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블로그] 문성식_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 2019.12

문성식_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


 
인간사, 주변 만물에 대한 서사를 바탕으로 한 문성식의 신작들을 볼 수 있는 기회. 태생적으로 만물을 연민의 태도로 마주한다고 밝힌 그는 과슈, 유화물감, 젯소, 연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드로잉 연작을 통해 대상이 끌어당기는 근원적인 힘에 대해 그린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초기 회화에서 벗어나 드로잉 매체에 새롭게 접근하는데, 이러한 접근법은 전통과 현재, 동양과 서양을 잇는 시도로 신작에 반영된다.
전시 제목 ‘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은 그의 장미 연작 ‘그냥 삶’으로부터 건진 단어다. 이 작품은 ‘자연의 섭리에 대한 명상’으로 동양화(매화)의 구도를 차용하는 동시에 벽화의 질감을 표방하는 현대적 재료를 사용했다. 이때 작가는 장미가 가지는 상징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생명이 태생적으로 가진 추(麤), 그 이면의 미묘함을 다룬다. 더불어 장미를 자연과 문명 사이에서 생존하는 인간과 유비하면서, ‘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의 세 층위로 인간사를 바라본다. 이는 현실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에 대한 ‘원형’으로서 장미를 전시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문성식은 ‘끌림’ 연작과 ‘그저 그런 풍경’ 연작을 통해 한국의 ‘평범성’을 질문하고, 이를 구성하는 생명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15세기 이탈리아 화가인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의 벽화,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작가는 인간의 의지와 그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길 기대하며 검은 바탕에 젯소를 바른 후 날카로운 도구로 이를 긁어 떼어내는 과정을 반복했다. 의도적이거나 우연적인 선이 혼재되고 캔버스에서 탈각된, 그 더러운 잔해들 위에서 아름다움을 말하는 작품은 2019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의 국제갤러리 02-735-8449




<그냥 삶> 2019 캔버스에 혼합재료 309×175cm(세부) ⓒ 문성식, 국제갤러리 사진: 박동석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