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작가 중 세계 최고가로 작품이 낙찰된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작품 총 133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호크니는 1960년대 초 영국왕립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해 30여 년 간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 다수의 풍경화와 대표작 수영장 시리즈 등 회화 작품으로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으며 사진, 판화, 무대미술, 잡지 디자인,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동해왔다. 다양한 관심사를 개진하며 타성에 젖지 않은 작가적 태도와 관심은 최신 장비에 대한 흥미로 이어졌다. 1980년대에는 폴라로이드 필름과 팩스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최근에는 아이패드 드로잉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작업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클라크 부부와 퍼시> 1970-1971
캔버스에 아크릴릭 84×120"(213.4×304.8cm)
ⓒ David Hockney Collection Tate, U.K. ⓒ Tate, London 2019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야외에서 그린 회화>다. 이 작품은 50개의 캔버스를 조합해 가로 12m, 세로 4.5미터에 달하는 가장 큰 규모로 호크니의 세계가 오롯이 담겨있다. 한편, 호크니가 미국에서 활발하게 작품을 제작한 1960년대는 추상표현주의가 성행하던 시기다. 그는 당대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영국의 팝 아티스트’라는 칭호를 얻는다. 그러나 이 칭호는 작가의 다양한 층위의 작업 세계를 포괄하기엔 다소 협소한 타이틀처럼 느껴진다. 당시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하게 그리는 행위에 집중한 작가의 태도를 ‘영국의 팝 아티스트’라는 이름으로 수렴시킬 수 있는지 전시를 통해 확인해보자. 전시는 8월 4일까지 열린다.
· 문의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833-8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