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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코뮌’이 일어나는 곳
ACC 시네마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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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Cinematheque Pregram

본디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예술적 자원으로 보고 상업 시스템 바깥의 소규모 영화(실험영화, 예술영화 등), 즉 자체적으로 상영·배급해야 하는 작가들을 돕고, 사라져가는 낡은 필름들을 보존하고 연구함으로써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확대해나가는 목적에 있다. 1935년 앙리 랑글루아(Henri Langlois)와 조르주 프랑주(Georges Franju)는 낡은 필름 프린트를 수집하고 상영하는 영화 클럽을 만들었고, 이듬해 ‘시네마테크 프랑세즈(Cinémathèque Française)’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연구-수집-보존-상영 활동을 펼치면서 시네마테크라는 명칭을 널리 알리게 된다. ‘시네마테크’는 ‘시네마(영화관)’라는 장소적 의미와 ‘테크’라는 기술적·지식적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아닌, 영화를 연구하고 이해하며, 소실 위기의 작품들은 보존하고 새롭고 낯선 영화들에는 열려있는 곳이다.
● 기획·진행 편집부 ● 글 김지하 ACC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디렉터

백남준 '크노케 르 쥬트 실험영화 EXPRMNTL5' 1974 공연 사진 제공: ACC 시네마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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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ACC 시네마테크’를 개관했다. 전신인 ‘필름앤비디오 아카이브’에서 연구, 수집한 자료들을 대내외적으로 소개하고,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해외의 실험영화, 예술영화, 미디어아트, 다큐멘터리 등의 상영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셈이다. ACC 시네마테크는 주요 상영관인 극장 3과 설치영상 등을 보여주는 블랙박스 1, 2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필름앤비디오 아카이브’는 아시아의 실험영화와 비디오아트를 중점적으로 수집해왔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3년째를 맞이한 현재 아시아 10개국 작가의 800여 편의 작품을 보존하고 있다. 


ACC 시네마테크는 작년 말부터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준비를 해왔는데, 이는 수장고에 묻혀있는 작품들을 유통하고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는 요청이 컸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 영상의 유통과 상영의 문제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상영관 대부분이 대기업의 멀티플렉스로 들어서면서 예술·독립 영화마저 멀티플렉스 내에 ‘예술영화 전용관’이라는 곳에서 상영되고, 독립적으로 운영해온 예술영화 극장과 독립영화관은 영화진흥위원회의 기금을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구조에서 독립성, 자율성마저 빼앗기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어떠한가. 작품의 에디션 제작은 미술관에는 희귀소장품으로 좋을지언정 영화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확장해가는 미디어아트가 특정 장소에서만 겨우 볼 수 있다는 것이 과연 작가에게 득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작가가 영화제와 미술관을 찾아다니면서 작품을 홍보한다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소장되어 있는 작품들을 중간에서 유통하는 플랫폼인 배급 시스템은 중요한 화두가 된다. 지난 5월 ACC 시네마테크는 필름앤비디오 아카이브에 소장된 한국과 일본의 1960-1970년대 작품 일부를 독일 ‘오버하우젠 국제단편영화제(Internationale Kurzfilmtage Oberhausen)’에 소개했다. 당시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배급 문제가 대두됐다. 본 아카이브에서 소개된 작품 외에 한국 영화는 한 편도 상영되지 않았고, 일본의 몇 작품 제외하면 아시아의 작품은 거의 없었다. 




스펠 릴(Spell Reel)

 <필리파 세자르(Fillipa Cesar)> 

2017 사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필자는 아시아 영화를 왜 상영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상대는 볼 기회가 없는데 어떻게 상영하겠냐고 되물었다. 이는 국내 영화계 대부분이 장편 극영화 제작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만 몰두하는 상황에서 중단편 영화, 실험영화 등을 알리려는 활동이 매우 미비했음을 반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험영화, 미디어아트, 다큐멘터리 등을 핵심 장르로 수집, 상영하는 ACC 시네마테크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ACC 시네마테크 개관에 앞서 시행한 ‘ACC 시네마 펀드’는 아시아 각 지역의 실험적인 영상들을 공모하고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을 해외에 유통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선정된 작가들은 제작발표회를 통해 앞으로의 작업 계획을 알렸고 ACC 시네마테크를 통해 작품들이 여러 곳에 소개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작품은 실험영화, 실험 다큐멘터리, 설치영상, 게임영상까지 매우 다양하다. 모두 긴 시간 동안의 리서치를 기반으로 여러 답사와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작업이었고, 타 기관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제작예산 안에서도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는 의지는 작품에 대한 열정 외에도 ACC 시네마테크에 기대하는 부분들이 컸다고 본다. 


ACC 시네마테크의 개관 프로그램의 명칭은 ‘씨네 코뮌(Cine Commune)’이다. ‘씨네 코뮌’이라는 프로그램 명칭을 처음 제안했을 때 내부에서는 대체로 “우려스럽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려스러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하나는 코뮌(Commune)이 정치적 급진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행사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코뮌과 시네마테크의 조합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어울리지 않는 데에도 문화적 급진성, 혹은 정치적 편향성을 갖기 쉽다는 이유가 붙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코뮌이라는 단어가 갖는 ‘정치적 급진성’의 이미지가 외부에 공개되기 이전부터 다소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씨네 코뮌’이라는 타이틀이 ACC 시네마테크의 방향성을 보다 선명하게 표현해준다고 할 수 있다.




ACC 시네마 펀드’ 포스터 

 



코뮌은 정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코뮌은 자치 공동체를 의미하며, 공동체의 운영은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을 따른다. 코뮌이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각인된 직접적인 계기는 아마도 1871년 프랑스 파리의 노동자와 시민항쟁의 결과로 수립된 혁명정부인 파리 코뮌(Paris Commune) 때문일 것이다. 파리 코뮌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민중이 주도로 수립된 자치정부라는 점에서 코뮌의 상징성을 갖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코뮌을 조금 더 폭넓게 본다면 12세기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건사회에서 주민의 상호부조와 평화 서약이 기반이 된 코뮌은 주민 자치 공동체로서 사회적 혼란이나 영주권의 남용에 대처하는 독특한 형태의 자치사회단체로서 주로 프랑스 북부를 중심으로 성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본다면 코뮌은 기존의 세력을 전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기보다는 사회 안정과 질서를 도모하기 위한 평화적 자체결사체의 성격이 더 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코뮌이 정치적 급진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오히려 자치 공동체의 민주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했던 시대적 상황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코뮌이 정치적인 급진성을 내포한다기보다 환경적 요인이 코뮌을 정치적으로 급진적일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치, 시민의 권리와 같은 정치적인 권한들은 공동체가 원활하게 운영, 유지될 수 있도록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기본적인 가치들인데, 코뮌이 그러한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 기득권으로부터 도전을 받게 된다. 그러한 상황을 우리는 무수히 많이 목격해왔으며, 한국의 영화사 내에서도 60년대의 실험영화의 발단-자주적 커뮤니티-검열-사라짐-재등장을 통해 알 수 있다. 이쯤 설명하다 보면 우리에게도 코뮌이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가 겪었던 민주화를 위한 공동의 연대와 자율적 공동체가 바로 한국의 ‘코뮌’이기 때문이다. 광주에 위치한 ACC 시네마테크의 개관 프로그램 제목이 ‘씨네 코뮌’인 것은 여러모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ACC 시네마테크 개관기념 전시’ 포스터

 <마키노 타카시(Takasi Makino)_무한한 영화> 

사진 제공: ACC 시네마테크 




씨네 코뮌은 직역하자면 ‘영화 자치 공동체’ 즉, 영화를 위한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자치공동체라는 의미가 된다. 영화의 과업을 완수하는 데 필요한 공동체, 그것도 자율적이고 민주적 성격을 지닌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사실이 왜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일까? 이윤의 이해 관계없이 상업적 영역 바깥에서 고군분투하는 작가들을 지원하는 곳이 국립이 아니면 어느 곳에서 가능한 것일까? 또한, 불특정 다수의 관객 중 멀티플렉스 영화들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관객을 수용해 줄 곳은 어떤 곳일까? 


만약 씨네 코뮌이 영화행사의 프로그램 제목으로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라고 본다면, 그 말에는 영화는 심미주의적이어야 한다거나, 적어도 비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녹아있다고 봐야 한다. 영화의 미학은 인식론적 관점에서 회화 중심의 평면적 사고를 깨고 착시와 이미지의 연속재생이 일으키는 인지적 혼란을 통해 세계에 대한 비판적 인식의 계기를 제공해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화미학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벤야민(Walter Benjamin)이 미학적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영화 매체를 통해 발견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영화가 심미주의를 지향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매체의 정치성이 거세되는 것은 아니다. 다다와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으로 벌였던 일련의 실험들은 심미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정치성을 견지하는 것과 상호 배치되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입증했다. 결국 영화가 비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내용적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자체 검열하라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 또는 프로파간다에 다름 아니다. 




실험영화 국제네트워크 포럼 ‘Galaxy 67’ 

포스터 2016 사진 제공: ACC 시네마테크




매체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영화는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미 1930년대부터 제기되어온 상업적 표준화와 콘텐츠의 획일화 문제는 언제나 영화에 대중성이라는 무기를 허락하면서 예술성의 소멸을 추동한다. 디지털화(digitization)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의 발전은 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지만, 동시에 4차 산업을 내건 상업적 기획에 쉽게 포획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영화가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화를 ‘영화답게’ 볼 줄 아는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자율성과 민주성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결사체가 필요하다. 


적어도 상업적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영화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개관 이후 며칠 동안 관객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도대체 무슨 내용입니까”였을 것이다. 영화는 움직이는 이미지이며 문학도 아닌데 왜 줄거리에 집착하는 것일까. 여타 예술 장르처럼 기법, 표현을 생각해볼 수는 없는 것일까. 필자 역시 질문을 받고도 명확하고 친절하게 답변이 나올 만큼 내공이 쌓이지 못한 점이 아쉬움과 동시에 상영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부분 역시 중요하며 이 둘이 함께 가야 함을 깨닫게 된다. ACC 시네마테크가 가지고 가야 할 문화적 실천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불분명하다. 


기관의 성과지표가 관객 점유율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험영화가 대박 난다는 것은 TV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말이다. 다만 전술한 바와 같이 ACC 시네마테크는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가 아닌 소외되고 지원받지 못하며 사라져가는 작품들에 먼저 다가가고 그러한 영화들이 추후 세계 영화사에 주옥같은 작품으로 기록되기까지 응원하는 기획자, 연구자, 작가 그리고 소수의 관객에서 의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소수의 관객이 씨네 코뮌을 이루고 유지하는 주체들이다. 



글쓴이 김지하는 일본 타마미술대학교 및 연세대 영상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한국 실험영화의 문화적 형성과정 연구」로 미술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매사시네마테크추세츠 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홍익대, 한양대, 동국대 등에서 실험영화와 매체 미학 관련 강의 및 영화제 프로그램 기획을 해왔다. 저서로는 『차학경 예술론』이 있으며, 아다치 마사오(Adachi Masao)와 차학경 아카이브 관련 책을 준비 중이다. 현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필름앤비디오 아카이브 및 ACC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기획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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