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묘가족 奇妙家族: 가장의 부재 2017.07

기묘가족 奇妙家族: 가장의 부재




알렉스 베르헤스트(Alex Verhaest) 2013 애니메이션 루프 



 
한국과 벨기에, 서로 다른 두 문화권의 작가가 가족이라는 주제로 만났다. 각각 회화와 미디어를 사용하는 조문기와 알렉스 베르헤스트(Alex Verhaest)는 인간 갈등의 근원으로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현대인의 불안이 가족과 사회 시스템의 모순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가장 친밀한 관계인 가족 안에 만연한 언어적 비언어적 폭력과 소통의 불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이어나간다. 둘의 공통점은 또 있다. 옛 그림의 상징을 차용하면서도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점이다. 조문기는 인간관계가 갖는 모호한 본성에 주목하고 재치 있게 가부장적 태도를 비판한다. 미술과 음악을 넘나들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는 그는 이번엔 기성 가족주의의 모순에 시선을 던지는 작품을 내놓는다. 아수라장이 된 장례식장의 모습은 가깝고 친밀한 가족 관계에서의 갈등과 애증의 심리를 드러낸다. 가족 간의 무조건적 사랑은 강제된 이데올로기일 뿐이라고 그는 피력한다. 
한편, 알렉스 베르헤스트는 사진과 회화의 시각적 특징을 빌린 멀티미디어 작업을 한다. 특유의 명상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로 언어와 이야기를 분석한다. 의사소통의 불가능에 대해 질문하고 인간과 기계의 공생 관계에 대한 사색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이번에 선보이는 <저녁식사>는 관객이 화면 속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면, 극 중의 인물이 전화를 받으며 내러티브가 시작되는 인터랙티브 영상 작업이다. 이 작품은 2015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서 ‘골든 니카상(Golden Nica)’을 받은 ‘정지된 시간(Temps Mort/Idle Times)’ 시리즈 중 하나다. 그는 가장(家長)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사건 이후 인물 내면의 감정적인 동요를 섬세하게 포착해 소통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작가의 전시는 6월 1일에 시작해 8월 6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바라캇 서울 02-730-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