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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는 무엇을 지시하는가, 그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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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Documenta 14
2017.4.8-2017.7.16 아테네, 47곳 / 6.10-9.17 카셀, 35곳

도쿠멘타(documenta)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나치 정권에 의해 ‘퇴폐 미술’로 탄압받고 낙인찍힌 예술의 위상을 복권하고,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 카셀을 예술로 되살리고자 그 지역 출신의 예술가였던 아놀드 보데(Arnold Bode)에 의해 1955년에 시작되었다. 5년마다 개최되는 도쿠멘타는 당대의 사회, 정치적 양상을 담은 작품들과 주제들로 매회 새로운 담론과 현대미술의 동시대성을 급진적으로 보여주면서 세계적인 미술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 개최된 ‘도쿠멘타 14’ '아테네에서 배우기(Learning from Athens)' 역시도 현재 유럽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가 당면한 재난적 현실의 문제를 직시한다. 예술감독을 맡은 아담 심칙(Adam Szymczyk)은 전시 제목에서도 지시하는 것처럼 이례적으로 카셀과 함께 아테네를 공동 주최 도시로 삼아 두 도시를 잇는 ‘도쿠멘타’를 기획했다. 물론 2012년에 개최된 ‘도쿠멘타’에서도 카셀 외에 카불과 카이로를 부대 전시 장소로 설정하기도 했지만, 올해 ‘도쿠멘타’에서 아테네는 카셀과 동등한 혹은 어쩌면 이번 ‘도쿠멘타’의 시작점이자 바탕이 되는 주요한 장소였다는 점에서 그 이전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박가희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 사진 documenta 14 제공

Hiwa K 'When We Were Exhaling Images' 2017 Various materials in Zusammenarbeit mit PD022, dem Diplomstudiengang Produktdesign,
Prof. Jakob Gebert, Kunsthochschule Kassel, Installationsansicht, Friedrichsplatz, Kassel, documenta 14 Photo: Mathias Völz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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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전시를 읽으면서 주축이 되는 아테네와 카셀, 두 도시가 표상하는 그리스와 독일의  관계를 살펴야 한다. 유럽연합(EU)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존속하던 공동체는 2000년대 후반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낳은 경제적 불균형, 유럽 주변국에서 유입되는 난민 문제와 연합 내 국가 간의 격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중에 그리스는 금융 위기와 치솟는 실업률과 물가, 정체된 관료제 등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하나의 유럽을 주장했던 유럽연합은 그리스의 국가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인 지원을 했으며, 이때 독일에서 투입된 자본이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독일이 그리스를 샀다’는 식의 농담이 돌기도 했다. 이렇게 두 국가 간의 경제적 채무 관계는 정치적으로도 압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고, 이와 같은 유럽 사회의 민감한 쟁점을 아테네라는 상징적 기표로 끌어들인 것이 올해 ‘도쿠멘타’였다. 두 도시에서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다른 형식의 전시 구조를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과 동시대 유럽 사회의 위기, 나아가 보편적 관점에서 신자유주의 시대의 폐허와 재난 형국을 상징한다는 점에서는 영리하고도 급진적인 결정이었다. 한편 일방적으로 선언하듯 아테네를 ‘도쿠멘타’의 개최 도시로 정한 것과 이러한 결정이 불가피하게 투영하는 노골적인 두 국가의 관계를 두고 전시의 의도가 무엇이었던 간에 독일 문화 제국주의의 일면을 드러내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읽히면서 비난의 목소리와 거센 비평이 일기도 했다.1)

 




Marta Minujín <The Parthenon of Books> 

2017 Steel, books, and plastic sheeting

Friedrichsplatz, Kassel, documenta 14 Photo: Roman März

 




아테네는 무엇을 지시하는가


민감한 사안의 결정에 앞서 ‘도쿠멘타’가 이러한 비난 여론을 예상치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쿠멘타’는 왜 아테네를 호명했는가? 또 아테네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기를 바라는가? 아테네를 단순히 동시대 서구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재난의 상징만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충분한가? 이렇게 아테네의 의미를 축소할 때 정치적 소비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아테네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획 글에 따르면, 아담 심칙은 서구 문명의 중심이었던 아테네를 통해 세계를 다시 볼 것을 요청한다.2) 세계를 다시 바라보자는 것은 다시 현시대의 상황을 타계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며, 이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던 지식과 조건들을 버리고, 지우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도쿠멘타’에서 아테네는 단순히 동시대 재난 지형의 묘사나 재현을 위한 기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것을 지우고 환기함으로써 세계를 재건하려는 일은 아테네로 기표화된 유럽 사회가 고대 그리스부터 축적하고 만들어온 가치들을 다시 점검하도록 재촉한다고 보았다.





Andreas Angelidakis <Polemos> 2017 Foam 

and vinyl seating modules installation view, 

Fridericianum, Kassel, documenta 14 Photo: Nils Klinger





그렇기에 전시에서 등장하는 작품들에서도 관습화된 지식, 사회의 작동 방식을 비평하고, 이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주변부로 탈락된 것들을 다시 호출하려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작업들은 거칠게 원시성, 난민, 여성, 스코어, 목소리 등과 같은 몇 가지 키워드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주요한 맥락들은 아테네와 카셀 두 도시에 펼쳐진 전시장을 아우르며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이 중 필자가 특히 흥미롭게 바라보았던 것은 보 딕(Beau Dick)과 같은 ‘원시성’에 주목하는 작업을 통해 근대화를 거치면서 탈락된 가치를 소환하여 이성적인 사고에 따른 규범과 관습화된 가치로부터 해방할 것을 주장하는 작업들과, 그리스 작곡가 야니 크리스토우(Jani Christou)의 오래된 신디사이저를 재조명하여 과거의 진보성을 다시 현재로 불러들이는 태도였다. 여기에 덧붙여 안나와 로렌스 할프린(Anna and Lawrence Halprin)의 아카이브 작업을 비롯해 다수 등장하는 스코어에 관한 작품들은 새로운 공동체와 조직을 위한 행동과 실천 양식으로서의 확장된 스코어의 개념을 제안하는 듯 했다


아담 심칙이 “탈학습은 학습의 한 형식이다(Unlearning is a form of learning)”라고 말했듯, 이러한 문맥들은 결국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 특히 유럽 사회가 견고하게 구축한 과학적 지식, 관습과 제도 등에서 벗어나 이전의 것들을 지우는 것 자체가 배움임을, 탈학습을 통한 배움의 필요성을 전시 전반을 통해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 ‘도쿠멘타’에서 중요한 질문은 ‘배우기’ 그 자체라기보다는, ‘탈학습’의 맥락에서 ‘무엇의 토대를 다시 세울 것인가’, 혹은 ‘무엇을 새롭게 바라볼 것인가’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아테네를 정의하고, 각 문제의식을 따라 훈련과 실천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였다.





Beau Dick Installation view of documenta 

Halle Kassel documenta 14 Photo: Roman März 





그러므로 결국 전시가 실천의 토대가 되는 사유와 비평의 촉매로서 등장한 것이라면, ‘도쿠멘타’의 또 다른 큰 축이었던 공공 프로그램 ‘의회의 조직들(The Parliament of Bodies), 그중에서도 ‘열린 형식의 사회(The Open Form Societies)’는 실천 양식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했다고 본다.3) ‘열린 형식의 사회’는 도쿠멘타가 제기하는 이슈에 반응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자율적으로 구성된 공동체와 조직이다. 7(공동체·난민·젠더·타자 등)의 ‘열린 형식의 사회’가 출범했으며, ‘도쿠멘타’가 공공 프로그램을 위해 준비한 장소 외에도 도심 곳곳에서 스크리닝, 독서, 세미나,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합집산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할티의 친구들의 사회(The Society of Friends of Halti)’는 2006년 카셀에서 있었던 청년 이민자 살인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이주민과 인종차별 등의 사회 문제에 접근한다. 이 ‘사회’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활동가, 작가, 연구자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의 활동은 카셀의 노이에 노이에 갤러리(Neue Neue Galerie)에 전시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과 프로그램은 ‘도쿠멘타’가 질문한 동시대의 문제와 원인에 더욱 적극적으로 접근하면서 변화를 이끌고 그 토대를 재건하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수행과 실천이 기록 영상과 문서를 통한 간접적인 접촉 외에는 짧은 시간 ‘도쿠멘타’의 전시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대부분 관람객에게는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활동이 가시적이고 즉각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정당이나 의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발언하고 표현하는 창구를 스스로 조직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으며, 전시가 깔아 놓은 비평적인 관점 위에서 수행적인 활동을 하며 전시의 시사점을 다른 방식으로 살피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도쿠멘타’의 핵심을 확고하게 한다.





Ben Russell <Good Luck> 2017 Four-channel digital video installation 

Installation view of Fridericianum, Kassel, documenta 14 Photo: Mathias Völzke





아테네에서 무엇을 배웠나


얼마 전 ‘도쿠멘타’가 끝나가는 시점에 보도된 도쿠멘타 재단의 재정 상황 악화에 대한 기사는 다시금 ‘아테네’를 소환한 이번 전시의 결단을 실패한 것으로 치부했다.4)   한편 그 기사가 배경에 내재한 정치적 의도를 고려했을 때, 단순히 그 보도만으로 이번 ‘도쿠멘타’의 성패를 논할 수는 없겠지만 아테네와 카셀을 잇는 ‘도쿠멘타’를 개최한 기획적 결단이 여론몰이에 쉽게 활용될 수 있는 정치적 도구였던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도 ‘도쿠멘타’가 아테네라는 통시적이며 다의적인 기표를 경유하여 경제, 정치, 민주주의, 공동체, 불확실성 등으로 대두되는 유럽 사회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적확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었으며, 실제로 미술이라는 어법을 통해 이러한 사안을 성찰하고 환기함으로써 동시대 재난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재건해 볼 수 있음을 요청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반면, 다시 이러한 예술적 어법과 실천이 어떻게 현실에 개입했는지, 현실에 무엇을 남겼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각자가 가진 미술의 역할과 효용성에 관한 정의에 따라 그 답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테네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각주]

1) https://www.theguardian.com/artand design/2017/may/14/documenta-14-athens-german-art-extravaganza, 

http://thirdtext. org/exercises-freedom-documenta14, 

https://global.handelsblatt.com/politics/exporting-german-cultural-imperialism-764304, 

http://www.berlinartlink.com/2017/06/26/exhibition-documenta-14-confronting-a-colonial-consciousness/

2) 아담 심칙(Adam Szymczyk) 14: Iterability adn Otherness-Learning and Working from Athens, The documenta 14 Reader, p.29-30.

3) ‘도쿠멘타’는 크게 전시/프로그램/출판/교육/TV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2016 9월부터 ‘의회의 조직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들이 아테네에서 시작되었다.‘의회의 조직들’은 여타 전시에 구성되는 본 전시를 만드는 토대로서의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갖는 부가적인 정도의 역할로만 보기에는 조금 가치 절하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도쿠멘타’가 직시하고 강조하는 이슈들에 관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하고, 다양한 형식의 활동들을 조직하면서, 전시의 수행적인 측면을 만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http://www.docu menta14.de/en/public-programs/

4) Statement by the Artistic Director and curatorial team of documenta 14, e-flux, 2017 9 15

https://conversations.e-flux.com/t/statement-by-the-artistic-director-and-curatorial-team-of-documenta-14/7013

 


글쓴이 박가희는 전시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식생산 장으로서의 전시 만들기와 매체로서의 전시가 갖는 수행적 플랫폼의 생산 가능성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창작 활동을 일종의 실천/행동 양식 삼아 우리를 둘러싼 ‘지금 여기’의 문제들을 불러내고, 이에 대한 비평적인 질문과 사유를 촉발하고자 한다. 2013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동료 기획자 전효경, 조은비와 함께 『스스로 조직하기(self-organised) (2016, 미디어버스)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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