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MARCH Vol.162 세실리아 비쿠냐 Cecilia Vicuña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
1969 Oil on canvas 36×28×1 inches (91.4×71.1×2.5cm) inscribed lower right
©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Photo: Matthew Herrmann


 

그림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을 보며 누군가 ‘예수’가 떠오른다고 했는데, 이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생태학적 파괴, 페미니즘, 인권 그리고 문화적 불평등을 이야기하는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가 스페인 정복 이후 16세기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강요됐던 가톨릭 종교를 미묘한 파괴적 이미지로 완성하던 시기의 그림이니 말이다. 비쿠냐의 그림에서 종교적 아이콘은 예술가가 기념하고 신성화한 개인, 정치 및 문학적 인물로 대체된 것이다. 애초 깃털, 돌, 플라스틱, 나무, 철사, 조개, 헝겊 등 인간이 만든 유물을 결합한 작은 조각품을 선보였던 그는 부서지기 쉬운 조각들로 인간의 삶을 은유했다. 그리고 작가는 초현실적 화면들로 칠레의 불안과 그에 따른 추방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개인적이며 정치적 스토리를 어필했다.
1948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태어난 비쿠냐는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에 대한 군사 쿠데타 이후 1970년대 초에 추방됐었다. 이런 폭력에 저항하며 칠레 원주민 역사와 문화를 보전하고 존경하는 욕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는 그는 현재 뉴욕과 산티아고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