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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5, Apr 2016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PUBLIC ART NEW HERO!

이로써, 100명의 어벤져스가 완성됐다. 7명의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가 지난달 4일 최종 선정됨으로써 지난 10년간 「퍼블릭아트」 공모를 통해 뽑힌 히어로들로 이 강력한 숫자가 채워진 것이다. 총 239명이 지원한 1차 포트폴리오 심사, 14명이 참여한 2차 면접 심사를 거쳐 올해 히어로로 이채영(대상), 김화현, 박민, 오유경, 윤예제, 천재용, 허경란 작가가 뽑혔다. 반짝반짝 윤기 나는 작품에 말도 잘하고 성품까지 훌륭한 그들은 지난 3월 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NEMO)에 모여 작가 서로서로는 물론 편집부와 정식으로 인사를 나눴다. 이후 진행한 프로필 촬영과 인터뷰를 엮어 ‘어나더뷰’로 소개한다.
● 기획·진행 편집부 ● 사진 서지연 ● 장소협찬 블루스퀘어 N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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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최태만 국민대학교 교수·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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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히어로 7인의 탐나는 재능,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선발에 남녀 성비를 고려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알만한 이들은   , 뉴히어로 1 심사는 이름과 성별은 물론 출신학교와 나이까지 전부 제거한  작품만으로 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더러 작품에 젠더가 묻어나기도 하지만  많은 지원자  보다 훌륭한 작품을 뽑는 것에 집중하는 심사단에게 그런 요소가 고려될  만무하다. 그래서 이번 히어로 그룹에 남자 작가는  한명이다1 심사를 통해 선발된  14명의 작가들은 지난 3 4 서울 여의도 한국잡지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2 심사를 거쳤다.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 최태만 국민대학교 교수·미술평론가, 백동민 「퍼블릭아트」 발행인과 정일주 편집장으로 구성된 심사단은  작가마다 10 프리젠테이션, 5 동안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심사를 진행했다. 그렇게 선정된 7  4명의 작가를 후보로 놓고 심사숙고 끝에 대상 작가를 골랐다. 장석원 관장은 회화, 특히 동양화가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는 요즘, 이렇게 뚝심 있게 작업하는 젊은 동양화 작가에게 대상을 주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먹으로 낯선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 설득력을 갖는다 피력했으며 최태만 교수 역시 회화의 깊이를 추구하는 성실하고 정직한 노력을 높이 친다 작가 이채영에 대해 평했다


그렇게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역사상  동양화 작가가 대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그런가하면 설치·미디어 작가 천재용은 개념이 뚜렷하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것을 시각적으로 실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평을, 설치작가 오유경은 미술의 영역 확장을 시도하며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는 점이 주목된다 견해를 얻었다. 미디어아티스트 박민은 자기 개념이 뚜렷하며 진취적이다 의견이, 영상작가 허경란은 정신과 주제 모두 투철하다 평을 얻었다.  독특한 동양화를 구사하는 김화현 작가에 대해서는 도발적 발상이 눈에 띄나 이론이 실제를 선행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조언을, 서양화가 윤예제에게는 지독한 그리기에 충실한 작가이나 소재주의에 함몰할 가능성 또한 있다 충고가 전해졌다.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진취적으로 작업하는 이들이란 총평으로 뉴히어로 심사는 갈무리됐다. 7명의 2016 작가들은 이달 「퍼블릭아트」 어나더뷰 한꺼번에 소개되는 것을 시작으로      작가를 면밀히 소개될 예정이다. 그들이 이룰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예술적 상상력을 잡지를 통해 느껴보시기 바란다.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심사평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


지금의  아티스트들 경향을  눈에   있는  깊은 자리였다. 설치와 영상  테크놀로지 작업에 치우쳐 있던 젊은 작가들이 순수 회화와 조각  손맛이 느껴지는 작업들에 매진하고 있어 대단히 뿌듯하다. 이번 공모전은 작업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오로지 재료로 승부하는 작가들의 근성이 단연 돋보였다.


최태만 국민대학교 교수·미술평론가


대상을 받은 이채영은 설치작업과 미디어아트에 비해 단조로울  있는 동양화를 면밀한 붓놀림과 철학을 바탕으로 완성했다. 대상 작가뿐 아니라 최종 선정된 작가들 모두 재주를 바탕으로 작업에 정진하는 인물들이다. 1 심사를 통해 장르가 안정적으로 분배된 덕분에 여타 공모전에 비해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흥미롭고 밀도 역시 높았다.   






이채영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 

이채영 Lee Chaeyoung



기대어   있는 울림 


이채영은 여운을 남기는 작가다. 그가 선택한 공간의 쓸쓸함이라는 주제부터 먹이라는 재료까지, 언뜻 보면 특별한 것은 없다. 특히나  먹으로 그림을 그리나?라는 질문에 내게  맞고 재미있어서라는 군더더기 없는 대답을  만큼 모든 것에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본인의 경험과 일상의 바탕이 되는 평범한 공간을 그리는 작가는 누구나 느끼는 감정을 그림에 녹여내고 싶었다.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 즐거운 외출 후의 공허함  우리는 굳이 말하지 않을  모두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편한 안식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번쯤은 생각해  모든 이에게 이채영의 그림은  곳을 제공한다. 그가 담아내는 장소의 황량함과 고독함은 사람들 내면의 쓸쓸함을 대신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먹의 사용은 어쩌면 그의 말대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우> 2015 장지에  23×180cm





본디 먹은 종이 위에 덧바르는 서양화의 물감과는 달리 종이에 흡수되어 그림의 완성도를 높이기 힘든 재료다. 더군다나 완성된 그림에선 허전함이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채영은 종이가 먹을 머금으며 만들어내는 감성적 느낌과 깊은 울림을 주제와  버무렸다. 쓸쓸함의 감정을 한층  깊이 있게 표현한 그의 그림에서는 먹의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느 그림처럼 다양한 색이나 화려함은 없지만, 이채영의 그림이 만들어내는 울림은 보는 사람에게 여운을 남긴다. 가끔 생각나면 꺼내보는 사진첩처럼 사람들이 공허함을 느낄  편안하게 자신의 그림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과 맞아떨어진다앞으로 연필, 목탄 등의 다른 매체를 사용해 드로잉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최근 이라는 공간에 집중하고 있다. 작업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활동하고,  그런 에너지를 갖고 싶다고 말하는 이채영. 또다시 공간에 주목하는 그가 어떤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이채영은 1984 생으로 덕성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을 수료했다. 포스코미술관, 복합문화공간 에무, 갤러리 도올, 신한갤러리에서   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갤러리그림손, 갤러리룩스,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여러 차례 그룹전을 가졌다. 2015 에트로 미술대상, 종근당 예술지상 작가 선정  수차례 수상한  있다. 그의 작품은 에트로, 미술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김화현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김화현 Kim Hwahyun



대체 미술사를 탐한 소년들


아름다운 소년들이 줄지어 나온다. 일명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남자)처럼 김화현 작품  소년들은 만화의 프레임에서 회화의 사각 프레임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화현이 순정만화를 선택한 이유는  안에서 독특한 맥락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얼굴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 10등신에 육박하는 신체  순정만화  남성은 동양 여성에 의해 이상화된 인물상으로 동양인보단 서양인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러나 정작 실제 서양 남성  이러한 외관을 가진 사람은 확률적으로 제로에 가깝다. 동아시아에만 있는 순정만화  인물들은 결국 환상  존재인 것이다그래서인지 그의 소년들은 지금까지 미술사에서 등장한 남성들의 몸과는 사뭇 다르다. 김화현은 다부진 , 영웅으로 묘사된 남성들에 비해 한없이 유약하고 고운 소년들을 등장시켜 대체 미술사(alternate art history) 꿈꾼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 하지 않는가





<군자지교(君子之敎)> 

2008 장지에 채색 50×60cm





백인 남성의 시각으로 그려진 현재 주류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비주류인 여성의 시각으로 그린 남성, 그것도  마이너한 위치를 지닌 동양 여성의 시각으로 대상화시킨 남성상을 그려내 현재 많은 이들이 비판 없이 수용하고 있는 미술  남성과 여성상의 스테레오 타입에 대해 꼬집는다. 그뿐 아니라, 서양의 눈으로 동양을 왜곡되게 해석한 오리엔탈리즘처럼 순정만화를 차용해 동양인이 그려내는 말도  되는(?) 서양에 대한 환상을 그려내는 것이다특이점은, 작가는 대체 미술사를 바라는  시도가 성공이 아닌 실패할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도전이 끝내 실패로 끝날지 아니면 대성공을 이룰지 아직  결과를 단정 짓기는 이르다. 과연 김화현의 소년들은 미술계를 바라보는 주류의 시선을 뒤바꿀 것인가? 아름다운 소년들의 당당한 행보에 주목해보자. 



김화현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에서 ·석사를 마치고 미국 메릴랜드 예술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갤러리 진선을 시작으로 아트포럼 뉴게이트, 갤러리 구에서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갤러리 스케이프, 샘표스페이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박민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박민 Park Min



팍팍한 현실, 이면 들추기 


박민은 한국 미술계에 이제  발을 디뎠지만, 한국 사회의 부조리들을 작품에 담아 전달하는 작가다. 그의 가장 최근 전시이자 국내  개인전인 <오래된 미래>(2016) 사회적 문제에 관한 관심을 여실히 드러낸다. 눈에 띄는 화려한 이미지가 대한민국 광화문 한복판의 전광판에 전시되는 , 그것은 그가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기만 하던 나라에서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며 외부에서 보기엔 남부러울  없는 국가가  것만 같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내막을 알고 있지 않은가. 그는 급속한 성장을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의 내부 상황을 썩은 수박, 파리 등의 사물로 대신해 꼬집는다그렇지만 박민이 개념에만 치중하는 작가라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비주얼아티스트로서 개념 이전에 최종적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에도  비중을 둔다는 그는 본래 작품을 구상할  개념과 시각적 이미지  특정한 하나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다






<수용유희(Jolly God 184:Receptional Play)> 

2013 과정사진





가장 애착 가는 작품으로 꼽은 <수용유희(Jolly God 184: Receptional Play)> (2013) 박민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는 두발자율화 시대 이전 항상 어울리지 않는 단발머리를 해야 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의 부조리를 경험했다. 하지만 규율과 규범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이고, 작가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강요하는 한국사회의 엄격함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200 명의 머리 위에 단발머리 모형을 얹고 사진을 찍은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인종이 뒤섞인 미국에서 진행돼 웃음을 더하면서 주제의 무거움을 덜어냈다박민은 최근 관심 있는 주제로 집단이 개인에 끼치는 영향력을 일컫는 동조이론 꼽는다. 전작들과 같은 맥락에 있는  주제를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사회 문제를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개념만을 중시하는 지나치게 진지한 예술가는 되고 싶지 않다는 그는 비주얼과 개념의 균형을 맞추는 작가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준비가  있다.



작가 박민은 1984년생으로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오브 디자인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미국 절먼 갤러리, 우드개리 갤러리, 브루클린 웨이페어러스 갤러리 등에서 수차례 그룹전을, 자바 스튜디오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에서 입주작가로 활동하기도  그는 최근 광화문 동아일보 전광판을 활용한 개인전 <오래된 미래> 열었다.






오유경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오유경 Oh Youkyeong



물질에서 비물질성을 들추는 여정


오유경은 자신이 경험한 자연현상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작가다. 네팔의 안나푸르나, 인도의 라다크  오지여행을 통해 자연의 어마어마한 힘을 느낀 그는, 문득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대도시의 인공물들이 그다지 견고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가가 몸으로 느낀 감각들은 종이컵, 탁구공, 비치볼, 헬륨 풍선처럼 가벼운 사물을 통해  안의 비물질적인 속성을 끌어내게 한다. 정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그의 설치작업은 시적인 느낌을 준다. 재료들을 사용해 일련의 모듈을 만들고, 주어지는 전시 공간에 조응할  있도록 가변설치를  결과다. 오유경의 모듈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는 집적과 증식을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한순간도 머물러있지 않는 것처럼 가변적인 확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가 공부했던 파리 시내에는 곳곳에 버려진 의자들이 많았다






<만들어진 > 2011 종이컵 가변설치





작가는 그것을 보며 연민을 느꼈고,  이후에도 집중적으로 사물 안에 내재한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찾기 시작했다. <만들어진 >(2011)에서 보여준 것처럼 여러 개의 종이컵을 쌓아 산처럼 만듦으로써 사물이 다른 맥락으로 옮겨졌을  새롭게 지각될  있는 부분을 일깨우는 식이다. 가벼운 공산품 재료를 모아 만들어낸 공간감은 무너지기 쉽다. 태풍, 밀물과 썰물 같은 자연 현상 앞에서 인공물들이 맥없이 스러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허무함이 아니다. 오히려 웅장하게 보이는 것들을 지나치게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오유경의 작업에는 많은 색이 사용되지 않는다. 색이라는 것도 나름의 의미나 상징을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작품에 글자도 넣지 않는다. 모든 부가적인 요소를 빼고 완성한 작품은  자체로 하나의 촉매제로 역할하며, 관람객이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작가는 최근 알루미늄 비닐, 메탈  기존에 도전하지 않았던 재료에서 , 공명성, 투명성 등의 새로운 성질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가 오유경은 1979년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를 졸업한 ,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조형예술학과에서는 쥬세페 페노네를 사사했다. 파리 주불한국문화원과 OCI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팔레  도쿄, 서울시립미술관, 태화강국제미술제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2년에는 에르메스 재단에서 운영하는 아뜰리에 프로그램 입주작가로 선정된  있다. 





윤예제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윤예제 Yoon Yeje



부정의 에너지를 떨쳐내는 풍경화


윤예제에게 작품행위는 감정을 해소하는 일과 같다. 대부분  번씩은 겪게 되는 환경의 변화, 일테면 이사, 입학과 졸업, 만남과 이별 같은 것들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변화에 작가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동시에 일련의 심리적 불안감, 압박감, 스트레스는 작품에 더욱 집착적으로 파고들어 그리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작업의 시작은 사적이었지만, 붓을 놓지 않고 계속 그릴수록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웅덩이에서 늪으로, 늪에서 숲으로 점차 바깥을 향해 나오고 있다.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서, 작업을 대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결과, 내면의 사적인 풍경에서 더욱 넓은 공간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풍경화에는 하늘이 없다. 시선은 땅과 가깝고, 여백의 풍경은 안개처럼 희뿌옇게 처리하거나 색으로 채운다. 그래서인지 풍경화의 전형으로부터는 빗겨서 있다.





<I'll remember April>

 2013 Oil on canvas 150×150cm 





그것은 윤예제가 눈에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가가 그리는 웅덩이는  근처에서 발견한 것이고, 세필로 그려낸 Spring in winter 시리즈  늪은, 국내 최대 습지인 경남 창녕의 우포늪을 모델로 한다. 현실의 공간을 사계절 내내 지켜보고서 가장  닿는 풍경을 체화시킨 뒤에야 자신의 색과 느낌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둥근 형태, 특정한 구도를 통해 자신만의 품을 만들고, 밀폐된 공간 안에 마련한 작은 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도록 의도한다. 이번  청주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는 윤예제는 아담한 작업실을 벗어나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작업에만 몰두할 계획이다. 둥지를 옮기는 그가 새로이 선택한 풍경은 제주도 곶저숲이다. 그곳 야생의  아래에 숨겨진 자신만의 공간을 찾았다. 기존의 차분하고 세밀한 풍경에서 나아가 나이프를 사용해 거친 질감을 드러내는 대작에도 도전한다. 



작가 윤예제는 1986년생으로 중앙대학교 서양화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 아트스페이스H 아트스페이스 루에서 개인전을 치렀다. 공평 아트센터, 인사아트센터, 영은미술관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자하미술관이 주최하는 2015 ZAHAARTIST 선정됐다. 





천재용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천재용 Chun Jaeyong



보이지 않는 것에 홀리다


천재용은 매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 작가다. 자신이 관심 가는 분야에 따라 매체를 바꾸기 때문에 특정한 하나의 장르를 자신의 상징처럼 사용하지는 않는다. 작품의 스토리를 먼저 지정해놓고 작업을 시작하는 편이라 그에 따라 적합한 매체가 무엇인지 정하고, 내용을  극적으로 선보일  있는 방향으로 형상화하다 보니 자연스레 여러 매체를 다루는 작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확고한 기준이 있는 그는 보이는  보이지 않는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잔의 커피를 예를 들자면, 커피는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커피가 탄생하기 위해선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커피콩을 수집하는 농부  많은 보이지 않는  이면에 존재한다. 천재용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 믿는다최근 개인전에서 선보인 <지켜봐야 했던 죄책감>(2015) 또한   없는 감정인 죄책감에서 출발한다





<이유(Reason)> 2015

 두더지 잡기 게임나무두더지박제 가변설치 




불현듯 다양한 죄책감에 대해 생각하게  작가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감정이 어떤 이유로 생기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됐으며, 어느 순간부터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처럼 남아있는  감정을 작가로서 작업과 연관시키고자 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천재용은 적합한 매체를 찾아 탐험에 나섰고, 완성된 작업을 통해 타인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지 묻는다. 현재 그는 영화라는 장르에 새롭게 도전한다.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것에 관한 내용을 담은 시나리오로 구성된 영화는 시각장애인들이 어떻게 예술을 이해하고 생산하는지를 구체화하는 프로젝트로, 미술을 본다 것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 담겨있다. 다매체를 접하면서 쌓아온 그의 표현능력이 영화를 통해 어떻게 발휘될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벌써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작가 천재용은 1977년생으로 뉴욕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쌈지스페이스, 갤러리 세줄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코리아나 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을 포함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또한 샘표스페이스 디렉터를 역임하기도 하였다. 현재 예술가로서 특색 있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쌈지농부의 CEO로서 예술을 통해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허경란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허경란 Ellie Kyungran Heo


대상, 탐험을 완성하다 


허경란과 관람객 사이에는  어떤 대상 존재한다. 달리 말하면  대상은  작품의 주인공이다. 작가가 처음으로 영상작업을 시작하게  계기는 자신의 앞에 놓인 순간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다  순간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이 갔고, 오히려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자신과 대상의 관계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비록 자신이 모든 진실을 담아 전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관람자와 함께 우리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한 의미를 영상작업을 통해 찾기로  것이다. 화면 속에 있든 바깥에 있든 모두는  시간 함께 보냄으로써 작품에 연루된다. 허경란은 영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활동한다.  거리를 오가며 시차 적응을 위해 온몸이 예민해지듯, 그는   감각을 십분 활용해 주변을 낯설게 바라본다. 이방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일상 속에서 운명처럼 촬영 대상을 만난다





<Rebecca> 2015 비디오 스틸





사전조사도 되도록 하지 않는 편이다. 서로를 모르는  다가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를 카메라로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람객이 그들의 시간을 모두 누릴  있는 것은 아니다. 영상 작업인 만큼 필연적으로 편집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허경란은 자신이 재구성한 이야기를 바라보며, 관람객들이 대상을 향한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한다. 타자에 관한 관심이나 염려라는 내적인 감정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에는 타자 자체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이곳에 있는가?  작가가 특정 대상에, 관람객에 던지는 질문이자 동시에 감상자로서 모두에게 던질  있는 근본적인 질문인 셈이다. <해녀>(2013), <>(2015)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곳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담담하게 뒤쫓던 그의 카메라는 신작 <Can't wait>(2016)에서 동물병원 대기실 풍경을 포착한다. 런던에 있는 첼시앤웨스트민스터 병원 대기실에서 상영될  작품은, 동물병원 대기실 의자에 앉은 여러 동물의 모습을 통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어떤 공감과 위로를 전할 것이다.


작가 허경란은 1976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환경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유학길에 올라, 첼시 컬리지 오브 아츠에서 순수예술로 학사과정을 마치고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최근 사이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영국 사우스런던갤러리, 다이슨갤러리, 경기도 CICA 미술관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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