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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7, Apr 2017

예술적 생존법 연구

2017.1.15 – 2017.3.31 대안공간 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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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린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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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위치 다시 보기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사회에서 문화예술이라는 분야에 종사한다는 것은 기이한 모순을 항상 품고 사는 것과 같다. 먹고 사는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시대에서 그래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있는 같은 사치스러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상이 약간(혹은 많이) 궁상맞고 어두운 안개 속을 더듬어 가는 것과 다르지 않은 현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불황과 동시에 확대되어 가는 빈부 격차의 그늘은 국가나 자본주의의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양산한다. 흐르는 부는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커다란 격차를 벌려놓았다. 예술이 비록 태생에서부터 자본과 가까이 있었다 할지라도 예술은 또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며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드러나지 않았던 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였다


<예술적 생존법 연구> 후자의 방식에 가깝다. 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에 있어서 감상이나 지적 유희의 대상이기보다는일상 순간에 기대어서일상 기여하는 어떤 것으로 만든다. 따라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작품을 진행하는 방식 또한 그리 거창하지 않다. 소소하고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생산된 결과물보다 그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워크숍의 일환으로 이보람은 <상상하는 , 이야기하는 >에서 무의미한 몸짓의 행위를 통해 역설적으로 능동적인 삶을 강조했다. 전민혁은 이름을 반복적으로 쓰는 행동으로 자신을 발견하고 그만큼의 시간을 연결한다. 신제현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지속해오고 있는 <아린 프로젝트(Arin-Architectural Instrument-Project)> 일환으로 버려진 건축자재와 가구를 활용해 악기를 만드는 워크숍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된 악기들은 수거된 지역의 소리를 만들고 이를 연주하고 즐기는 태도를 통해 삶을 보다 즐겁게 만드는 기여한다. 이원호는 노숙자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집이자 일상의 공간인 종이 상자를 구매하고 계약서를 쓰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는다. 유영봉(서울괴담) 실제 사이비 종교에 빠져있는 자신의 조카와 함께 여행을 하며 종교와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보여준다. 관람자는 이러한 작품들을 따라가면서 마치 누군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일기를 보는 것과 같은 감상을 받는다. 그러나 사적 경험에서 출발한 작가들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공적인 영역으로 옮겨지며일상 녹아든 시대의 단면을 조망시킨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기댄 작가들의 활동이 어딘가 기이하고 낯설게 느껴진다면 사실은 일상이 마치 만들어낸 환상처럼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와 같은 어떤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일상에 대해 동시대의 많은 작가들은 이야기한다. 우리의 일상을 보다 나은 어떤 것으로 만드는 행위를 예술적 행위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사회적 활동으로 봐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슬럼가의 주민들에게 경제적 혜택과 정치적 관심을 고양시킨 코토랩(Koto-Lab)-토모히코 오카베(Tomohiko Okabe) 진행한- 활동 속에서 다시 한번 상기된다. 사회적 활동과 예술 사이에서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15 디자인적 실천으로터너프라이즈(Turner Prize)’ 수상한 어셈블(Assemble) 지켜보면서 무한히 확장된 현대예술의 잡식성이 절정을 맞이함과 동시에 쇠락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검고 하얀 사람들의 이름이 떠돌고 광장에서 예술보다 극적인 순간을 마주한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격변이 아닌 시간을 꼽기가 어렵지만, 어느 때보다 압도적인 스펙터클의 현실을 가로지르는 지금 우리는 예술에서 무엇을 기대할 있는가 반문하지 않을 없다. 예술이 너무 흔해져 예술이 사라져 버린 시대. 안에서 <예술적 생존법 연구> 예술가가 아닌 -예술가의 , 그리고 그들의 일상에서 예술이 위치해야 하는 곳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전민혁 <이름을 쓰는 인물의 초상> 2016-2017 사진 가변크기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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