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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73, Feb 2021

미야지마 타츠오
Connect with Everything

2020.11.26 – 2021.1.8 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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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진 신자유 프로덕션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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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 사이의 파열: 미야지마 타츠오의 ‘오래된 미래’



1980년대 후반부터 오늘날까지 디지털 발광 다이오드 기술을 사용하여 작업 활동을 수행해온 미야지마 타츠오의 개인전이 열렸다. 1988년도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미야지마는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산타바바라 미술관(Santa Barbara Museum of Art)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데뷔 이후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 상업공간을 넘나들며 광범위한 기획전 및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미술계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 미야지마는 밀레니엄(millennium)이라는 새로운 세기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Y2K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세기말적 불안감이 동시에 공존했던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의 대표 작가로 지목되며 각광을 받았다. <Mega Death>라는 제목을 가진 그의 작품은 아우슈비츠부터 히로시마까지 20세기에 자행되었던 전쟁과 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를 시시각각 보여주는 2,400개의 푸른 LED 설치작품이다. 


사실 여기에 사용된 푸른색의 LED 기술은 단순히 작품의 색채에 그치지 않는다.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LED는 적색과 녹색으로만 구현 가능했던 시기였다. 이후 1994년 개발된 청색의 LED를 상업적으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한 슈지 나카무라가 그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푸른 LED의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파급력이 컸으며, 동시대 일본에서 활동하던 미야지마의 작품 세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Painting of Change - 002> 2020 

캔버스에 유채, 다이스 180×128×3cm 가변 크기 

© the artist and Gallery Baton 

Photo: Tatsuo Miyajima Studio





1987년부터 LED 기술을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해왔지만 원래 회화를 전공했던 그에게 당시 선택의 폭이 크지 않았던 LED 조명의 색상은 한계이자 극복의 대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적색과 녹색, 그리고 새롭게 개발된 청색까지 더해져 완성된 백색은 미야지마로 하여금 그의 예술에 새로운 차원을 열어둠과 동시에 그의 세계관을 증폭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색과 마찬가지로 미야지마의 작품에 등장하는 연속적이며 반복적으로 점멸하는 숫자 또한 문화 전반에 걸쳐 접근 가능한 국제적 언어이자 작가가 지향하는 동양의 사상과 연관되어 있다. 대체로 8의 윤곽선에서 계속 변화하는 1부터 9까지의 숫자는 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여정을 나타내며 실제로 그 숫자들이 향하는 최종 종착지인 0은 작품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에게 0이란 숫자는 출발지이자 도착지이며, 반복되는 삶과 죽음의 경계이고 공허함의 상징이자 동시에 가득참의 상징이기도 하다. 


작가에 따르면 초기작업에 나타난 색과 숫자, 그리고 속도 등 모든 비전은 자신에 의해 컨트롤 되어왔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는 참여자들로 하여금 작품의 주요 요소들을 결정하게 만드는 소위 참여형 예술의 방식을 통해 작가에게 매체적으로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재현의 방식을 극복하고 작품의 개별성을 획득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새롭게 선보인 ‘unstable time’과 ‘Hiten’ 시리즈 역시 “계속 변화하고, 모든 것은 연결되고, 이는 영원히 계속된다 (keep changing, it connects with everything, it continues forever)”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초월적 세계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비극적인 재난에 관심을 기울이며 예술이 내면에 있다는 ‘Art in You’ 개념을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비판과 반성 그리고 포용의 카르마를 수행하고 있다. 보편적이고 오래된 기술에 의해 점멸하는 미야지마의 작품 속 숫자들은 비록 과거에서 온 산물이라 할지라도 그의 예술은 온전히 미래를 향해있기를 바라본다.



*미야지마 타츠오 개인전 <모든 것은 연결된다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갤러리바톤 사진전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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