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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43, Aug 2018

TRICKSTERS

2018.6.25 - 2018.7.28 신한갤러리 역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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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이소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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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중간자

 


미술이론가인  피셔(Jean Fisher) 연기자, 범죄자이자 도덕관념의 부재라는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트릭스터(Trickster) 오늘날 예술적 변혁을 위한 일종의 모델로서 기능한다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트릭스터는 요즘의 복잡한 현대미술을 재치있게 풀어낼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렇듯 트릭스터라는 캐릭터는기존의 전형적인 틀을 유머러스하게 깨부수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가상 세계가 갖는 한계를 넘나들기도 하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존재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야기 하는트릭스터의 개념은 안팎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중간자로 설정하고 있다. 전시장의 작품들은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발현된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며 중간자의 역할확장과 변주, 발전시켜 표현한 결과물들이다. 


 작가의 작품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시너지를 내거나 충돌을 일으킨다기보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로 굉장히 친절하고도 명확히 구획되어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화진의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시퍼런 모직을 두르고 있는 형체는 누가 보아도 가슴이지만, 작가는 뇌라고 말하고 있다. 조물주의 전지전능함과 조물조물이라는 의태어를 합성한 조물조물조물주 제목처럼 작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엿보였다.  한가운데 있는 설치작품인 외계물체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까이 가서 보면 이내사람의 형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모직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것은 재봉틀임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작품이 제작자 관련된 이야기임을 눈치   있다. 작가는 재봉틀을 사용할  박다 라는 용어에서 짝짓기를 연상하는 은유적 의미를 떠올린다. 나아가 그는 탄생 의미를 갖는 재봉틀을 본인의 자화상이라 말한다. 이렇듯 오화진은 작품을 창작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세상의 전지전능한 신이 되어  하나의 세상을 디자인 하는 것이다. 


서현욱은 우리가 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바라보아도 알기 힘든 주변의 시스템적 결함에 대한 관심을 작업으로 옮긴다. 그리고 자신을 사기꾼이라 지칭한다. 사기꾼은 거짓사실을 진실이라 말할 수도 있고, 당연한 사실을 훼손하여 그럴 듯하게 포장해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작가는 생각한다. 서현욱은 스스로 가상의 영토를 설정하여, 상상의 세계와 현실 세계와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관람객들은 작가가 어떤 것을 제시하고 있는지조차 구별해내기 쉽지않다. 방으로 들어서면 마치 다른 행성에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의 상상력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은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한 종말이 정말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오세린의 방을 들어서며 들리는 영상작업의 대화가 흥미로워 기억에 남는다. “예술은 모방입니다. 제가 만드는 것도 진짜를 따라  모방입니다. 그런 예술은 저도 합니다. 


예술은 명예를 남기지만 돈은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방을 하면 돈이 남습니다.” 라고 언급하는 부분에서 실제와 복제 사이의 문제, 작품과 상품의 문제에 의문을 품고 현장에 직접 뛰어든다. 원본과 복제 사이에 놓인 모호한 공예품을 직접 제작한 , 그것을 베트남의 공장으로 가서 자본주의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예술 작품과 상업 물건 경계에 놓인 결과물들을 함께 선보였다. 그래서인지 오세린의 방은 잠시 액세서리 판매점과 같은 착각을 주기도 한다. 전시장을 나오며 머릿속을 맴돌았던 점은 전시장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는 못한  같다는 것이다. 구획을 나누어 보여주는 것보다  작가의 작품을 섞어 이들 간의 충돌을 일으키는 자유분방한 트릭스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전시가 더욱 역동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작가 개별적으로는 영상, 설치, 공예품  다양한 장르를 보여준 것과 작품을 통해 그들이 제시한 가설, 가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트릭스터들을 엿볼  있어 흥미로웠다. 작가들이  아이디어와 작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전시였다.                



*서현욱 <Suicide machine> 2018 , 컬러 MDF, 전자기기 503×213×1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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