel Rein Paris/ Brussels | Sariev Contemporary, Plovdiv 

ⓒ photo Kalin Serapionov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념비로부터 영감을 받아 실제 불꽃이 나오는 4.5m 크기의 듀퐁(Dupont) 라이터의 형태로 오마주한 것. 동시대 상업 브랜드의 이미지를 차용함으로써 현 세대에도 잔존하는 자유와 희생의 문제를 논했다. 그간 초기 계획부터 실제 진행까지의 과정을 숱하게 거쳤던 작가는 오랜 시간 예술가의 포지션에 대해 재고해왔다. 특히 관객참여형 프로젝트 등 관람객이 작품에 개입하게 되는 경우, 예술가가 참여자들의 특성을 모두 인지한 상태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 그러나 이와 같은 한계 속에서도 일정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가의 포지션임을 짚었다. 또한 그는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그 제안은 합리적인지, 주변 건물과 환경과 어우러지는지, 인근 거주자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끊임없이 자문한다. 이러한 질문과 함께 작가가 또 다시 발을 내딛을 목적지는 어디이며, 공공의 풍경은 무엇일까,

 



잉카 쇼니바레 Photo Credit: Marcus Leith 


 


No.4 Yinka Shonibare 잉카 쇼니바레

 

U.K.

영국

Painting, Sculpture Photography, Film Installation

회화, 조각, 사진, 영화, 설치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으로서 인종과 계급의 문제를 탐구해온 작가 잉카 쇼니바레. yBa 작가들과의 활동을 시작으로 2004터너 상(Turner Prize)’ 후보로 선정되는 등 영국에 문화적 뿌리를 둔 인물이지만, 그와 동시에 요루바어(Édè Yorùbá)를 구사하는 나이지리아인으로서 아프리칸 디아스포라의 맥락을 다뤄왔다. 이처럼 유럽/아프리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녹여내며 문화와 국가의 의미에 대해 끝없는 질문을 던지는 그는 아프리칸 바틱(African Batik)을 작업의 중심 소재로 삼는다. 인도네시아 전통문양을 기반으로 하는 이 패턴은 네덜란드에서 대량생산된 이후 서아프리카의 식민지로 유입되었는데, 작가가 출생한 1960년대에 이르러 아프리카의 독립과 본질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또한 그는 회화, 사진뿐만 아니라 조각, 설치 등 매체를 넘나들며 이를 서구중심주의를 탈피하는 세계 미술의 지형도를 재구성해왔다. 작가의 근작 중 2018클리블랜드 현대미술 트리엔날레(Front International: Cleveland Triennial for Contemporary Art)’ 전시작 <The American Library>는 클리블랜드 공립 도서관과 협력한 작품으로, 이는 약 6천 권의 책을 아프리카 전통 천으로 감싸 국가와 이민의 관계를 다루고자 한 시도였다. 미술계, 과학계, 영화계 등 미국 사회 각 분야에 기여한 이민자 1세대, 2세대의 이름을 화려한 금박으로 각인함으로써 일종의 집단 기억을 생성해냈다





<Wind Sculpture 1> 2013 Stephen Friedman

 Gallery Photograph by Linda Nylind Courtesy of Linda

 Nylind/ Frieze 




여기에는 캐나다인 아버지를 둔 월트 디즈니(Walt Disney), 네덜란드 로테르담 태생 화가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어머니가 스코틀랜드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기도. 쇼니바레는 이 작품이 곧 미국의 이야기이자 역사임을 강조한다. 동일한 맥락에서 진행된 2014하우스 비엔날레(Haus Biennial)’에 출품한 <The British Library> 또한 영국 사회에 공헌한 이민자의 이름을 기억하는 장치이자 매체로 기능하였다. 이처럼 제노포비아(Xenophobia), 브렉시트(Brexit) 등 이민과 떼놓을 수 없는 현재의 민족주의적 상황에 경종을 울리는 그의 작업은 단순히기록하는 미술 작품에 머물지 않는다. 도서관이나 미술관과의 협업을 시도했던 만큼, 작가는 이민자 개인의 서사를 자료화하여 이를 열람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위 연작에 이어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전시 중인 <The African Library>는 올해 8월까지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쇼니바레는 2013년 요크셔 조각공원(Yorkshire Sculpture Park)에서 최초로 발표한 ‘Wind Sculpture’ 시리즈를 시카고 현대 미술관, 워싱턴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 데이비슨 컬리지 등 세계 곳곳에서 지속해서 선보였다. 중력을 무시한 채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듯한 서아프리카 바틱 패턴의 작품에는바람으로 대표되는 비가시적 존재가 가시화된다. 여기에는 가려지고 잊힌 것을 다시금 곱씹어보고, 억압의 역사를 반추해보자는 작가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이로써 인식의 범주가 확장될 때, 우리는 쇼니바레의 작품을 통로 삼아 표면 너머 어딘가 존재하는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정체성을 탐구해보게 된다.

 

 




 

 

No.5 teamLab 팀랩

 

Japan

일본

Digital Art

디지털 아트

 

우리는 실리콘 밸리가 누군가의마인드를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을 지향하는데 집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현재 개인 컴퓨터(PC)와 스마트폰은 대표적으로 인간의 정신을 확장하고 있고, 트위터는 개인의 입장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다른 이들과의 관계 형성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도메인들은자아(self)’를 원칙 중 하나로 기조를 잡고 있으며, 개인적 차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팀랩은 디지털 아트를 통해 물리적인 공간 자체의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작품은 어떠한 한 사람이 활용하거나 경험하는 개인적인 공간이 아닌 다수의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공간 자체를 디지털화함으로써, 이들은 사람들 내부의 관계에 간접적으로 개입해 변화를 꾀한다. 따라서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이 완성된다. 관람자의 행위는 그 옆의 또 다른 관람자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작품 자체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는 등 관람객과 관람객 사이, 관람객과 예술 사이의 경계는 흐릿해진다


다르게 설명하면, 이러한 예술적 작품들은 예술 그 자체와 관람객, 이 두 요소에 의해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연장 선상에서 생각했을 때 결국 작품은 예술과 관람객의 관계 자체를 뒤흔든다고 팀랩은 강조한다. 자연스럽게공공경험은 팀랩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처음부터 이들은디지털 예술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어떻게 사회의 진보에 공헌할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가치 체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지속해왔다. 그 끝에 이들은장르적인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기로 결단했다. 또한, 협업의 중요성도 간파했다. 이미 팀랩자체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만큼, 함께 머리를 맞대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관한 의뢰가 들어왔을 때 이들은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함께하는 사람이 우리와 같은 미래를 마음속에 그리는지에 대해 늘 재고하고 있다고.




teamLab, Exhibition view, teamLab:  

Universe of Water Particles in the Tank, 2019, 

TANK Shanghai, Shanghai, China ⓒ teamLab

 



2001년 이노코 토시유키(Toshiyuki Inoko)와 여러 예술 작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 에니메이터, 건축가, 수학자 등이 모여실험실(lab)’의 형태로 구성한 이 콜렉티브는 함께 창조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왔다. 예술, 과학, 기술, 디자인, 그리고 자연생태계까지,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이 많은 영역을 한데 합친 집약체와 다름없다. 따라서 팀랩은 가능하면 대형 작업을 미술관, 공공장소, 자연 등 많은 사람이 오가며 경험할 수 있는 장소에 선보이는 데 중점을 맞춘다. 현대 도시에서 우리는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 콜렉티브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만약 도시 전체가 자신들의 작업으로 뒤덮여 있다면, 작품이 만들어내는 대화(interaction)를 통해 서로를 더 긍정적으로 인지할 것이라고 팀랩은 기대한다. 이들의 바람대로 올 한 해도 덴마크, 중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 인터렉션 작품들이 설치된다. 시각적 화려함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지만, 이 모든 작품에 이들의 철학이 고르게 담겨있으니, 앞으로도 이들이 작가로서, 콜렉티브로서대중(public)’ 사이에 어떠한 담론을 환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Urs Fischer 우르스 피셔 

Photo Credit: Robert Banat  




No.6 Urs Fischer 우르스 피셔

 

Switzerland

스위스

Installation, Sculpture

설치, 조각

 

우르스 피셔는 201150회 베니스 비엔날레(the 50th Venice Biennale)’에서 17세기 조각가 잠볼로냐(Giambologna)의 조각을 같은 사이즈의 양초로 만든 작품을 선보이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는 현대미술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을 만들어내며 사람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거리를 안기는 작품들로 유명하다. 특히취향(taste)’에 대한 재정의, 테크닉의 발전과 미와의 연결고리, 신고전주의와 무형의 미에 대한 고찰, 고전과 모던의 비교, 시간성과 모양이 없는 작품들의 차이점을 살피는 등 설치와 조각, 회화 등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통해예술그 자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 그의 예술적 철학은 작업 전반에 고루 드러나는데, 이는공공미술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피렌체 피아자 델라 시그노리아(Piazza della Signoria)에 선보인 <Big Clay #4 and 2 Tuscan Men>을 살펴보자


29번째로 열린피렌체 국제 고전 미술 비엔날레(Biennale Internazionale d’Antiquariato di Firenze)’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피셔는 약 12m 높이의 메탈 조각을 선뵀다. 압도적인 크기에 반해 이 작품은 원시적이고 아이 같으며 토템적, 건축적 요소를 한다. 첫 인상은기념비적(monumental)’이지만, 실제로는 사람 몸짓에 담긴 원시적 느낌을 반영한 것이다. 가까이 살펴보면, 작품의 표면은 작가의 지문이 찍힌 알루미늄 패널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베키오궁의 아렌가리오(Arengario)에 미켈란젤로(Michelangelo) <David>와 도나텔로(Donatello) <Judith and Holofernes> 사이에 프란체스코 보나미(Francesco Bonami)와 파브리치오 모레티(Fabrizio Moretti)양초로 복제해 배치했고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조각들은 서서히 녹아내렸다. 피셔는 이를 통해 인생무상과 지속하는 예술의 가치를 대비해 보여준다. 이렇게 그가 선보인 총 세 점의 공공미술은 창조적인 대화를 형성한다, “작품은 관광객처럼 여기에 왔다가 떠난다고 피셔는 말한다. “예술은 당신이 무엇을 보는가에 따라 그 모습이 결정된다.





<Marsupiale (Fabrizio)> 2017 ⓒ Urs Fischer Courtesy

 of the artist and Moretti Gallery, Florence Installation view: 

<Big Clay #4 and 2 Tuscan Men> Piazza della Signoria,

 Florence, 2017 Photo: Stefan Altenburger





당신이 꽃을 본다면, 그 작품은 꽃이다. 무엇인가를 보고 이상하다 느끼면, 그건 이상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어떻게 받아 들이는가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하지만 애초에외형은 그에게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닌 듯싶다. 우리 눈에 이미 익은 고전주의시대 조각 작품과 외형이 같은 한 그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의 융합을 꾀하고 있고, 유무형의 존재를 하나로 합쳐 보여주고 있다. 또한, 피셔는 관람객에게 현대미술의오리지널리티로의 회귀를 역설하는 동시에 오늘날의 예술이 꼭 미니멀리스틱(minimalistic)한 것들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작품 전반에 걸쳐현대미술에 있어서 아방가르드(avant-garde)와 전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결코 현대미술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미술사에서 해방돼 그만의 진보적인 방향성을 찾아 나가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르스 피셔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때부터 이 확고한 기조를 꾸준히 이어왔다. 비록 현재 정신없이 바쁜 시기라 정식 인터뷰는 고사했지만, 편집부는 언젠가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되짚어 볼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Raphaël Zarka 라파엘 자르카 

Photo credit: Julien Roques 




No.7 Raphaël Zarka 라파엘 자르카


France

프랑스

Installatin, Sculpture

설치, 조각

 

지난 4월 개최된 ‘FIAC’에서 라파엘 자르카는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거대한 스케이트 램프를 선보였다. <The Cycloid Ramp>라고 명명된 이 작품에서 사실스케이트보드라는 다소 오락적인 측면이 부각되었지만, 작가는갈릴레이의 낙하 운동 법칙과 중력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작업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 물론 그는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깊이 매료되어 지속적인 리서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작업에서 그는 16세기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진행했던 낙하운동에 관한 실험, 즉 직접 고안한 나무 모델에 홈을 파고, 그 사이로 구슬들을 흘려보낸 실험을 현대적으로 차용했다. 하지만 자르카는구슬대신에 스케이터, 즉 진짜 사람의 몸을 이용한 실험을 선보인 것이다. 이 작업은 2015년 그가 프랑스 국립조형예술센터(Centre National des arts plastiques)에 의뢰를 받아 제작한 ‘Process-Based’ 시리즈 작업 가운데 하나이다. 자르카는 기하학적 구조를 가지고 어떤 특정한 포뮬레이션이 시간과 공간을 유영하며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하는 작가다. 같은 모양의 사물일지라도 그 기하학적 구조에 따라 만들어지는 다른 맥락을 짚어낸다. 여기서 그가 또 하나 주목하는 것은 바로움직임(motion)’이다. 2001년 길에서 마주한 26면을 가진 다면체를 발견하면서 처음, 이 기하학적 모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괴상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마름모육팔면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구조를 작품에 많이 차용하게 되었다.





<Rampe Cycloidale> 2016-2018 Spruce beams, 

painted birch plywood, steel 1200×1150×440cm Unique artwork 

sculpture commissioned by the Centre National des Arts Plastiques 

and produced for FIAC Project, Grand Palais, Paris, 

2018 With the support of Nike SB and Les Abattoirs, 

Musee-Frac Occitanie Toulouse (FR) Courtesy of the artist and Michel Rein, 

Paris/Brussels Skater: Hugo Boserup & Fernando Bramsmark 

Photo: Maxime Verret 




이렇게기하학적 구조’, ‘공간’, ‘움직임등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작가에게 매우 중요한 하나의 예술 장르이다. 그의 작업은 어떠한 형태로든 전부 연결되어 있다. 그의 작업은 이후 진행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기도 하면서 서로 대화(dialogue)를 만든다. 그에게 공공미술 프로젝트 역시 대화의 한 부분이다. 그가 맨 처음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선뵌 ‘Evento’란 작업을 살펴보자.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비엔날레 일환으로 기획된 이 작품은 이 도시의 다섯 군데에 분포된 건축물을 차용한 작품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만들어졌다. 앞으로 그가 선보이고 싶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역시 이전 작업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Cycloid Ramp>와 같은 작업을 다시 한번 발전시켜 갈릴레오의 법칙을 역동적이게 풀어나갈 예정이며, ‘Corten Steel’이라는 작업을 플라자와 같이 탁 트이고 잘 정돈된 공간에 배치해 작품과 사람들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해 보고 싶단다. 


이처럼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할 때, 그가 가장 눈여겨 살펴보는 것은 바로 공간과 사람 그 자체이다. 이곳에서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는 그만의 공간적 특성에 달려 있기 때문에, 공간에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한다고 한다. 스케이트보드와 같이 매우 대중적인 문화에도 관심을 갖는 그는 공공미술이 결코 예술의 하위 개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공공미술을 논하기 전, 공공장소에 대한 담론을 먼저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공간은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변이하는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속해서 이 공공장소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데 공공미술은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르카는 믿는다. 언젠가 서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공공 공간이 더는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때 다시 이를 부흥시킬 수 있는 건 예술 작품뿐이라나!

 




<Fallen Star> 2012 Steel-frame house, concrete foundation, 

brick, chimney, garden, lawn chairs, table, hibachi-style grill, 

bird bath and bird house Photo: Philipp Scholz Rittemann 

ⓒ Do Ho Suh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No.8 do ho Suh 서도호


Korea

한국

Installatin, Sculpture

설치, 조각

 

동양화를 전공한 뒤 새로운 표현법을 습득하기 위해 1991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서도호는 뉴욕, 베를린 등 다양한 도시에서의 삶을 경험해온 작가다. 이주의 경험을 통해어디에나 존재하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집의 이중성을 깨달은 그는 1999년 직물로 본을 떠 한옥의 구조를 재구성한 뒤 이를 휴대 가능한 설치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이로 인해 한 작품이 설치 장소에 따라 <서울 집(Seoul Home)>, <로스앤젤레스 집(L.A Home)>, <뉴욕 집(New York Home)> 등의 상이한 제목을 갖게 되었던 것. 이외에도이라는 모티프에 천착하며 문화적 경계에서의 혼성과 이동을 광범위하게 다룬 서도호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공공미술 작품을 선보였다. 2018 9월 런던 리버풀 스트리트역(Liverpool Street Station) 근처에서 공개된 <Bridging Home, London>은 한옥과 대나무 숲길이 웜우드가(Wormwood Street) 육교에 불시착한 듯한 형태의 작업이다


여기에서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는한옥은 영국과 런던이라는 이질적인 문화와 접합되면서 새로운 관계 항을 낳는데, 쉬이 어우러지지 않는 여러 요소가 교차하며 생겨난 간극이 세계화 과정에서 재정의된 문화 정체성의 존재를 강조한다. 이주인의 삶과 역사를 돌아보고자 기획된 전시라는 점에서코리안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의 의미를 환기하지만, 각각의 문화권이 갖는 특성에 작품이 설치된 지역의 장소특정성이 한데 겹쳐지며 한층 풍부한 의미를 끌어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고 캠퍼스(UC San Diego) 영구 설치를 위해 기획된 스튜어트 컬렉션(Stuart Collection) 선정 작품 <Fallen Star>(2012)는 위 작품과 일정 부분 유사하다. 어디선가 떨어진 집과 정원이 우연히 대학 건물 옥상에 5-10˚가량 기울어진 채 놓이게 된 모습이다. 서도호는 특히 정원에 나무를 심고, 실내에 가구와 생활용품을 하나씩 배치하며 최종 설치를 마무리하였다고


이러한가정집의 성격이 각자의 출신지를 뒤로하고 대학이라는 기관에 모여 문화적으로 생경한 경험을 하게 된 학생들에게 유효하게 다가가기를 바랐던 그다. 유학 시절, 이민자로서 자신이하늘에서 갑작스레 떨어진느낌을 받았기에 서도호는 문화충돌을 흡수하는 기제로 당시의 두려움과 의구심을 승화시키고자 하였다. 결국 서도호의 설치 작업이 함의하는 장소성은 세계성에 맞닿아 있다. 우리는 하나의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노마드적 정체성이 세계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서도호가 전달하는의 본질 역시 그러하다.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그가 다루는 집은 일정한 번역의 과정을 거쳐 어디서든 재창조된다. 이를 바라보며 주변 환경과 각자의 정체성을 돌이켜볼 관람객들은 더 이상 세계화의 문맥에서 분리할 수 없는 현 시대를 다시금 목전에 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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