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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50, Mar 2019

새로이 등장한 공공미술

Recently Presented Public Art

도시 풍경은 다양한 요소로 완성된다. 각기 다른 형태의 건축물, 갖가지 개성을 뽐내는 광고판과 사인, 오가는 사람 등…. 하지만 도시 풍경을 완성하는 데 공공미술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도시, 그중에서도 방문객이 많이 찾는 미국이나 유럽의 대도시엔 관광명소만큼이나 이름을 떨치는 공공미술 작품이 많다. 이러한 작품은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해 이미 도시 풍경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유난히 굵직한 아티스트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선보였거나 공개를 앞두며 기대감을 모았다. 그동안 도시의 이미지를 완성하고 명성을 떨친 걸작들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새로운 공공미술 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퍼블릭아트」와 함께 앉은자리에서 최근 생겨난 공공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 기획 정일주 편집장 ● 글 백아영 미술사

Contemporary graffiti on High Line in Manhattan, New York,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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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영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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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심부에 있는 명소 록펠러 센터 앞엔 몇 가지 유명한 아이콘이 있다. 영화 <나 홀로 집에>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 해마다 겨울이면 설치되는 아이스링크, 황금빛 조각상 등에 새로운 설치미술이 가세했다. 지난해 5월, 록펠러 센터에 설치된 거대한 날개가 맨해튼 중심을 오가는 많은 사람의 발길을 붙잡았다. 독수리의 두 날개는 1980년대 독일 아트 신을 이끈 신표현주의 예술가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첫 장소 특정적 공공미술 작품 <Uraeus>의 일부다.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 퍼블릭 아트 펀드(Public Art Fund), 부동산 기업 티쉬먼 스페이어(Tishman Speyer)가 힘을 모아 탄생시킨 이 작품은 뉴욕의 쇼핑거리 5번가에서 록펠러 센터의 채널 가든으로 향하는 입구에 설치됐다. 키퍼의 단골 재료인 납으로 만든 양 날개 사이엔 커다란 책이 펼친 상태로 조각됐고, 날개 조각과 땅을 이어주는 단단한 기둥은 스테인리스 강철을 감아 만든 뱀이 휘감았다. 문학의 강렬하면서도 위험한 면모를 들춰낸 이 작품은 아쉽게도 지난해 7월까지만 선보였지만, 3개월 동안 강렬한 이미지로 록펠러 센터를 지나친 방문객에게 각인됐다.





토니 아워슬러(Tony Oursler) <Tear of the Cloud> 2018 Multi-channel installation Installation view of Riverside Park South, 

New York(10-31 October, 2018) Courtesy of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Photo: Nicholas Knight

 




그보다 한 발 앞선 3월부터 10월까지는 영국 출신 나이지리아 아티스트로 영국 현대미술을 이끈 인물 중 하나인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가 그의 바람 조각 시리즈 중 하나인 <Wind Sculpture (SG) I>을 선보이며 도시를 알록달록한 컬러로 물들였다. 퍼블릭 아트 펀드의 디렉터이자 선임 큐레이터인 니콜라 바우메(Nicholas Baume)가 기획한 프로젝트로, 센트럴파크 근처 도리스 C. 프리드먼 플라자(Doris C. Freedman Plaza)에 설치됐다. 23피트 높이의 유리 섬유 조각은 기존 시리즈보다 더욱 깊고 역동적인 형태로 꺾였다


쇼니바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바람의 존재를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천 조각의 동적인 움직임으로 승화했다. 서아프리카 라고스의 해변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직물과 비슷한 청록색, 적색, 오렌지 컬러와 완성돼 도시 풍경을 새롭게 장식했다. 한편 뉴욕 맨해튼의 오래된 고가 철로를 개조한 철길 공원이자 도시민에게 쉼을 주는 휴식공간이나 관광객을 모으는 랜드마크 하이 라인(High Line)도 놓치지 말 것. 잘 가꾼 산책로와 정원도 볼만하지만 다양한 아티스트의 공공미술을 소개하며 공공 공간에서 현대미술의 역할을 확장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명망 높은 갤러리가 밀집한 소호와 많은 관광 스폿인 첼시마켓 사이에 있는 기다란 공중 공원은 세계에 이름을 떨친 아티스트와 유망한 예술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두루 커미션하고 있는데, 그동안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나리 워드(Nari Ward),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아드리안 빌라 로하스(Adrián Villar Rojas)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많은 인파의 뇌리에 각인됐다. 오는 4월부터 9월까지는 시카고 출신 예술가 시모네 레이(Simone Leigh) <Brick House>가 설치될 예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The High Line App’을 통해 자세한 정보가 공개된다.





Exhibition view of <Yayoi Kusama: Life is the Heart of a Rainbow>

(May 12-September 9, 2018) at the Museum Macan, Jakarta, Indonesia 





지난 2 20일 갓 오픈해 오는 9월까지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선보이고 있는 <Bridge Over Tree>는 이란 출신 공공미술가 시아 아마야니(Siah Armajani)의 손에서 탄생했다. 1996년 애틀랜타 하계 올림픽의 성화를 디자인하기도 한 아마야니가 1970년에 미니애폴리스 워커아트센터(Walker Art Center)에 임시로 선보였던 작품을 재현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급진적인 시도였던 아마자니표 다리의 기본 구조인 판자 지붕으로 덮인 목재 트러스나 데킹은 초기 미국식 교량 설계를, 교량의 각진 형태는 맨해튼 스카이라인의 상징적인 계단식 지붕을 연상시킨다. 이 작품을 통해 관람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다리를 경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일본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는 보스턴 근교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7월부터 야요이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거울 방 작품 <Where the Lights in My Heart Go>가 데코르도바 조각공원과 뮤지엄(deCordova Sculpture Park and Museum) 야외에 설치됐다. 10미터의 광택 스테인리스 스틸 챔버로 이뤄진 작품의 내부는 거울로 뒤덮였고, 벽과 천장은 자연 채광이 어두운 방을 통과할 수 있게끔 연출돼, 내부에 발을 들인 관람객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무한대로 확장되는 우주의 환영을 제공한 작품은 지난해 10월 까지만 선보였지만, 데코르도바 조각공원과 뮤지엄 웹사이트(www.decordova.org)에 자세한 정보가 남아있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Fjordenhus (fjord house)> 

2009-2018 Vejle, Denmark Photo: Anders Sune Berg





유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설치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고국인 덴마크에 거대한 성을 세웠다. 항구도시 바일레의 피요르드(침수된 빙식곡, Fjord)에 설치된 <Fjordenhus(fjord house)>는 덴마크의 투자회사 커크 캐피털(KIRK KAPITAL)의 본사 건물을 짓는 커미션으로 완성됐다. 엘리아슨이 건축 디자인을 담당할 뿐 아니라 건물 내부의 가구와 조명까지 손을 댔다. 피요르드의 자연적 형태에서 따온 건축물은 약 100만 개에 달하는 벽돌로 이뤄져 있는데, 커크 캐피털이 레고 창업주의 자손이 만든 회사이니 만큼 레고 블록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됐다


지역민들은 엘리아슨의 작품이 지역을 대표하는 회사의 건물이자 도시의 상징으로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런던의 세인트 제임스(St James) 지역에 재개장한 스미스슨 플라자(Smithson Plaza)는 대대적 리오픈을 기념하고자 캐리비안계 영국인 작가 자크 오베(Zak Ové)를 선정했다과거 에두아르도 파올로지(Eduardo Paolozzi)를 포함한 유명 예술가의 공공미술 작품을 선보인 스미스슨 플라자에 오베의 대표작인 마스크가 놓인 것. 조각, 필름, 사진 등 여러 매체를 다루는 오베는 여러 빈티지 모리스 보닛과 폐기된 자동차 부품으로 구성된 거대한 토템풍 마스크 조각 <Autonomous Morris>를 선보였다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동시에 복고적인 이미지로 완성된 마스크는 그동안 오베가 만든 마스크 중 가장 큰 크기인 10피트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전시하고 있으며, 작품 정보는 스미스슨 플라자 웹사이트(www.smithson-plaza.com)와 비고 갤러리 웹사이트(www.vigogallery.com)에서 열람하면 된다.





<Tauba Auerbach: Flow Separation> 2018 

Commissioned by Public Art Fund and 14-18 NOW and presented 

on Fireboat J. Harvey in New York Harbor (July 1, 2018-May 12, 2019) 

Courtesy Paula Cooper Gallery Image by Nicholas Knight Courtesy Public Art Fund 

 



런던 켄싱턴 가든에서 소개한 한국인 예술가 이우환의 작품 <Relatum - Stage>도 놓칠 수 없다. 2010년부터 마이클 크레이그-마틴(Michael Craig-Martin), 알렉스 카츠(Alex Katz),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등 빅 네임이 장식했던 서펜타인 갤러리 앞에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이우환의 작품이 놓였다. 작가가 1960년대부터 몰두한 시리즈이자 베르사유 궁전, 나오시마섬 등에도 설치한 ‘Relatum’ 시리즈 중 하나다. 거울로 된 강철판 두 개와 다른 크기의 돌 두 개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자연과 물질을 하나로 연결하고자 시도했으며, 거울이 켄싱턴 가든의 주변 환경을 반사해 시간에 따라 다양한 광경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이 야외에 선보이거나 등장을 예고했다. 토니 아우슬러(Tony Oursler)가 지난해 10월 약 2주간 <Tear of The Cloud>를 소개하며 호응을 얻었고, 미술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작가로 한국에선 지드래곤이 구매하며 이름을 알린 작가 토바 아우어바흐(Tauba Auerbach)의 선박 <Flow Separation>가 오는 5월까지 허드슨 강 곳곳을 돌아다닌다3 6일엔 네덜란드 아티스트 마크 맨더스(Mark Manders)의 대규모 조각 <Tilted Head>가 잉카 쇼니바레의 바톤을 이어받아 도리스 C. 프리드먼 플라자에 설치되며, 쿠바 추상미술의 대가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가 오는 7월부터 선보일 <Estructuras Monumentales>도 기대해도 좋다. 


관람자와 가장 가까운 예술 형태인 공공미술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 전시돼 도시와 장소에 대한 애착이나 친근감을 심어준다. 공공미술의 존재는 도시의 인상을 변화시키고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다양한 작품이 도시에 새로움을 선사한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이 탄생해 도시 풍경이나 대중과 조화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쓴이 백아영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Sotheby's Institute of Art)에서 현대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현재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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