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제9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다시, 또다시, 화풍난양을 기다리며
제9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8.14-8.16 벡스코 제1전시장 1·2홀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로 염려와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한 염원과 절실함을 담았다. 참가 갤러리, 관계자들에 뜨거운 동지애를 느끼며, 모두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20년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usan Annual Market of Art, 이하 ‘BAMA’)’ 개막식에서 김종석 위원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의 말처럼 코로나19는 종식은커녕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재창궐하며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다시 차갑게 얼어붙은 문화예술계에 진정한 화풍난양(和風暖陽)은 언제쯤 올 것인가.
부산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2년 시작된 ‘BAMA’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당초 4월 개막 예정이었던 ‘2020 BAMA’는 코로나19 여파로 8월로 연기해 개최했다. 150여 개 갤러리가 작품 4,000여 점을 들고 참가했고, 종료 후 조직위 추산 관람객 5만여 명, 총 판매액 60억 원을 기록했다. 단순히 카운트된 숫자를 넘어 ‘2020 BAMA’는 지쳐있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어울릴 수 있는 장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담긴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QR코드 방문 인증, 이중 열화상 카메라, 이중소독 등 이제는 낯설지 않은 바이러스 시대의 입장 절차를 거치면 바로 오른쪽으로 ‘스포트라이트’ 부스가 기다리고 있다. 한 명의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섹션으로 솔로 부스 총 6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어 차례차례 부스를 돌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곳에 도달하게 된다. 고미술 섹션 ‘바마 마스터즈(BAMA MASTERS)’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바마 마스터즈는 기존 3개 부스에서 올해 6개로 확대했고, 아이보리 톤의 일반 부스와 달리 군청색 부스로 자리하고 있어 깊이감을 더한다. 조상의 얼을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 미술 섹션은 어느덧 ‘BAMA’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걸음을 조금 더 옮기면 특색 있는 기획전을 연이어 만날 수 있다. <AGE 2030 ‘ART:XR: 확장된 현실’>은 매년 선보여온 신진작가 특별전을 좀 더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과학 기술을 접목한 가상현실(VR) 전시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BAMA’는 미술에 대한 다각도적 접근과 관람객의 인식 확장을 꾀한다. 한아세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인도네시아 작가 우고 운토로(Ugo Untoro)의 전시는 같은 해안 국가지만 다른 문화와 전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고, 이외에 부산미술협회와 함께 하는 지역작가 특별전 <BFAA collaboration>, 부산시립 미술관과 협업한 아카이브 특별전 <BMA archive> 등 다양한 관점의 기획전이 관람객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2020 BAMA’가 열리고 종료되었던 그 시점, 우리에게는 이전으로 조금씩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었다. 모두가 조금만 더 조심하면,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다시 학교를 가고, 여행을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전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을 다시금 누릴 수 있으리란 일말의 기대 말이다. 하지만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글을 쓰는 지금, 이전보다 더 처참하고 절망적인 상황이 눈앞에 있다. 매일 증가하는 확진자 수만큼이나 걷잡을 수 없는 극한 이기주의가 퍼져나가고 있고, 내리쬐는 한여름의 태양빛만큼이나 강렬하고 따갑게 서로를 향한 날을 세우고 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말했다. “팬데믹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은 이타주의적 행동이다. 상호의존적 현대 사회에서 다른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본인 자신도 지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큰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고 무사히 마무리하기까지, 많은 이들의 생각과 각고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은 자명한 것이겠으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기심만을 내세우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행동에서 나오는 힘일 것이다. ‘2020 BAMA’를 돌아보며 우리는 상기해야만 한다. 가장 어려운 시대를 가장 현명하게 이겨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다름 아닌 연대와 협력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김미혜 기자   




전시 전경