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세 작가가 하나의 프로젝트로 모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운영된 아트 플랫폼 ‘일주아트하우스’ 아카이브에서 출발해, 2006년 이후 잠시 중단되었던 미디어아트 작가 지원의 맥을 잇는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일주아트하우스에서 개인전을 치렀던 박화영, 심철웅, 유비호 세 작가가 초청된 것이다. 전시는 박화영의 <비너스 밴딧, 씨어터 옵스쿠라(Venus Bandit, Theatre Obscura)>, 심철웅의 <없는, 그들(Void, Them)>, 그리고 유비호의 <찰라찰라(in between 0.013 seconds)>라는 이름의 개인전으로 구성된다. 박화영의 개인전은 그의 65분 장편영화 <아미마모 미마모, 비너스 밴딧(Amimamo Mimamo, Venus Bandit)>과 구성을 맞춘다. 전시장은 영화 속 퍼포먼스 현장을 다섯 가지 색채의 공간으로 재구성하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오브제, 사진 및 일부 영상으로 채워진다. 한편, 전시 기간 동안 본 영화는 예술영화관, 씨네큐브에서도 상영된다.
박화영 <스테이지 C STAGE> 2019
4K 비디오&스테레오 오디오 7분 52초 루프
심철웅은 ‘귀환’에 관한 테마를 중심으로 1945년 해방 이후 미군정 시기 사회상을 조명한다. 특히 소련이 북위 38선 이북을 점령한 이후 남조선으로 내려온 전재민을 주제로 하는 영상 작품과 오브제 등 다양한 형태의 신작을 선보인다. 유비호는 시간의 틈새를 짚으며 아주 짧은 찰나에 담긴 영원성을 고찰한다. 이러한 사유는 <말없이>, <예언가의 말>, <상호침투>, <풍경이 된 사람> 등이 모니터와 스크린 벽에 투사된 작품에 드러난다. 관람객은 디지털 미디어의 빠른 흐름 안에서 순간을 포획하려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 ‘미디어아트’라는 단위로 묶인 3인의 개인전은 서로 다른 작업의 주제가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매개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세 가지 미디어 언어가 궁금하다면 전시를 찾아보자. 12월 29일까지.
· 문의 세화미술관 02-2002-7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