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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Lee Eun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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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과 직관의 교점

PUBLIC ART NEW HERO
2020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새하얀 종이 위에 콕, 콕, 콕, 동그란 점들이 찍힌다. 하나의 점에 닿아있던 펜촉의 끝은 이윽고 다른 점을 향해 거침없이 이어진다. 몇 번의 반복으로 연결된 선들은 크거나 작거나, 곧거나 비뚤어지거나, 온전하거나 찌그러진 삼각형의 모양으로 종결된다. 학창 시절 즐겨 하던 ‘종이 땅따먹기’ 놀이는 이은선의 작업 모티브(motive)이자 시작점이다. 순간적으로 교차하는 찰나를 포착하고 공간을 형성하는 과정 속 남겨진 흔적을 쫓는 그는 자신이 소유한 삼각의 영역을 딛고 올라 견고하고 영리하게 작업 방식을 구축해나간다. 도형의 근간을 이루는 점, 선, 면은 우연한 엇갈림과 연결의 통로를 거쳐 필연적인 형태를 구성하고, 직관적이고 추상적인 선택적 색채를 부여받아, 공간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시간을 쌓아나간다. 시간과 공간은 인간의 선천적인 직관 형식이며, 모든 사유와 인식의 필연적인 매체다.* 필연과 직관의 교점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이은선의 작업은 인간의 가장 내재적이고 심리적인, 잠재된 서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 김미혜 기자 ● 인물사진 박희자 작가

'방향상실(Disorientation)' 2017 pvc 비닐, 거울 아크릴 가변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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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마음먹고 본격적 행동에 돌입하기 전, 워밍업은 선행되어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차가운 물에 몸을 내던지기 전에는 반드시 제자리에서 팔 벌려 뛰기 운동이라도 해야 하고, 권투 글러브를 끼고 링 위에 오르기 전에는 줄넘기로 열을 내서 몸놀림을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미술이라고 예외가 있을까.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전, 작가들은 저마다의 준비운동을 하며 몸을 푼다.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 그들과 나눈 이야기에서 받은 에너지로, 누군가는 홀로 작업실에 앉아 골몰 끝에 나온 생각으로, 누군가는 무작정 떠난 낯선 곳에서의 독특한 경험으로, 누군가는 문학이든 영화든 예술 작품을 마구잡이로 훑으며 얻은 영감으로 비로소 작업을 시작할 테다. 장소 특정적(site-specific) 작업을 하는 이은선에게는 설치공간에 수없이 방문하는 것이 첫 번째 스텝이다. 머무는 순간순간, 공간이 지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아내는 느낌과 영감에 오롯이 집중한다. 그래도 쉽사리 첫 발걸음을 떼기 어렵다면, 사이사이 촘촘하게 엮여 있는 역사를 탐구한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것은 사람, 그리고 관계다. “모두를 위한 미술을 하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풍부한 경험을 선사하는 그런 작품 말이다.” 스쳐 지나가거나, 머물러있거나, 기억하거나, 잊거나. 관계의 접점과 비언어적 소통에서 파생되는 이미지를 작가는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너머 감정의 파편으로 풀어나간다.





<음의 언덕(Tone Hill)> 2014

 스테인리스 스틸, 고무 스트립 가변 크기





표상은 경계를 넘어 가시화되고 이윽고 경험의 장소로 변모한다. <음의 언덕(Tone Hill)>(2014)은 거문고의 형태에서 착안한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을 고랑을 따라 각기 다른 높이로 배치하고, 길고 붉은 고무 밴드를 그 위에 더한 작품이다. 제주 녹차 밭과 극명한 색의 대비를 이루는 밴드는 바람을 따라 한 음, 한 음 노래하듯 일렁인다. 거니는 사람들의 눈과 귀와 마음에는 제각기 다른 장르와 리듬, 음률의 음악이 흐르고, 그들에게 전해지는 감정 역시 모두 다른 형태와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이 설치, 사진,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이은선이 야외 설치 작업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준비운동을 단단히 마쳤다 해도 예기치 못한 사고가 생길 수 있듯, 야외작업 역시 변수의 연속이다. 화창하고 맑은 날의 <음의 언덕>을 상상하며 작업했던 작가의 예상과 달리 잔뜩 흐리고 돌풍이 부는 하늘이 배경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실제 컨디션이 계획과 다르다고 해도 그 또한 작품을 완성하고 해석을 확장시키는 도구로써 작동할 따름이다.





<메타:스케이프(Meta:scape)> 2020 

스틸, pvc 비닐 가변 크기




<방향상실(Disorientation)>(2017)은 작가의 작업 세계와 좀 더 근본적으로 연접해 있다. 갤러리 관계자들과 전시장 도면으로 땅따먹기 한 도안을 전시장에 그대로 재현했고, 각각의 영역은 저마다의 색으로 표시했다. 필연적으로 생긴 지점마다 세워진 폴(pole)에는 다각도로 반사되는 빛과 그림자, 면면에 깃든 바닥의 색이 함께 투영된다. 폴은 바닥에서 1c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는 간단없는 선의 해체와 중첩되는 레이어의 반복을 가능케 하면서 새로운 형태를 끊임없이 생산해낸다. 여기에 유리알이 굴러가듯 흘러나오는 종소리는 청각까지 자극하며 마치 운율감 있는 시를 눈으로 귀로 읊조리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조각난 시선(Fragmented Gaze)>

 2019 나무, 천 가변 크기 




최근 그가 선보인 <조각난 시선(Frag-mented Gaze)>(2019)은 좀 더 확장된 시선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감한 형태와 색채로 조망한다. 관람 동선을 위해 길을 내면서 잘려 나간 나무들, 남겨진 땅의 모습들은 스크린 속 흘러가는 배경처럼 정원 내에 자리하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들에 작가는 자연과의 공존, 연결성에 관해 묻는다. 이은선은 꼭 작업해보고 싶은 장소로 서울식물원을 꼽기도 했다. 인공적인 환경에서 자라나는 자연적인 식물들은 묘한 시선과 많은 말을 함유하고 있다. 자연스러움에 대하여, 아름다움에 관하여 탐구하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유례없이 기나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던 8월 첫 주, 한창 다음 작업을 진행 중이던 이은선에게 최근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이내 나지막이 말했다


스스로 작업에 얼마만큼 절실한지, 그 과정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중이에요.” 대답이 나온 순간, 어쩌면 말한 그도, 들은 나도 단번에 알아차렸을지 모른다. 이 고되고 지난한 과정 속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해답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내면에서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불확신과 자기 의심의 바람은 종종, 그리고 자주 우리를 쓰러뜨리고 무너지게 만든다. 그럼에도 묵묵히 견뎌 나가며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는 이들은 존재 자체로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그릇에 다른 이들의 감정을 채워나가며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이은선. “완벽한 것은 없다. 모든 것에는 금이 가 있고 빛은 그곳으로 들어온다는 캐나다의 싱어송 라이터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의 말처럼, 금이 가고 이가 나가더라도 그의 그릇은 결국 가장 강렬한 빛을 머금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각주]

* 이문열, 『사람의 아들』, 세계의문학, 1979


 


이은선





작가 이은선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미국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필름영상을 아우르는 뉴미디어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로어 맨하튼 컬쳐럴 카운슬(Lower Manhattan Cultural Council-Swing Space) 레지던시 작가로 있었고피비갤러리레스빠스71 등에서 총 7회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설치사진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전시장 안팎을 넘나들며 선보이는 그의 작품은  이풀실내정원 <상상정원>전에서 11 30일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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