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Far too Close 2017.03

Far too Close





설치 전경 



 
먼 것과 가까운 것. 반대되는 이 두 개념은 사실 묶여있다는 역설이 증명된다. 이 둘의 만남을 엮은 전시가 열린 것이다. 보는 이의 허를 찔러 고정관념을 깨는 한경우의 개인전으로, 사람 간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커다란 원뿔이 누워 관람객을 맞이한다. 공간을 가득 채운 그 큰 구조물을 한눈에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보다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이것이 단순한 원뿔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그 원뿔은 사람의 얼굴 모형이다. 옆에서 보면 그저 약간 일그러진 원뿔일 뿐인데, 꼭짓점 한가운데 서서 뒷걸음질로 점점 거리를 늘려본다면 그것은 분명 사람 얼굴의 모습이다. 거리를 멀리하면 할수록 그 형상은 더욱 또렷해진다.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에서 보는 것에 따라 시시각각 미묘하게 변하는 사람 간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가까울 때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관계가 멀리서 보면 인식되기도 하는 사람 간의 관계, 가까운 사이일 때 더욱 갈등을 겪는 그 아이러니한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그의 또 다른 작품, <Wrestle Inside>는 건물 내부와 외부의 미디어월에 상영된다. 화면에 찍힌 빨강, 파랑, 노랑의 점들은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레슬링 경기 한 부분을 클로즈업의 클로즈업을 해 망점만 남은 것이다. 그가 레슬링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것은 인간관계의 크고 작은 갈등을 표현하기에 실제 몸을 부대끼며 싸우는 그것이 제격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서 본 원뿔 모양의 <Far too Close>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너무 가까워’ 알기 어렵다. 작품의 실체를 보려면, 내부가 아니라 외부로 나가야 한다. 바깥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먼 거리에서 보게 될 때야 비로소 이것이 ‘레슬링’임을 알게 되는 아이러니를 선보인다. ‘멀다’는 뜻의 ‘far’와 가깝다는 ‘close’, 이 둘을 합친 ‘far too close’. 이는 아이러니하게 ‘너무 가깝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사람일수록 그 관계를 그대로 바라보기에는 ‘너무 가까이’에 있다. 사실 이 관계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채로 늘 우리와 함께 있다. 전시는 2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문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02-542-3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