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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2, Jan 2016

미술관의 기발한 외도

Museums do Something Novelty

뉴욕현대미술관(MoMA, 이하 모마) PS1에 방문한 순간의 기억은 여전히 강렬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미술관이 떠나갈 정도로 울려 퍼지는 디제잉,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음악에 심취해 춤추는 사람들, 술, 커다란 워터풀에서 물장구치는 사람, 그리고 고무공들이 눈앞에서 튀어 오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대낮의 클럽 판이었다. ‘이곳이 미술관이 맞나?’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가득 차올랐지만 멍하니 서 있기에는 PS1의 분위기가 관람객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미술관의 정적임에 익숙해 새로운 변신에 당황한 사람들도 이내 뉴요커가 되어 파티를 만끽한다. 그간 미술관은 침묵을 지켜야 하는 조용한 공간이었고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아왔다. 그러나 이들이 역동적인 변신을 하기 시작했다. 디제잉, 콘서트, 춤, 술뿐만 아니라 체육 활동, 캠핑까지 여러 돌발 상황을 만들고 있다. 과연 이들이 어떤 예술적 작당을 꾸미는지, 무엇을 위해 이것을 모의하는지 다양한 미술관의 외도를 훔쳐보고 그 속셈을 파헤쳐보자.
● 기획·진행 이효정 기자

‘Warm Up 2015’ 모마(MoMA) PS1 2015 사진: 찰스 루셀(Charles Rou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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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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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 화려한 밤의 미술관


앞서 묘사한, 음악에 심취해 손에는 칵테일을 들고 사람들과 춤추는 광경은 클럽의 장면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미술관에서 일어난 일이다. 낮에는 어느 곳보다 우아한 미술관이 밤에는 클럽 못지않게 화려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지금부터 20 , 트렌드 세터들이 모여 있는 뉴욕에서 이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등장했다. 모마를 필두로 PS1, 구겐하임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 주요 기관뿐만 아니라 첼시에 위치한 작은 갤러리들까지 가세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앞서 소개한 PS1에서 열리는 (Warm Up)이다. 미술관이란 사실을 잊을 정도로 파티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Warm Up 뉴요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는데, 비결은 음악과 YAP(Young Architects Program) 있다. 6팀의 음악 큐레이터 팀이 각자 지닌 음악적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을 선별해 Warm Up 걸맞은 신선한 음악을 선보인다. 또한, 파티에 젊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PS1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건축가 발굴 프로그램 YAP 수상작을 전면에 내세워 파티참석자에게 쉼터를 제공할 아니라, 건축물을 가지고 있게 예술적 재미를 더한다. 동시에 파티 도중 자연스레 신진 건축가들의 작품을 노출시켜 차세대 뉴욕을 이끌어갈 건축가를 소개하는 자리로 파티를 역으로 이용,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  





세마 하이파이 오디오비주얼 스펙타큘라

(SeMA Hi-Fi AudioVisual Spectacular) 2015





Warm Up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다른 파티, 구겐하임의 아트 에프터 다크(Art After Dark) 있다. 뉴요커들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매진행렬을 이어가는 구겐하임의 파티명을 직역하면 밤이 지난 후의 미술이다. , 구겐하임은 파티와 함께 전시를 관람할 있다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물론, 작품 보호를 위해 전시장 반입은 금지다) Warm Up 예술을 자연스레 느낄 있도록 작품을 파티에 융합시켰다면 구겐하임은 대중들이 전시 관람을 하도록 파티를 유인책으로 사용한 것이다. 성공에 힘입어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Guggenheim Museum Bilbao)까지 뻗어 나갔는데, 파티에 목마른 스페인 사람들은 새벽 1시에 끝나는 Art After Dark 부족했나 보다. 이에 빌바오 구겐하임은 지역 유명 클럽 피버(Fever) 협정을 맺어 미술관 파티가 끝난 피버에서 이어 즐길 있게 도모해 파티 자체만 온전히 즐길 있도록 구성했다. 핫한 미술관의 외도는 한국에도 상륙했다. 올해만도 아라리오 뮤지엄은 2015 뮤지엄나이트 서울시립미술관은 세마 하이파이 오디오비쥬얼 스펙타큘라(SeMA Hi-Fi AudioVisual Spectacular) 선보였다


지금껏 3회에 걸쳐 개최된 2015 뮤지엄나이트, 관람시간 종료 시간을 적극 활용 파티를 통한 예술과 소통의 장을 이끄는 프로그램. 야외 맥주 파티는 물론 전시와 연관을 가져 예술가들이 직접 기획하거나, 예술가들이 파티에 직접 참여해 예술과 함께 즐길 기회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세마 하이파이 오디오비쥬얼 스펙타큘라 영상예술과 사운드 아트, 전자음악의 경계를 허물었다.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자 파티형식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기존 미술관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미술관이 지닌 이미지를 환기시켜 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는 성공했다. 파티의 시작은 현대미술을 어려워하는 젊은 세대들을 미술관으로 유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젊은이들뿐 아니라 중장년까지 남녀노소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그들이 던진 파티라는 미끼가 제대로 대어를 낚은 것이다. 





Turbine Festival 2015  





종횡무진 미술관을 누비다


10 기발한 아이디어로 극장가를 휩쓴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박물관이 살아있다>. 주인공이 자연사박물관에서 근무하며 매일 일어나는 좌충우돌 사건을 그린 영화는 많은 어린이에게 박물관의 대한 호기심을 심어주었다. 이에 영화의 배경인 자연사박물관이 슬립오버즈(Sleepovers) 통해 아이들이 지닌 궁금증 해소에 적극 나섰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미술관에서 하룻밤 캠핑이라니 얼마나 낭만적인 일인가! 비록 공룡과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지 않고 티켓 또한 다소 비싸지만 그들과 함께 밤을 지새울 있다는 특별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성인들에도 흥미로웠나 보다. 아이들만 Sleepovers 즐길 있냐는 문의가 빗발쳤고, 성행에 힘입어 오직 21(한국나이 22) 이상 성인들만 참여할 있는 다른 Sleepovers 생겨 남녀노소 모두 유물과 하룻밤을 보낼 기회를 잡을 있게 됐다. 


이제껏 미술관의 밤에 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올빼미족 아닌 아침형 관람객들은 미술관에서 전시만 즐겨야 할까? 이를 위해 아시아 박물관(Asian Art Museum) 오전 관람객을 위해 아시아식 명상을 준비했다. 바로 신체운동 요가이다. 매달 첫째 일요일에 진행되는 요가 플로우(Yoga Flow) 심신 안정을 도모하고 신체 밸런스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아시아 미술을 서양인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아시아 박물관은 시각적인 이해도뿐 아니라 신체활동인 요가를 통해 아시아의 문화를 몸과 마음 모두를 통해 체험하도록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한다나아가 이들은 매년 새해 박물관에서 떡방아를 찢는 기이한 광경을 연출해아시아 문화를 몸으로 체험할  있는 기회를 더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여러 활동으로 돋보이는 곳은 단연 대림미술관이다토크콘서트렉쳐  미술관에서 즐기기 힘들었던 색다른 워크샵을 꾸리는  패스(D PASS) 굿나잇(Good Night)프로그램을 통해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을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대림미술관 워크샵에는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쿠킹 클래스조향 클래스메이크업   미술관에서 열릴 것이라 생각해본  없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개최한  있다미술관과하등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런 프로그램은 사실상 파헤쳐보면 전시와 연관을 지니고 있다지난해 10월에 열린 D PASS_덴마크 쿠킹 워크숍 경우 당시 진행된 <헨릭 빕스코브-패션과 예술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 주인공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 덴마크 출신 예술가란 점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문화의 가장 기본 요소인 의식주  의복을 전시에서 만났으니음식을 워크숍에서 체험해 빕스코브가 지닌 문화적 베이스를 한층  깊게 접해 전시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있었다. 






Fashion in Motion: 아쉬시(Ashish) 

사진: 빅토리아 & 알버트 박물관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미술관, 모든 예술을 흡수하다


이제 미술관에서 미술 작품만 관람하는 시대는 끝났다. 미술관이 모든 예술 장르를 흡수하기 시작해 이제 다른 문화예술공간을 따로 찾아가지 않아도 미술관에서 모든 예술적 갈증을 해소할 있게 것이다. 미술관이 흡수한 예술은 콘서트, 공연, 패션쇼, 마술쇼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이들의 하나 공통된 특징이 있다면, 미술관이 지닌 색채를 잃지 않으며 미술이 아닌 다른 예술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빅토리아 & 알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이다. 방대한 디자인·섬유 컬렉션을 소유한 빅토리아 & 알버트 박물관은 자신들의 철학에 걸맞게 장르 예술로 패션쇼를 선택했다


패션 모션(Fashion in Motion)이라는 타이틀 아래 이미 수십 차례 열렸으며, 미쏘니(Missoni), 안나수이(Annasui), 겐조(Kenzo), 고티에(Jean Paul Gautier), 알렉산더 맥퀸(Lee Alexander Mcqueen) 동시대 가장 촉망받는 디자이너들이 쇼를 올렸다. 최근 쇼를 올린 아쉬시(Ashish) 이곳에서 자신의 회고전 쇼를 가지게 것에 영광을 표했을 만큼, Fashion in Motion 디자이너들에게 번쯤 서보고 싶은 무대로 꼽히며 대중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밀라노나 파리에서 열리는 공식 패션 위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아름다운 박물관을 배경으로 쇼를 올릴 있다는 점이다. 무대와 조명만 있는 일반적 패션쇼장이 아닌 예술적 감각이 흘러넘치는 공간이기에 예술과 패션의 조화를 추구하는 디자이너들에게는 매력적인 공간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굿나잇 8_플레이나잇 2015  





이벤트를 통해 패션쇼를 꾸준히 열면서 미술과 패션의 진정한 만남이라는 예술 융합적 모토를 진정으로 실현하고 있다. 콘서트와 영화 또한 빼놓을 없는 미술관의 다른 예술 활동이다. 이제 콘서트와 영화상영회를 개최하는 미술관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있을 정도로 국내 기관들이 가장 많이 선보이는 활동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림미술관, 소마미술관 전부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기관이 동참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포항시립미술관은 국가 운영이란 기관에 걸맞게 주로 판소리와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며, 신세대적 디자인감각을 보여주는 소다미술관은 소다스테이지 토토밤 인디밴드를 초청해 지역민들에게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있는 장을 마련한다. 또한, 소마미술관은 지난 가을 야외상영회를 개최해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문화생활인 영화를 통해 미술관에 대한 거리를 좁히는 시도를 했다


그렇다면, 국내 기관은 콘서트와 영화를 주요 활동으로 택했는가? 가장 핵심 이유는 앞서 소개한 파티를 여는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술관을 생활 예술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이들이 쉽게 즐기고 찾을 있는 가장 적합한 예술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콘서트와 영화를 도입한 . 미술관이 시도한 다채로운 외도엔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참여의 문턱이 없다는 점이다. 그만큼 그들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미술관으로 돌리기 위해 여러 장치를 미술관과 친해질 고도의 전략을 펼친다. 그렇다고 본업인 전시에 소홀하지도 않다. 본업과 부업(?) 가지에 충실한 기관들은 포스트 미술관 꿈꾼다. 시각예술매체만 만나볼 있던 장소를 넘어 오감을 만족 시킬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한 신호탄을 다채로이 쏘아 올렸으며 이런 외도는 현재진행형이다. 시대에 발맞춰 관람객을 만족하게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는 그들에게, 이제는 관람객이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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