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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6, Mar 2017

Big Match: The Hero

2016.12.22 – 2017.2.26 부산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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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선 시각예술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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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불끈 쥐고, 젊은 영웅의 BIG MATCH

 


나에겐 여섯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어린 시절 남동생을 데리고 어머니의 준엄한 지시에 꼼짝없이 <로보트 태권브이> 관람하러 적이 있었다. 정의로운 태권브이가 악당들을 물리치는 맹활약을 하는 장면에 관람하는 아이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비장하고도 신기한 장면을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지난해 12 22일부터 2 26일까지 전시되고 있는 <빅매치>전을 관람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흥미롭다. 평상시보다 활발하고 쾌활하게 한발을 치켜든다거나 주먹을 불끈 쥐는 시늉을 하며 즐겁게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있다


관람객들도 옛날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태권브이가 아니라 해도 어린 시절 한두 빠졌을 나만의 우상이고 영웅이었던 어느 캐릭터를 연상하며 미술관을 흥미롭게 둘러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빅매치>전은 2015 부산시립미술관에 전시되었던 <ANDY WARHOL LIVE>전에 쏠린 대중의 폭발적 관심과 미국의 문화전략의 파급력을 부산지역의 신예작가 프로모션의 에너지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미술관의 흥미로운 시도로서 이후 개최될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대형전시에 부산의 젊은 작가를 매칭하여 부산미술의 경쟁력을 높여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빅매치>전에 초대된 조각가 손현욱은 포스트모던아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앤디 워홀(Andy Warhol) <Brillo Box> 패러디한 ‘Briilo Box’ 오줌을 싸고 있는 강아지 작품을 출품하여 미술관의 포토존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2회를 맞은 이번 전시에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영웅 The hero’라는 테마로 로봇 영웅 연작을 제작해온 송현철이 선정되었다. 그는 우리가 아는 막강한 로봇의 형상이 아닌 일상생활 오브제들로 조합해 로봇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선택한 오브제는 인간의 편리성을 확장하는 형태로 발전해온 실용적인 제품들로서, 우리 실생활 속에서 대체할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가까이할 없었던 로봇 영웅을 주변에서 쉽게 있는 일상적인 사물의 조합으로 표현하여, 영웅은 특별한 존재가 아닌 우리 주위의 누군가가 수도 있고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절대적 위치의 존재를 우리 옆에 있는 존재로 바꾸고자 것이다작가는 같은 기간 2층에서 전시되는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의 이중섭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있다. 미술관 로비 입구에서 2 전시장을 향하여 손을 뻗은 거대 로봇 영웅상 <The Hero> 어린 시절 무한한 능력을 꿈꾸던 작가 자신의 표상인데, 궁핍한 시대 위대한 예술혼을 살랐던 이중섭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The Hero: > 이중섭의 대표작인 대한 오마주 작업으로, 송현철의 거대 로봇 영웅과 같이 일상용품인 캔을 변형하여 제작되었다. 이중섭의 회화에서만 느낄 있는 거침없는 필치와 한국적 정서가 짙게 드리워진 색이 특징이라면, 송현철의 아트 형식의 매끄러움과 대중적 색이 특징이다. 이중섭의 해방과 전쟁이라는 대서사시에서 겪은 민초들의 위대한 힘을 은유화한 것이라면 송현철도 미미한 오브제들의 결합을 통한 위대함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오마주를 떠나 의미론적 오마주로 있을 것이다


작은 힘이 모이면 흐름이 되며 역사를 전복한다. 작은 힘들은 대중이라는 대명제 아래 위대한 영웅이 된다. 한국을 지탱하는 힘의 근원을 상징하는 소가 그러하며, 초고도의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시대에서 작은 어떤 (things) 또한 어느 순간 위대함을 가지게 된다. 위대함과 영웅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역의 예술이 성장하고 밝은 미래를 기대한다면 젊은 작가들에게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키워나가고자 하는 부산시립미술관의 모처럼의 기획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빅매치>전이 보다 많은 부산의 젊은 작가들에게 창조적 상상력을 자극하여 거시적이고 지속적인 글로벌한 플랫폼이 있기를 기대한다.                    

 

 

*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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