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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84, Jan 2022

로랑 페쥬(Laurent Pejoux)에르메스 재단 디렉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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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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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에르메스 재단의 설립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2008년부터 에르메스 재단은 차별화된 훈련 프로그램이나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보다 폭넓은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성 및 전수의 중요성을 지켜왔다. 창의성과 전수는 그것을 ‘받는’ 사람들의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기술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데, 초보자의 경우 이것이 직업적 소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훈련된 전문가에게는 무한한 학습 가능성을 통한 실력 향상과 완벽을 추구하는 기회가 된다. 에르메스 재단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의 대상은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그룹은 9세부터 15세까지로 장인 기술을 배울 기회를 얻는 학생, 두 번째 그룹은 공연 예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지원을 받는 대학생, 마지막 그룹은 상호 교류를 통해 본인 분야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장인, 디자이너, 엔지니어로 나뉜다. 장인 정신, 전문성 또는 혁신에 대한 지원 및 관련된 기술과 지식의 전수는 각 분야의 이수자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발견하거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오늘날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Q 에르메스 재단의 전체적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 공유한다면

장인 정신과 인본주의적 가치에 기반한 재단은 탁월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인간의 창조물이 그것을 ‘누리는(receive)’ 사람뿐만 아니라 ‘만드는(make)’ 사람에게도 성취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에르메스 재단의 4가지 핵심, 즉 전수 행위로서의 ‘만들기’, 창조 행위로서의 ‘만들기’, 지속 가능한 약속으로서의 ‘만들기’, 연대 행위를 통한 ‘만들기’를 통해 표현된다. 이를 기반으로 한 에르메스 재단의 모든 활동은 동등하게 중요하다.


Q 에르메스 재단이 현대미술을 후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에르메스는 ‘창조(creation)’를 추구한다. 그러므로 에르메스 재단은 “창조의 행위는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든다”라는 에르메스의 원칙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있다. 에르메스 재단은 설립 이래로, 예술가들의 모든 단계의 창작 과정에 있어 그들과 협력하고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시각 및 공연 예술, 사진 분야에서 에르메스 재단은 예술가들이 주류에서 벗어나 레지던시나 장소 특정적인 상황, 혹은 다른 분야와의 조우를 통해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펼침으로써 대담하면서도 풍부한 표현력, 혁신적인 형태의 예술을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재단의 지원은 새로운 작품 제작부터 공연, 전시 또는 출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진행된다. 필요한 채널을 통해 현대 미술계의 다양한 예술가들은 더 많은 대중과 만나게 되고, 대중에게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예술가들의 감정과 사유가 담긴 창의적 시선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트 잉발츤(Mette Ingvartsen)
‘Moving in Concert’ 
뉴세팅 프로그램 #10 © Marc Domage



Q 향후 에르메스 재단의 새로운 계획은 무엇인가

에르메스 재단은 향후 5년(2023-2028) 동안 기존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개발하는 활동을 고려하고 있다. 2021년에 재단은 프랑스 전문 직업 기술학교(Les Compagnons du Devoir et du Tour de France), 아르케스낭 왕립 제염소(la Saline royale d’Arc-et-Senans), 브장송(Besancon) 학교 위원회의 도움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생물 다양성 교육에 초점을 둔 새로운 프로그램인 ‘마누테라(Manuterra)’를 시작했다. 이 새로운 프로젝트는 프랑스 내에서 에르메스 재단이 주도하는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를 위한 활동에 중점을 둔 것이다.


Q 서울의 아뜰리에 에르메스(Atelier Hermes) 외에도 프랑스에 있는 라 그랑드 플라스(La Grande Place), 브뤼셀의 라 베리에흐(La Verriere), 도쿄의 르 포럼(Le Forum) 총 네 공간에서 전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 각 네 공간에 전임 큐레이터를 두어 자치적으로 운영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나

에르메스 재단의 4개의 전시 공간 모두 전문성과 지식을 인정받은 전문가가 큐레이팅을 맡고 있으며, 각 공간마다의 특징이 있다. 라 그랑드 플라스는 지역적 뿌리를 구축하기 위해서 퐁피두 메츠 센터(Centre Pompidou-Metz)나 델메 시나고그 아트센터(La Synagogue de Delme)와 같은 지역 문화 기관의 큐레이터들이 전시를 기획한다. 라 베리에흐는 기욤 데상쥬(Guillaume Desanges)가 큐레이터로, ‘생태 및 물체’, ‘시’, ‘꿈’ 등과 같은 특정 주제의 전시를 2년 주기로 기획하고 있다. 서울의 아뜰리에 에르메스 전시는 2020년부터 안소연 아티스틱 디렉터가 재단과 협의를 통해 기획·감독하고 있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비롯한 2개의 전시는 한국 젊은 작가들의 개인전이나 단체전으로 구성된다. 도쿄의 르 포럼은 자국의 예술가를 소개하거나 프랑스 출신의 예술가를 그 지역에 소개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지역사회의 작가 지망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리허설 모습) 캐롤린 마르카데(Caroline Marcadé)
Conservatoire National Supérieur d'Art Dramatique
 (CNSAD) © Christophe Raynaud de Lage



Q 한국 현대미술신에서, 과거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영향력은 적지 않았다. 특히,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의 파급력은 큰 편이었다. 총 세 명의 후보가 전시를 진행하고 한 명이 아뜰리에 에르메스 상을 받았던 구조에서 현재 심사위원들이 한 명을 지정해 발표하고 전시를 진행하는 구조로 (2015년부터) 변화를 주면서 여전히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유지하고 있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만든 이유는 무엇이며, 현재 재단 입장에서의 미술상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유지해오는 데에 대한 비전도 말씀 부탁한다

1997년, 에르메스 재단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할 당시 회장이었던 장-루이 뒤마(Jean-Louis Dumas)는 한국에서 현대 미술상을 제정하기로 결정했다. 뒤마 회장은 창의적인 상상력에서 출발해 장인의 숙련된 손으로 만들어진 오브제를 생산하는 발원지로서 현대 창작 예술을 장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생각했다.
    
20여 년 동안 42명의 작가가 미술상 후원을 받아 새로운 작품을 제작했고, 이들은 모두 현재 한국의 현대미술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들의 비전은 설치 및 비디오 예술 등을 포함하여 획기적이고 현대적인 형식으로 표현되고, 한국의 역사에 깊숙이 박힌 오랜 전통과 중요한 연결 고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오늘날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은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목표를 갖는 중요한 상이 되었다. 에르메스 재단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창의적인 예술가들과 만나 다양한 재능이 결실을 맺고 지속적인 명성을 쌓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맡고자 한다.


Q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앞으로 강화하고 싶은 지점이 있다면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그동안 꾸준히 한국 작가들을 지원해왔으며 이러한 지원이 한국 현대미술계에 기여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에 만족하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예술가들에게 가장 좋은 지원을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PA



로랑 페쥬
© Olivier Metzger  Fondation d'entreprise Hermès




로랑 페쥬는 공공 정책 관리(Sciences Po) 석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스포츠 교사 자격을 취득하여 교육 분야에서 경력을 시작했으며,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열린 교육 프로그램 ‘Ten months of School and Opera’를 공동 감독했다. 2013년, 파리 교육위원회 총장 내각 부디렉터로 선임됐고, 2018년 9월부터는 파리 교육위원회 비서실장이자 예술 및 문화 학술 대표를 역임했다. 2020년 3월 에르메스 재단에 입사한 그는, 최근 에르메스 재단 디렉터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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