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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53, Jun 2019

강국진_매체, 추상, 실험: 트랜스미디올로지 하기

2019.4.5 - 2019.5.15 수림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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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환 아마도예술공간 책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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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잠재태를 바라보기



강국진은 1965 <논꼴창립전> 1967 <한국청년작가연립전>을 통해 안티-캔버스, 설치, 오브제, 미디어아트 등의 새로운 매체형식으로 기존 기성세대와는 다른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다는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인물이다. 제도화, 권력화, 양식화된 당시 미술계의 경향을 극복하려는 젊은 세대의 중심에 있던 작가인 것이다. 전시는 1960년대부터 작가가 작고하기 전의 회화와 판화 작업을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초기의 퍼포먼스, 해프닝, 설치, 미디어 작업은 영상 이미지 설치로 보여주고 그 외에 사진, 포스터 등 작가와 관련된 자료를 위한 아카이브 섹션이 마련됐다.


회화 작품은’(1973-1975), ‘’(1974-1978), ‘가락’(1976-1987), ‘역사의 빛’(1989-1992) 4개의 섹션으로 나뉘었다. 당시 한국미술에서 전개된 모노크롬의 추세와 간접적인 연계를 유추할 수 있는연작, 그리는 행위의 시작은 선에서 시작된다는 회화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속성의 탐색으로 섬세하게 흐르는 선조(線條)를 무심하게 그려나간연작, 특정한 형상 위에 무상행위(無償行爲)의 선 긋기를 통해 평면 회화로 귀결시키고 이중 레이어를 은은히 드러내는가락연작을 지나역사의 빛에 이르러 작가가 가지고 있는 구성적인 요소가 다시 화면에 들어오게 된다. 우리의 문화적 전통양식에서 찾을 수 있는 도상과 추상적이며 표현성이 강조된 선묘를 이분화된 화면에 공존시키면서 그 숨어있던 레이어가 동위에 있게 된다.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가락으로, 가락에서 역사의 빛으로 이어지는 걸음은 언뜻 단순히 연대기별로 나열된 것으로 보이나 작가의 무수한 실험을 통한 방법론적 변화와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으리라.





<(Dot)> 1975 캔버스에 혼합매체 90.5×73cm 





회화 작품과 동등한 위상으로 전시되어있는 판화 작품들은 과거에 작가가 퍼포먼스, 설치 미술 등에서 추구해 왔던 실험이 판화매체에 어떻게 수용되어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에칭, 실크스크린, 메조틴트, 드라이포인트 등의 기법실험과 나무, 동과 같은 일반적인 판화 미디엄부터 알루미늄 포일, 리넨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소재실험, 판화 위에 회화를 덧입힌 컨버전스 작업 등에서무엇을 표현하느냐보다어떻게표현할 것인가 하는 방법의 문제에 꾸준히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한국 최초의 테크놀로지 작품으로 불리는 <시각I, II>는 프로젝션으로, 오브제 작품인 <형의 상관>은 브라운관을 통해 설치된 영상 이미지로 만나볼 수 있었다. 작가가 참여하고 디자인했던 전시 포스터, 초대장 등 한국 현대미술사의 주요한 사료들과 강국진을 기억하는 이들과의 인터뷰 영상들로 전시는 마무리된다.  


이미 양식화된 앵포르멜, 추상표현주의의 경향이 주류를 이루던 1960년대 중반, 새로운 표현 방법을 찾으려는 세대들에 의해 새로운 현대미술의 양식이 뿌리를 내렸다. 그 중심에 있던 강국진이기에 그를 이 디지털시대에 재조명함에 있어최초의 행위예술가’, 혹은한국의 실험 미술의 문맥에 방점을 찍고 바라보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히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도 본 전시는 그의 초기작업인 퍼포먼스, 설치 미술 등 다른 장르의 작업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고 영상 이미지의 설치와 사진, 포스터 등과 함께 아카이브의 영역에서 논하는 것으로 과감히 배제했으며, 회화와 판화 작업을 위주로 구성함으로써 오히려 작가가 생전에 실험했던 다양한 매체성에 주목할 수 있었다. 그의 작품은 한 조각씩 퍼즐을 완성해 나가듯 여러 매체를 통해 표현되지만 서로 긴밀히 연관된다. 이러한 형식은 작가가 표현하는 내용의 폭과 깊이를 확장한다. 요컨대, 강국진은 하나의 매체에 담아낼 수 없는 추상적이고 통합적인 의미를 각기 다른 장르에 담아낸다. 한국 미술사에서 이러한 작가의 위상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작가와 그의 작업이 현실태(現實態) 그 이상의 것으로 우리와 같은 시간 속에 함께 흐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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